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숭숭 사각지대’…실효성 없는 과대포장 단속
‘구멍 숭숭 사각지대’…실효성 없는 과대포장 단속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0.09.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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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단속권 지자체에 있어 재량껏 평시 단속
지자체, 평시 단속 드물어…단속은 명절·대형마트 위주
온라인 상품 과대포장 단속 없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환경부의 과대포장 집중 점검이 특정 시기와 장소에만 국한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수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은 추석 선물세트로 기사 내용과 무관. 환경부의 과대포장 집중 점검이 특정 시기와 장소에만 국한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수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최근 포장재 쓰레기가 급증하는 가운데 환경부의 과대포장 점검이 명절에만 이뤄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단속권이 지자체에 있다는 이유로 환경부가 평시 점검엔 손 놓고 있어 제도를 운용하는 관리 주체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매년 설과 추석을 앞두고 과대포장으로 인한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 전국에서 과대포장 집중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과대포장 단속권이 있는 지자체에 공문을 통해 집중점검을 요청한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의거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매장 위주로 단속을 벌인다. 

우선, 지자체 공무원들이 현장 검사를 실시해 포장기준 위반이 의심되는 제품을 대상으로 포장검사명령을 내린다. 위반 여부가 의심되는 제조사는 포장검사기관인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나 환경부가 지정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포장검사성적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후 지자체는 검사성적서를 토대로 포장기준 위반 여부에 따라 제품을 제조·수입한 자에게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환경부는 보통 이러한 단속 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다. 자원순환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자원을 절약하고 불필요한 폐기물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다. 실제 지난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국 17개 시·도에서 과대포장 집중 점검을 시행한 결과, 9447건의 제품 중 포장기준을 위반한 제품 62건이 적발됐다. 앞서 지난해 설에도 7252건을 점검하고 이중 포장기준을 위반한 제품 48건에 대해 총 48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설과 추석 명절을 제외한 평상시에 과대포장 점검이 이뤄지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이런 일련의 과대포장 점검은 매년 특별한 시기에만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환경부는 해당 제도를 운용하는 주체이지만 과대포장 단속권은 지자체에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특별한 주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평시 단속은 그 시행 여부를 지자체가 결정(재량)한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즉, 평시 단속은 단속권이 있는 지자체가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평소에도 과대포장을 단속할 수 있지만 주로 선물세트에서 과대포장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설이나 추석에 특별히 단속해달라고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한다”며 “단속권은 지자체에 있으므로 평시 단속은 해당 지자체의 재량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관리·감독의 주체인 환경부가 과대포장 평시 단속을 지자체에 재량에만 맡겨두다 보니 실제 시행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취재팀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 무작위로 뽑아 5개 자치구에 과대포장 상시 단속 여부를 문의한 결과, 최근 상시 단속을 벌인 자치구는 전무했다. 다만, A자치구는 과대포장 상시단속을 실시한 적이 있었으나 2018년이 최근이었고 B자치구는 지난해 여름철 한 번에 그쳤다. 나머지 3곳은 과대포장 상시단속을 시행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보통 과대포장 신고가 접수된 현장에 나가보는 게 전부일 뿐 평시 단속을 하지 않았다.

이렇듯 지자체에서 평시 단속이 시행되지 않는 경우 환경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제도를 운용해야 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C자치구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과대포장 평시 단속을 나가 적발하는 것은 자칫 침익적 행정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전화나 생활불편민원신고, 응답소 등에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에 나가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특정 시기와 장소에서만 과대포장 단속을 벌이다 보니 사각지대도 존재했다. 최근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급성장세로 온라인을 통한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과대포장 단속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환경부 측은 온라인 상품의 경우 과대포장 단속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그 단속은 지자체에서 시행되어야 한다는 견해다.

이에 반해 지자체에선 온라인 상품까지 단속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온라인의 경우 단속 관할을 어떻게 정할지도 문제고 재원을 투입해 일일이 제품을 구매, 과대포장 여부를 단속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해야 할 관리 주체인 환경부의 방관이 사각지대를 양성하고 있는 셈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명절에 대형 백화점과 대형마트 같은 대형 유통매장 위주로 과대포장을 점검하도록 지침을 내린다”며 “온라인은 단속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A자치구 관계자 역시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선 과대포장 단속을 하지 않는다”며 “일일이 사비를 들여 상품을 주문해 단속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설명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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