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편리와 풍요 위해 지구를 망가뜨리지 말자는 조언

환경 문제는 중요한 숙제입니다. 머리로는 누구나 알고 있죠. 하지만 실천은 어렵거나 귀찮습니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나 하나쯤이야’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거나, 뭘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미뤄두기도 합니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실천이 중요하다고 마음을 먹는데도 이래저래 바빠서 못하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요. 세상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이 참 많습니다. 환경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수년째 관련 이슈를 쫓는 사람,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몇 년째 다섯 식구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 미래 지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오랫동안 연구한 사람, 전 세계의 쓰레기 문제를 직접 눈으로 보려고 2년 동안 세계일주를 한 사람, 환경적인 활동을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폭로하는 사람도 있죠. 수백년전 아메리칸 인디언의 삶에서 환경과 자연에 대한 마음가짐을 배운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방법이 있습니다. 책을 통해서입니다. 어렵고 무거운 책이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죠. 구하기도 쉽습니다. e북으로 바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환경경제 매체에 입사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관련 책들을 읽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독자들과도 공유하려고 합니다. 기자가 이북으로 읽은 환경경제 도서 8권을 골라 소개합니다. 참고로 에코는 환경(eco)이기도 하고 경제(economy)이기도 합니다. 여덟 번째 책은 ‘지구를 더 이상 망치지 않는 풍요’에 대해 말하는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번역, 김영사)입니다. [편집자 주]

김영사에서 출간한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리디북스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김영사에서 출간한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리디북스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지구와 인류의 역사에서 2020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1978년생인 기자는 1980년대 이전의 지구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저 책과 영상을 비롯한 여러 이야기로만 접했을 뿐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하게 느끼는 게 있다. 2020년의 인류는 역사상 어느 세대보다 부유하고, 그 대신 2020년의 지구는 과거 어느 시대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망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 제목처럼 말이다.

많은 환경운동가들은 인류가 지구를 갉아먹으며서 산다고 경고한다. 그로 인해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래세대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의 문제’라는 시선도 있다. 인류는 많은 에너지를 쓰고, 또 많이 먹으면서 꾸준히 부를 축적해왔다. 그 결과 인류는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구는 어떻게 됐을까?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의 저자 호프 자런은 우리가 살아온 기간 동안 지구가 어떻게 변하고 달라졌는지 들려준다. 인간의 삶이 동물과 식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사람들이 편리함을 추구하는 동안 쓰레기가 얼마나 늘었는지 등에 대한 얘기다.

출판사 김영사는 블로그를 통해 저자 호프 자런에 대해 ‘75억 인류와 함께 이 행성을 공유하고 있는 지구인’이라고 소개한다. 지구의 눈으로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인류의 눈으로 보면 호프 자런은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진 과학자, 작가, 그리고 열정적인 교사다.

호프 자런은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지구진화 및 역학 센터에서 교수직을 수행하고 있다. 노르웨이 과학예술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는 지구를 다른 인류와 함께 공유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언젠가 이 사회가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고 난 후,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음식물을 많이 낭비하며, 환경에 큰 해를 가하게 될지 종종 질문을 받는다”고 썼다. 그러면서 저자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능력 어딘가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숨어 있다”고 썼다.

책에서는 지구 환경을 둘러싼 많은 얘기들이 오간다. 곡식과 가축을 기루는 것, 전등을 켜놓고 다니며 에너지를 쓰는 일, 변해버린 대기와 따뜻해진 날씨, 녹아내리는 빙하와 높아지는 수위, 그로 인한 가혹할 작별인사 등을 다룬다.

인류는 정말로 이 문제들을 직접 해결할 수 있을까? 책에서는 소비를 줄이고 더 많이 나누자고 말한다. 풍요를 위해 지구를 망가뜨리는 걸 멈추라는 조언이다. 사실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이미 많이 들었고, 우리 모두 머리로는 알고 있는 얘기다.

결국 중요한 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다. 당신은 달라진 지구를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인류에게 필요한 진정한 부자는 뭘까?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숙제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