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환경)’ 중심으로 ESG투자문화 형성 중…코로나19로 투자 필요성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금융시장에 가져온 변화중 하나는 ‘ESG투자문화’ 확산입니다. 

‘ESG’란 비 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중심의 경영방침을 말합니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비재무적인 틀로 따지는 평가입니다. 

1982년 사회책임투자(SRI), 1990년대 지속가능투자(SI)의 최신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SRI는 사회에, SI는 사회와 환경 등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유지에 집중했던 반면 ESG는 이 같은 환경·사회적 투자에 대한 메시지가 확장·강화된 개념입니다.

‘ESG투자’는 사회·환경적 가치가 불러올 경제적 효과에 자본과 시간을 들이는 것입니다. 투자를 통해 사회·환경적 책임을 이끌고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우리는 ‘환경·사회적 가치가 지닌 경제적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ESG투자에 대해 눈높이에서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ESG투자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얘기입니다.[편집자 주]

기업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가장 좋은 기준은 뭘까. 사람들은 흔히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벌었고 그 중에서 투입된 비용을 제하고 남은 순수 이익이 얼마인지를 궁금해한다. 한편에서는 환경 또는 사회에 대한 공헌이나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객관적으로 지표화해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었다. 이를 둘러싸고 금융상품도 개발됐다.  요즘 언론에서 늘 핫이슈인 'ESG' 얘기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SG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ESG투자가 금융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건 코로나19 확산부터다. 기후변화가 전염병을 야기하고, 코로나19 확산에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서민경제가 침체됐으며, 항공과 조선업을 중심으로 기업이 무너지면서 환경·사회·기업문화에 투자하는 ESG투자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1월 국제결제은행은 ‘그린스완 : 기후변화 시대의 중앙은행과 금융안정성’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초래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환경·사회적 문제가 초래할 경제위기론이 제기돼 ESG투자 필요성이 높아졌다.

장지인 한국 CDP한국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4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예기치 못한 시점에 경제에 충격을 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면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과 금융안정위원회FSB, 국제통화기금IMF, 녹색금융 네트워크NGFS 등도 기후변화가 전 세계의 경제위기와 금융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류 경제·금융 관련 국제기구들의 이러한 경고와 대응은, 기후변화가 단순히 환경문제가 아니라 경제와 금융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SG에서 환경분야 투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건 기후오염에 따른 전염병 창궐가능성 때문이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기후변화는 전염병의 숙주 서식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한편, 산불, 홍수, 가뭄 등 대규모 재해를 빈번하게 유발한다”면서 “이로 인해 야생동물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접촉기회가 많아지면서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후변화·환경오염이 초래할 경제위기와 사회문제를 막기 위해 친환경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선 ESG성격의 사회책임투자채권 중 녹색채권 발행규모는 약 2조8300억원 가량이다. 녹색채권을 발행한 기업은 8개로 현재로썬 미미한 수준이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환경오염 외 코로나19 금융지원 등을 위한 사회적채권 발행도 봇물을 이뤘다. 사회적채권은 61조6000억원으로 취약계층 및 코로나19 금융지원 등에 활용된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 5월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한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신한카드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본으로 자영업자 매출증진 등을 지원했다.

지난 9월 신한은행도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한 호주 4억달러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으며, 우리은행도 코로나19 지원을 위한 3000억원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국민은행도 지난 4월과 이달에 코로나19 지원을 위한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이들 ESG채권의 발행금리는 통상 1%대에서 2%대 사이다. 만기는 주로 3년에서 5년으로 발행됐다.  

현재까지 채권발행을 통한 ESG투자는 개인투자자들을 통한 소매금융보단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자산운용사 등 투자자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매금융 시장에서도 ESG펀드가 출시되며 개인투자자들의 ESG투자 접근성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한화자산운용은 재생에너지, 전기차, 수소 등 기후위험완화산업에 투자하는 ‘한화그린히어로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의 경우 한화자산운용이 ‘ESG 산업 계량 모델(ESG Sector Score)’ 및 전담 운용역과 리서치 조직을 활용해 성장 단계에 맞는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관점에서 펀드를 운용한다는 점에서 완성된 ESG펀드 모델에 가깝다.

관련펀드 수익률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KTB ESG1등주펀드 31.05% △한화코리아레전드책임투자펀드 30.93% △브이아이사회책임투자펀드 30.29% △마이다스책임투자펀드29.26%를 기록했다. 

ESG펀드가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은 떨어진다. 다만, 국내에서 ESG투자가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만큼 ESG투자문화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신영증권 박수민 연구원은 “아직까진 ESG 투자에 대한 완벽한 시장이 형성되지는 않았으나, 올해 E(환경,Environment)을 중심으로 ESG 투자는 이제 막 성장의 첫걸음을 내딛었다”면서 “이는 중장기적으로는 ESG전반에 대한 투자 문화 형성을 이끌것이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mylife1440@greenpost.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