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자 1위 불명예…‘주가하락·사모펀드 리스크·KB에 추격’ 부담 증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7일 하반기 이사회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신한금융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7일 하반기 이사회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신한금융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삼중고’를 만나면서 조용병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주가는 외국인의 팔자행렬에 곤두박질치며 3등인 하나금융지주에도 밀려났고, 불완전판매 논란을 야기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배상을 위한 충당금 부담은 늘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라이벌인 KB금융그룹에 리딩금융의 지위마저 내어주게 생겼다. 시장에서 보내는 전망 또한 밝지 않다.

8일 신한금융그룹은 전날 ‘2020년 하반기 이사회 워크숍’에서 연초 이후 저평가된 주가 회복을 위한 심각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신한금융지주의 주가는 28500원을 기록했다. 52주내 최고가 46150원과 비교하면 약 38.3%가 하락했다. 반면 같은날 KB금융지주는 39800원, 하나금융지주는 29850원을 기록했다. 주가로만 보면 3등인 하나금융지주에도 따라잡힌 셈이다. 

7월 1일부터 9월 29일까지의 주가상승률을 비교하면 KB금융지주가 10.6%, 하나금융지주가 4.1% 상승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4.0%가 감소했다. 

물론 시가총액과 상반기 순이익으로 비교하면 여전히 신한금융지주는 하나금융지주를 앞선다. 신한금융지주의 현재 시가총액은 13조6297억원, 하나금융지주는 8조9622억원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신한금융지주가 1조8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하나금융지주의 1조6297억원을 앞질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지난달 4일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후 외국인의 팔자 행렬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도세를 이끄는 주인공이 됐다. 

◇9월 은행주 순매도 71% 가량 차지…외국인 매도세 주인공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지난 6일 발행한 ‘은행-이정도면 반등할 때도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은행주에 대해 7~8월 소폭이나마 매수세를 보이다 9월에만 4840억원을 순매도하며 돌아섰다. 이 가운데 71% 가량인 3460억원을 신한금융지주가 차지했다.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제3자 유상증자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달 4일 신한금융지주는 홍콩 소재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에 11582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지주의 제3자 유상증자를 두고 우려를 쏟아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7일 발간한 ‘신한지주, 약한 증자의 명분, 커지는 우려’ 보고서에서 “동사(신한금융지주)의 이익 체력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을 설득하기엔 명분이 약해 보인다”면서 “실적과 자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은행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려가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되는 이유는 외국인의 팔자세가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13시30분 기준 신한금융투자 외국인 매매동향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상위권 2위는 신한금융지주로 49.6만주를 순매도했다.

반면 은행주 내에서 KB금융지주는 소폭이나마 외국인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우리금융지주도 이날 매수세로 돌이켰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에 은행주 내에서 주가가 가장 선방한 종목은 KB금융과 DGB금융이며 유상증자를 결정한 신한지주 주가는 상대적으로 매우 저조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급상 특이 요인은 외국인들이 KB금융과 DGB금융에 대해서는 매월 소폭이나마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지주와 경쟁사 KB금융지주를 두고 시장의 평가와 전망이 엇갈리는 셈이다. 

◇라임펀드-주가하락에 휘청이는 ‘리딩금융’…반전 여지 존재

두 지주사의 희비교차는 3분기 실적 전망에서도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은행주 선호종목으로 일제히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뽑았다. 지난 5일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3Q20 Preview: 묵묵하게 잘 나오는 실적’에서 향후 탑픽으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뽑았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과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동일한 의견을 제시했다.

KB금융지주는 3분기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인한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한 데다 유일하게 사모펀드 이슈를 빗겨갔고, 하나금융지주는 비화폐성 환차익 등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라임펀드로 인한 손실처리 비용 부담도 남아있다. 전 분기 충담금을 적립해뒀지만 판매규모로 판매사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 

신한금융지주의 라임 펀드 판매규모는 신한금융투자가 3248억원, 신한은행은 2769억원이다. 이중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 의해 전액배상이 결정된 무역금융펀드는 신한금융투자에서 425억원 가량이다. 분조위가 열리지 않은 신한은행의 라임 크레디트인슈어드(CI)펀드는 50% 선지급을 결정한 상태다. 

이에 더해 지난 6일 신한금융투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KB증권, 대신증권과 함께 중징계를 통보받았다. KB금융지주 계열에서도 KB증권이 라임펀드에 연루됐으나, 국민은행의 경우 무풍지대를 지키고 있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다만, 신한금융지주가 이같은 삼중고에도 3분기 컨센서스에 부합한 실적을 보여주며 반등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신한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로 8660억원을 제시했으며,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그보다 높은 9470억원을 제안했다.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전망은 외국인의 팔자세가 언제 그칠 것인지에 따라 분위기가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리스크의 경우, 2분기에도 이를 딛고 104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만큼, 1등 카드사를 보유하는 등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고, 디지털 부문 경쟁력 또한 최초 데이터개래소에 출연하는 등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또한 주가회복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전날 이사회 워크숍에선 주가 상승 견인책으로 △경상수익력 방어/개선 △중간배당 등 탄력적 자본정책 △트랜드/환경 변화에 따른 신 사업기회 발굴 △능동적인 시장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방안이 제안됐다.

최정욱 연구원은 “유상증자 발표 이후 신한지주의 초과하락 폭이 상당히 큰 편으로, 외국인의 실망 매물이 언제 그칠 것인지가 주가 반등의 관건이 된다”면서 “악화된 수급 여건 지속되고 있지만 유상증자 관련 우려는 상당부분 반영되었다고 판단해 3분기 실적도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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