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물건이 건네는 위로(오늘이 소중해지는 애착 사물 이야기) (미래의 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짙은 농도의 쓸모 있는 물건이 되어 나를 살게 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물건들은 그 사람의 취향이나 성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물건이 건네는 위로(오늘이 소중해지는 애착 사물 이야기)'의 저자는 자신의 '애착 사물'들에 담긴 이야기를 부드러운 선과 따뜻한 색감이 도드라지는 그림과 다정한 글로 풀어냈다.

어린 시절 엄마가 우는 딸을 달래며 손에 쥐여주던 손수건, 생활에 치여 속이 텅 비어버린 순간에 위로를 건네던 식물, 반려동물과 처음 만나 집으로 함께 갈 때 들여온 강아지 이동 가방까지. 어느 순간을 함께했던 이 물건을 통해 차차 사그라들던 감정과 기억이 선명하고 정갈하게 남는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은 물건도, 벼르고 벼르다가 겨우 얻어낸 물건도, 매일 사용하는 단출한 물건도 하나씩 가만히 들여다보면 몽글몽글 각기 다른 이야기가 피어오른다. '누군가에게 불필요한 것'이 누군가의 인생에서는 '쓸모 있는 물건'이 돼 그를 살게 한다. 이 책을 덮으며 온기가 느껴진다면 익숙한 그 자리에 선 사물들이 어김없이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을 것이다.

추억은 오늘이 되고, 관심은 태도가 되고, 삶은 때때로 방향을 바꾼다. 어느 순간 나를 붙들거나, 그렇고 그런 날들을 반짝이게 해준 사물로 인해. 책장을 덮고 나의 일상과 공간을 성실하게 지키는 물건들을 살펴보자. 오늘이 더욱 소중해질 것이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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