소매금융부터 기업금융까지 디지털기술 적극 도입하고 미래형 점포 오픈

“20년 전 전문가들은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모든 기업은 AI 기업이 될 것이며 그래야 한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5일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은행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해 은행의 빠른 디지털화를 요구했고, ‘AI뱅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포스트코로나 속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은행의 AI생존법과 CEO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
황윤철 BNK경남은행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BNK경남은행이 AI·빅데이터로 무장하고 비대면 금융시장에서 재도약을 예고했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포용금융을 실천하는 동시에 지역금융의 역할을 넘어 영업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AI 기반 신용평가체계를 구축하고 모바일 뱅킹을 고도화해 플랫폼 경쟁력을 제고 했다. 동시에 디지털 인재양성과 지역의 혁신금융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먼저 비대면 중심으로 재편되는 금융 트렌드에 맞춰 금융플랫폼 모바일뱅킹 앱을 고도화했다. 지난 2016년 처음 출시했던 모바일뱅킹을 ‘BNK경남은행 모바일뱅킹앱’ 으로 개편하면서 거래 속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과정을 줄여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기존에 6개 앱으로 흩어져 있던 모바일뱅킹, 모바일금융, 모바일알람, 비대면실명, 디지털OTP 등을 통합해 하나의 앱에서 모든 은행 업무가 가능한 ‘ONE 앱’ 서비스를 구축했다.

메인화면을 고객중심으로 재편해 메인화면에서 나만의 메뉴로 바로 이동할 수 있고, 자동로그인 및 간편한 로그인 절차를 지원해 손쉬운 이체가 가능하다.

특히, 거래속도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앱 설치부터 로그인까지 한 번에 연결되도록 했다. 최초 앱 설치에서 고객 상태를 확인하면 다음거래부턴 자동 연결된다. 고객이 앱을 설치하고 고민할 새 바로 앱이 작동돼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또 음성인식 기능을 도입해 음성을 통한 메뉴, 상품 검색 등이 가능하며 모바일뱅킹을 통해 지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상담사와 대화하듯 은행 상품을 쉽게 가입할 수 있다. 이용 중 보안매체에 오류가 생겨도 지점 방문 없이 디지털 OTP 즉시발급이 가능하다. 보안카드와 OTP 없이도 1일 최대 5백만 원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뱅킹앱 개편 과정에선 고객의 의견을 적극 청취했다. 앱 화면에서 대표 계좌 색깔 바꾸기, 채팅상담, 타행 계좌번호 복사해 이체하기 등과 같은 서비스는 고객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추가된 편의 기능이다.

◇플랫폼 고도화는 시작일 뿐…경남은행의 디지털뱅크 청사진

경남은행은 모바일뱅킹 고도화를 시작으로 디지털뱅크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창원 명곡에 '디지털브랜치 1호'를 오픈했으며 향후 현재 영업점의 80%를 ‘디지털브랜치’로 구축할 방침이다.

디지털브랜치는 생체인증시스템과 지능형 순번기(Digital Concierge),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gital Signage) 등의 디지털 신(新) 인프라를 적용한 ‘미래형 점포’다. 로봇 행원이 단순 반복 업무를 처리하고, 종이 서류는 전자서식으로 대체된다.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고객이 필요한 금융정보도 적시에 제공된다.

경남은행의 디지털브랜치 1호점에선 통장과 카드 없이 생체 인증만으로 자동화기기(ATM)이용과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 ‘디지털사이니지’를 통해 각종 금융서비스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모바일 방문예약 서비스’로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대기 없이 이용 가능하다.

고령고객을 위한 배려도 돋보였다. 디지털브랜치에선 금융권 최초로 ‘실버 ATM 간편출금 서비스’를 도입해 디지털기기 조직에 어려움을 겪는 65세 이상 노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을 보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ATM에서 통장과 생체인증만으로 기초연금이나 지정된 금액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미래형 점포에 걸맞게 로봇 직원도 등장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시스템(RPA)을 도입해 로봇이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투자 자문·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BNK웰스타로보’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로봇 바리스타를 채 용해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상담서비스에도 AI기반 '상담(VOC)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다양한 고객반응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고객 불만과 요청을 신속하게 처리한다. 음성인식(STT)과 텍스트분석(TA)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보다 효율적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청취할 수 있으며 자동 문장 분석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고객상담을 지원한다.

◇소매금융 넘어 기업금융까지…혁신과 지역금융지원 동시에 

경남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고객 대상의 소매금융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AI기반의 신용평가시스템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광학문자인식) 신용평가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문자를 빛으로 판독하는 솔루션으로, AI 딥러닝 방식이 적용됐다. 직원이 직접 입력해야 했던 종이서류를 AI가 자동 입력해 디지털화한다. 신용평가 재무자료 입수 즉시 딥러닝 기반의 OCR 솔루션인 ‘삼성 넥스파이낸스 AICR’이 종이 서류 이미지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면 신용평가시스템이 자동으로 정합성을 검증한 후 입력해준다.

이를 통해 신용평가 재무자료 입수 후 수일이 소요되던 외부기관 입력 대기시간도 단축됐다. 별도 의뢰절차 없이 당일 중으로 신용평가가 이뤄져 업무의 신속성은 물론 직원만족도도 향상됐다.

RPA 도입을 통해 대부분 서류작업도 전자문서화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4차에 걸쳐 영업점 창구 전자문서 업무를 확대해 대출, 외환, 신탁, 펀드, 수신, 카드 등 업무의 45개 화면과 38개 서식의 전자문서 고도화를 완료했다.

경남은행은 ‘OCR 신용평가 통합관리체계’와 같은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연간 누적 업무시간이 2만1000시간 이상 단축되고 6억원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혁신과 동시에 전자금융사기 예방 시스템도 고도화했다. 지난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AI 기반의 ‘보이스피싱-이상금융거 래 탐지시스템(VoiceFishing-Fraud Detection System, V-FDS)’을 도입해 642건의 이상거래 탐지 및 약 47억 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더불어 경남은행은 디지털혁신으로 사세를 늘려감과 동시에 경남지역과 상생을 위한 금융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경남은행은 소상공인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실시해 지자체와 취약계층에 경영컨설팅과 긴급 생활 안정자금을 지원했다. 이 프로젝트는 창원, 김해, 울산, 진주 등 지역 별로 총 4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지자체장과 경영진이 함께 현장 에서 금융 애로 상담을 통해 1인당 최대 1천만 원 이내의 금융 지원이 이뤄졌다. 작년 한 해 동안만 102억 원을 지원했으며 이러한 포용금융 공로를 인정받아 금융감독원 주관 ‘서민금융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시에 지역은행으로서 지자체와 혁심금융을 위한 뉴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하는 중이다. 경상남도 스마트공장 구축 참여기업 확인서를 받은 중소기업에 대해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창원, 김해, 울산, 진주 등의 지자체와 지역경제 활성화 및 동반성장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 지역상생을 위한 다각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앞으로 지역금융지원을 지속하는 동시에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최우형 경남은행 디지털금융본부 그룹장은 “프로세스 자동화의 원동력으로 삼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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