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사진으로 읽는 환경 또는 경제 뉴스입니다. 열 세번째 사진은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떠올리며 공동체를 위한 공간인 화단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다짐입니다. [편집자 주]

화단
방치된 화단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모습 (이민선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길을 지나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마주치는 화단. 관리가 잘 돼 꽃이 풍성하게 핀 화단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반면, 방치되고 버려진 화단은 이처럼 쓰레기통으로 변해버리기도 한다.

화단을 만들거나 텃밭을 가꾸는 것은 주변 경관을 아름답게 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쓰레기가 상습적으로 버려지는 곳의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 설치하기도 한다. 당신은 '깨진 유리창의 법칙'(Broken Windows Theory)을 아는가?

길거리에 앞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방치하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깨진 유리창 사이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차 안을 훼손해 폐차 수준의 상태로 만들었다. 한 사람이 버려둔 쓰레기로 인해 다른 사람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똑같이 무심코 따라 버리게 되는 것처럼.

하지만 이 법칙은 역으로 주변 환경을 깨끗하고 보기 좋게 만들면 그만큼 범죄가 없어진다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로 뉴욕 지하철 내의 낙서를 지우기 시작하면서 지하철에서의 사건·사고가 급감하고, 노숙인들이 많던 서울역 부근에 국화꽃 화분으로 꽃 거리를 조성한 뒤부터 깨끗한 거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도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무심코 쓰레기를 버리는 습관부터 바꿔나가는 것은 어떨까.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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