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일본 독감이 한국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Pixabay)
최근 정부가 무료 접종사업을 위해 조달하던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중 일부가 상온에 노출되면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이번에 상온 노출 된 무료 백신 일부가 병원에 납품 됐다던데... 백신 맞아도 되나요?”

최근 정부가 무료 접종사업을 위해 조달하던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중 일부가 상온에 노출되면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일부는 병원에도 납품돼 식약처가 모니터링에 나서면서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 정부가 무료 접종 대상자를 늘린건데, 조달 업체가 백신을 차량과 차량에 옮겨 싣는 과정에서 냉장 온도 기준(영상 2~8도)을 넘은 상온에 노출됐다. 유통 과정상 문제점이 발견된 백신은 이날부터 13~18세 대상 국가 예방접종에 쓰일 물량이었다. 

독감 백신은 사백신으로 보통 섭씨 2~8도에서 보관돼야 한다. 백신이 조건보다 높은 온도에서 보관된다면 백신 내 단백질 함량이 낮아지거나 아예 효과가 없는 '맹물 백신'이 될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를 보면 전 세계에서 유통 중인 백신의 최대 50%가 유통 과정에서 온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폐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올 가을 독감 백신 맞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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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태로 이번 가을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태로 이번 가을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다. 

먼저 전문가들이 독감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이유는 독감과 코로나19의 초기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독감 초기 증상은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고, 목이 아프고 침이 나는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된다. 공기 중 비말을 통해 감염되는 호흡기질환이라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따라서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인 11월에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게 되면 소비자는 물론 의료 현장도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미리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다. 독감 백신은 맞은 뒤 항체가 생성되기 까지는 2~4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10월 전후로 맞는게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난다.

다른 이유는 ‘집단 면역’ 때문이다. 집단 내에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많아질수록, 면역력이 없는 이들이 감염될 확률은 낮아진다. 집단의 대부분이 감염병에 대한 면역성을 가지게 되면 감염병의 확산이 느려지거나 멈추게 돼 면역성이 없는 사람이 간접적으로 보호받는 효과다. 따라서 기저질환 보유자나 어린이 등 노약자는 필수로 맞아 주는 게 좋다. 

올해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확보된 백신 물량은 2950만 주가량이다. 이중 정부가 생후 6개월∼만 18세, 만 62세 이상 고령층과 임신부 등 1900만 명에게 무료 접종을 실시한다. 일반인들도 병원을 방문해 3만5000∼5만 원의 비용으로 독감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 독감 백신이 코로나도 막아 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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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독감과 코로나19는 바이러스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효과는 없다. 독감 백신을 맞는다고 코로나19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독감과 코로나19는 바이러스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효과는 없다. 독감 백신을 맞는다고 코로나19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독감이 코로나19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결과도 아직은 없다.

다만 코로나19와 독감에 함께 걸리는 사례는 있다. 국내에서도 독감 검사와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양성이 나온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다수는 아니지만, 코로나19 확진자들에서 독감 바이러스 혹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되면 사망 확률이 코로나19 확진자에 비해 2.3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 연구팀은 1월 20일부터 4월 25일까지 코로나19와 독감 검사를 받은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와 사망률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동시 감염 환자 58명의 치명률은 건강한 사람의 6배, 코로나19 환자의 2.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이본느 도일 교수는 “이번 연구로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에 걸리면 사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노인이나 당뇨병·고혈압 등이 있는 기저질환자는 코로나19와 독감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반드시 예방 접종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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