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로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수분 취약성 해결
논문으로 보고된 최고 효율 기록·내구성 입증

개발된 유기층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개발된 유기층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던 수분 취약성 문제를 해결할 물질을 개발했다. 그간 논문에 보고된 것 중 최고 수준의 효율도 보여 상용화가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공동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광활성층이 수분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면서 전지 효율을 높이는 ‘유기 정공수송층 물질’을 개발했다.

정공수송층은 광활성층이 빛을 모아 만든 정공(양전하 입자)을 적극을 나르는 역할을 하는 태양전지 구성층이다. 연구팀은 기존 정공수송층(Spiro-OMeTAD, 스파이로 구조를 갖는 물질)의 수소를 불소로 바꿔 성능이 좋으면서도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 정공수송층 물질을 개발했다.

수분은 정공수송층 자체의 성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정공수송층이 흡수한 수분에 노출된 광할성층을 분해하는 복합적인 문제를 유발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불소 도입이라는 간단한 방식으로 해결했다. 이번에 개발된 정공수송층 물질은 기본보다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기름처럼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이 강해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다. 그 결과, 기존 정공수송층이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하는 문제를 해결해 전지가 오랫동안 높은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개발된 물질을 태양전지 정공수송층으로 사용해 24.82%(공인인증 결과 24.64%)의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얻었다. 수분 안정성도 해결돼 고습도 환경에서도 500시간 동안 87% 이상의 효율을 유지했다. 반면, 기존 물질을 정공수송층으로 사용했을 경우 500시간 후 40% 이상의 효율이 감소했다.

특히, 공인 인증된 전지의 경우 1.18V의 높은 개방 전압을 보였다.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전지가 이론적으로 만드는 전압에 최대로 근접한 수치다. 개방 전압이 높을수록 전력 생산량이 많아지고 태양전지의 효율이 높아진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는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유기 정공수송층 개발 연구는 지난 20년 동안 지속되어 왔지만 이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물질을 찾기 어려웠다”며 “그동안 양립하기 어려웠던 수분 안정성과 효율 문제를 기존 스파이구조 물질에 불소 원자를 도입하는 방식을 통해 동시에 해결한 매우 획기적인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25일 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우측 상단부터) UNIST 곽상규 교수와 양창덕 교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박사, 최인우 연구원,  UNIST 정민규 연구원, 고은민 연구원. (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우측 상단부터) UNIST 곽상규 교수와 양창덕 교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박사, 최인우 연구원, UNIST 정민규 연구원, 고은민 연구원. (UN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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