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에서 비껴간 김포시…6~9월 아파트거래량 1~5월보다 2배↑
외지인 거래수 전국 TOP1…62.5%가 서울 거주자
풍무 푸르지오 등 1억원 넘게 집값 상승
업계, 대출 규제와 과세 피해 김포로 눈길 돌려…그간 저평가도 한몫

김포 시내 '풍무 푸르지오' 단지 전경. 이곳 아파트값은 6·17대책을 전후로 1억원이 넘게 상승했다. (김동수 기자) 2020.10.6/그린포스트코리아
김포 시내 '풍무 푸르지오' 단지 전경. 이곳 아파트값은 6·17대책을 전후로 1억원이 넘게 상승했다. (김동수 기자) 2020.10.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6·17 대책 발표 후 한 달간 거래 문의를 하는 고객수가 2배가량 늘었고 현재는 집값 상승 기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6·17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가운데, 규제에서 비껴간 김포의 아파트값과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달리 김포의 경우 외지인 거래가 증가하는 등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는 모양새다.

정부는 앞서 6월17일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21번째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이른바 ‘6·17대책’으로 비(非)규제지역에 집중되는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이에 수도권은 일부 자연보전권역·접경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수도권에서 규제지역 지정을 비껴간 곳은 대표적으로 김포시와 화성시, 파주시, 여주시 등이다. 특히, 김포시는 경기도 중 서울과 맞닿아 있는 비규제지역이라는 특징으로 6·17대책 발표 당시 향후 ‘풍선효과’가 발생할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해당 대책 발표 후 3개월하고 보름이 지난 현재 김포 아파트 시장은 어떨까.

우선, 6·17대책 이전과 이후로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변화했다.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1~5월까지 김포시 아파트 거래량은 총 3430건이었다. 월평균으로 보면 686건의 아파트가 거래됐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6월부터 9월 즉, 4개월간 김포시 아파트 거래량은 6902건으로 2배가량 증가했고 월평균 아파트 거래량 역시 1726건으로 약 2.5배 상승했다.

이와 함께 외지인의 아파트 거래는 두드러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7월 김포시는 외지인 거래 건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 2301건의 거래 중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6.1%인 1065건에 달했다. 이중 서울 거주자의 거래 비중은 무려 62.5%(666건)로 집계됐다.

아파트 거래 건수와 외지인 거래가 증가한 가운데 6·17 대책을 기점으로 김포시 주요 아파트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통상 중형으로 일컬어지는 전용면적 85㎡의 경우 6·17 대책을 전후로 수천만원에서 1억원을 상회하는 웃돈이 붙었다. 대형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어서 12억원에 거래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5월 5억4000만원에 거래됐던 풍무 푸르지오 전용면적 84.99㎡는 지난달 약 30%가 오른 7억에 거래돼 신고가를 갱신했다. 이보다 작은 소형 타입인 전용면적 59.94㎡도 5월 4억5200만원에서 지난달 약 1억원 상승한 5억5000만원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 역시 마찬가지다. 5월 5억97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84.97㎡는 지난달 7억15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여기에 전용면적 59.95㎡도 5월 4억 7000만원에서 지난달 5억84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한강센트럴자이 1단지 전용면적 84.97㎡와 100.21㎡가 각각 지난달 5억3800만원, 6억 500만원으로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신고가 경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 김포 아파트 매도자들의 기대심리까지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김포시의 공인중개사 A씨는 “다른 수도권 지역과 달리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최근에는 아파트값 상승 기대심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아파트 주인들이 호가를 부르며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현상을 6·17대책을 비롯한 각종 부동산 규제의 풍선효과로 보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다수 수도권의 대출 규제와 과세를 피하기 위한 매력적인 수요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포골드라인’을 통한 서울과의 접근성은 물론 2기 신도시 중 비교적 아파트값이 덜 상승한 지역으로 평가되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비규제지역으로 과세라든지 대출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수요 유입에 매력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66~99㎡ 구간대 아파트들이 김포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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