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판매 글 또 올라온 ‘당근마켓’... 중고거래 플랫폼의 딜레마
아이 판매 글 또 올라온 ‘당근마켓’... 중고거래 플랫폼의 딜레마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0.10.29 18: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지 품목인 전문의약품 버젓이 거래돼
성희롱 및 성범죄 노출 위험 부담도
중고거래 플랫폼 부작용에 관리 부실 지적
당근마켓에 ‘아이 판매’ 글이 또 올라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관리·감독의 부실을 지적한다. (당근마켓 홈페이지)/그린포스트코리아
당근마켓에 ‘아이 판매’ 글이 또 올라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관리·감독의 부실을 지적한다. (당근마켓 홈페이지)/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지난 27일 당근마켓에 ‘아이 판매’ 글이 또 올라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16일 ‘36주된 아기를 20만원에 팔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공분을 산지 거의 열흘 만이다. 

먼저 올라온 게시글의 경우 20대 미혼모가 올린 글로 논란 이후 아이는 보육시설로, 미혼모는 지원센터에 입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 ‘300만원에 아이 팔아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10대 중학생의 장난인 것으로 밝혀졌다. 

두 번이나 이어진 ‘아이 거래’ 게시글에 이용자들은 불쾌하고 충격적이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관리·감독의 부실을 지적한다. 당근마켓 측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 선제적 방지 강화를 위해 내부적으로 긴급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이상 패턴을 보이거나 정상 범주를 벗어나는 게시글로 분석될 경우 이를 사전 필터링할 수 있는 AI 기술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향후 대안을 밝히면서 “기술이 유례없는 모든 긴급 상황을 대비할 수 없다 하더라도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모니터링 프로세스를 연구할 것”이라고 전달했다. 

당근마켓은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당신의 근처에 있는 중고마켓’의 이름처럼 이용자 거주지 기준 반경 6km 안에서 판매하는 중고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2015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5년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천만 명을 넘어서는 등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소비가 침체하고 중고거래 시장이 역으로 활성화되면서 3월 550만명의 MAU가 6개월새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당근마켓이 다른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과 다른 점은 지역 기반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가까운 거리에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전국구 중고거래에서 일반적인 ‘입금 후 배송’이라는 과정 대신 ‘직접 대면’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제품을 눈 앞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중고거래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기의 비중이 낮은 편이다. 

당근마켓의 매력은 단순히 지역 기반 플랫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용자들은 ‘지역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이 사실상 당근마켓의 강점이라고 바라본다. 실제 당근마켓 이용자 중에는 직접 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새롭게 올라오는 중고품과 댓글을 보는 데서 재미를 느낀다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을 속속 알게 돼 정보와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당근마켓의 카테고리가 ‘소셜 네트워킹’으로 분류돼 있는 것만 봐도 그 정체성을 알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소개 역시 ‘중고 거래부터 동네 정보까지, 이웃들이 함께 하는 지역생활 커뮤니티’로 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이러한 이용자들의 니즈에 발맞춰 9월 초부터 어플리케이션 내에 ‘동네생활’ 메뉴를 만들어 동네 맛집, 카페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이웃을 이어주는 등 동네 사랑방 역할의 정점을 찍고 있다. 

◇ 중고거래 플랫폼 부작용 이어져... 관리 부실 지적도

지역 기반 직거래의 즐거움 이면에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딜레마인 셈이다. 

현재 당근마켓에서는 중고거래 금지 품목을 규정하고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류, 담배 등 청소년 유해 물품과 가품, 이미테이션 등 상표권 및 저작권 침해 물품, 반려동물, 의약품, 의료기기, 마약류 등이 금지 품목에 포함돼 있다. 이밖에 면허나 자격이 없는 자의 불법 유사 의료 행위 모집 글도 제한하고 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금지 품목에 대한 게시글은 모니터링을 통해서 이용자에게 노출되기 전 사전에 대응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거래 금지 항목에 대해 이용자 신고 제도, 내부 모니터링, 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필터링, 키워드 정교화를 통한 필터링 등 빠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대응해 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금지된 품목인 전문의약품이 버젓이 거래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한다. 이는 지난 13일 진행된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내용이기도 하다.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당근마켓을 통해 거래되는 중고 의약품에는 향정신성전문의약품으로 관리되고 있는 식욕억제제도 있다”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고혈압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이 무료나눔 형태로 거래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당근마켓 측은 서비스 운영 초기부터 신고 및 제재 기능을 통해 의약품 거래를 제재해오고 있었으나 최근 서비스가 급성장하고 거래량이 늘면서 기술적, 정책적 제재 노력을 더 강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제공받은 모든 의약품 리스트를 데이터 베이스화해 사전 필터링 기술을 개발해 9월 말부터 적용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자체 모니터링 및 신고를 통해 알아낸 키워드까지 활용해 필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하는 한편 “만약 의약품 거래 게시글을 올릴 경우 사용자에게 판매 거래 금지 품목임을 1:1로 안내하고 반복될 경우 영구 제재하는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대면 거래를 통한 범죄 노출 가능성과 성희롱 및 성범죄 노출에 대한 위험 부담도 지적된다. 실제 지난해 10월 인터넷 중고 사이트를 통해 중고 거래를 하다 물건 상태 확인을 이유로 혼자 사는 여성 집에 20대 남성이 방문해 살인을 저지르는 일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당근마켓에서는 입던 속옷 판매 요청, 밤중 거래 제안 등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당근마켓은 이러한 부적절한 게시글이나 채팅 메시지에 대해 기술적, 정책적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채팅방 내에서 부적절한 메시지가 감지되면 주의 안내 및 경고 메시지가 자동으로 전송되고, 부적절한 게시글이나 메시지 발견 시 즉시 신고하는 ‘신고하기’ 기능을 운영 중에 있다는 것.

신고된 사용자는 신속하게 강제 로그아웃 및 영구 차단 되는 등 이용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이용 중지된 사용자는 같은 전화번호로 재가입이 불가능하고, 다른 번호로 가입을 시도할 경우에도 동일한 사용자임을 판별해 가입 즉시 차단하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당근마켓 측의 설명이다. 

다양한 상황에 대한 나름의 매뉴얼과 여러 방침을 제시했지만 예방책보다는 사후 조치에 가까워 보인다. 반복적으로 논란이 발생하는 가운데 선제적인 예방책 마련과 양측으로 작동하는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key@greenpost.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