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파트 하자 논란…건설사들, AS 태도 갖춰야
[기자수첩] 아파트 하자 논란…건설사들, AS 태도 갖춰야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0.09.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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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우리는 누구나 상품(商品)을 구입한다. 생필품으로서든 자기만족을 위해서든 경제활동을 통해 항상 무언가를 구매한다. 그리고 구입 시 상품의 가치 즉, 적당한 가격 여부 판단에 있어 한 가지 잣대를 들이댄다. 바로 ‘브랜드’다.

상품을 구입할 때 브랜드를 따지는 이유는 많을 것이다. 상품 본연의 기능(성능) 때문일 수 있고 브랜드 그 자체가 목적일 수도 있다. 아니면 널리 알려지고 사용되는 상품이므로 잘못된 선택을 피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실제 기자 역시 소위 말하는 메이저 브랜드 제품을 사용한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부터 카메라, TV, 이어폰 등 누구나 보면 “아! 거기서 나오는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상품이다. 이런 기자에게 굳이 비싼 값을 치르고 메이저 브랜드 상품을 선택하는 이유에 관해 묻는다면 아마 ‘애프터서비스(AS)’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면서 의례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제품이니까 품질을 떠나 문제가 발생해도 손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교환이든 수리든, 환불이든 상품 그 본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응당 정상적인 제품으로 교환받는 것이 소비자의 권리다. 이른바 ‘가성비’만을 쫓는 상품에 비해 비싼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이러한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받기 위함이다. 그리고 브랜드 제품의 가격에는 해당 서비스 비용이 이미 포함돼 있다.  

기자가 계속 상품과 브랜드, AS를 이야기한 이유는 다름 아닌 아파트 때문이다. 아파트는 우리가 구입하는 상품 중 가장 고가에 속한다. 서울만 하더라도 지난달 아파트 평균 가격이 8억8621만원이었다. 수도권은 5억5158만원이었으며 전국 평균 아파트 가격은 3억8352만으로 집계됐다.

누구는 평생 모은 돈을, 어떤 이는 대출과 함께 미래를 저당 잡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고가의 상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실거주 목적이든 투자의 목적이든 수억원에 달하는 값비싼 상품인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했다면 어떤 느낌일까.

정부는 아파트 하자 보수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 내고 있다. 아파트 하자보수 대상을 확대하고 입주예정자가 사전방문에서 하자보수 등을 요청한 경우 늦어도 해당 주택 입주 전까지 조치를 완료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하자 논란은 끊이지 않고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아파트 하자 보수에 해당 여부가 생각보다 애매하고 입주자와 시공사의 시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최근 취재한 한 아파트의 식탁 조명 설치 관련 하자 분쟁 논란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입주자는 상식적으로 식탁 조명을 사용하기 위해 조명이 주방 정중앙이 아닌 일반적으로 식탁이 놓이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공사는 모든 세대가 똑같이 설치돼 있어 하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여기에 식탁 조명은 인테리어적 요소이기 때문에 개별 입주자의 취향을 모두 반영할 수 없다고 한다.

입주자는 수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며 아파트 브랜드를 보고 입주했다. 혹시나 모를 문제가 발생하면 보다 편리한 서비스(수리 등)를 받기 위해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다. 하지만 조명 위치만 간단히 변경하면 될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심지어 어떤 입주자는 사비를 들여 조명 위치를 바꾸기도 했다.

입주자가 원하는 것은 간단하다. 시공사에게 무리한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조명 위치만 실제 사용할 수 있게 바꿔 달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입주자가 살고 있는 전용면적 타입은 견본주택에 전시되지 않았다. 반면 전시된 다른 전용면적 타입은 모두 정상적인 위치에 조명이 달려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명을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옆으로 조금 옮겨달라는 것이다. 과연 수억원을 지불하고 사후관리가 확실한 브랜드 아파트를 산 입주자의 이러한 요구가 무리한 것일까.

취재 과정 중 한 건축사는 이런 말을 기자에게 전했다. 실제 법률상 아파트 하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개로 입주가가 불편하면 그게 바로 하자라고 말이다.

건설사는 매년 천문학적인 비용을 홍보를 위해 지출한다. 이렇게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마당에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입주자의 불편함을 해결해준다면 오히려 그 홍보효과는 수억원의 가치보다 더 높을 것이다.

수많은 입주자가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한다. 이는 아파트 본연의 기능 및 철저한 사후관리를 받기 위해서다. 건설사가 아파트 하자 논란 발생 시 설계 및 시공상 하자가 아니라고 말하기보단 AS 측면에서, 더 나아가 브랜드와 회사 이미지를 위해 다시 한 번 어떻게 분쟁을 해결할지 고심해 보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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