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영국 정부가 지난 2016년 발간한 '항균 내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보고서에서는, 인류가 항생제를 계속 남용한다면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가 등장해 3초당 1명꼴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항생제 내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2050년에는 인구 1000만명이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다제내성균)에 의해 목숨을 잃을 것이다."

영국 정부가 지난 2016년 발간한 '항균 내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보고서에서는, 인류가 항생제를 계속 남용한다면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가 등장해 3초당 1명꼴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년 암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820만명 정돈데 그보다도 훨씬 많은 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구의 수명은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크게 늘어났다. 새로운 대안이 생기지 않는 이상 인류가 항생제 사용을 중단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강하고 독한 약으로 내성이 생긴다는 인식이 강한 항생제가 처방되는 이유는 뭘까?

◇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항생제
내성은 사람 몸에 생기는 게 아니다. 항생제의 내성은 병원균에 생긴다. 사람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균에 감염이 되면 항생제가 잘 듣지 않아 치료가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사실 내성은 사람 몸에 생기는 게 아니다. 항생제의 내성은 병원균에 생긴다. 사람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균에 감염이 되면 항생제가 잘 듣지 않아 치료가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내성이 생긴 병원균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주변 환경으로 퍼진다. 기존에 썼던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으면 더 강력한 항생제를 써야 죽고, 병원성 세균이 돌연변이를 계속하다 보면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장기간 복용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 항생제 사용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에 대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길게 먹는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복용 시에는 지침이나 가이드라인 지켜야 한다.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 단순한 감기에 왜 항생제를 처방할까? 

감기
바이러스에 의해 시작된 감기여도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른 균에 감염되기가 쉽다. 실제로 세균 감염에 의한 합병증의 발생률은 높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다. 물론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도 있지만, 환자의 요구나 추적 관찰이 필요할 경우 항생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단순한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 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인데 왜 항생제를 처방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바이러스에 의해 시작된 감기여도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른 균에 감염되기가 쉽다. 실제로 세균 감염에 의한 합병증의 발생률은 높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다. 물론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도 있지만, 환자의 요구나 추적 관찰이 필요할 경우 항생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급성상기도감염(감기)에 대한 국내 항생제 처방률은 2019년 38.3%였다. 2015년 44%에 비해 5.7%p 낮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비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과 비교한 결과, 국내 항생제 처방량은 26.5(DDD)로 OECD 31개국 평균 18.3(DDD)보다 크게 높았다. 국민 1000명중 매일 26.5명이 항생제를 복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항생제가 불필요하게 처방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습관과도 맞닿아 있다. 

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받았지만 증상이 나아졌다고 생각해 임시로 항생제 복용을 중단한다. 또 병이 나았다고 생각해 병원에 재방문하는 일은 드물다. 지난번 처방받았던 약을 같은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습관들이 모두 항생제 오남용과 내성을 유발한다. 항생제 사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개인과 의사, 지역사회가 모두 올바르게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 항생제와 유산균을 같이 먹는다면?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와 세균의 일종인 유산균을 함께 먹으면 어떻게 될까? 세균의 일종인 유산균이 항생제에 의해 사멸하거나,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즉 항생제를 복용하는 동안 유산균을 먹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유산균을 꼭 먹어야겠다면, 항생제 먹고 난 뒤 충분한 시차를 두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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