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린 북극 빙하…‘워터월드’ 전 세계가 바다에 잠기다
기후변화에 따른 남극과 그린란드 변화…해수면 상승에 가라앉는 지역들
온실가스 저감 노력 없으면 한반도도 위험
온실가스 주범 CO2 없는 다양한 태양광 발전 기술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급격한 인구의 증가와 산업화로 그 피해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기후변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고 그 여파로 여태까지 겪지 못한 폭염과 폭우를 경험하는 지역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가장 추운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시베리아 기온은 역대치를 기록했고 옆 나라 일본도 기록적인 폭우를 경험했다. 인도양의 수온 변화로 호주는 ‘최악의 산불’을 경험했으며 반대편인 아프리카 지역은 ‘메뚜기떼’로 식량난에 직면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올해 장마의 원인을 환경오염 중 하나인 기후변화로 꼽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인류는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 했던가. 가장 좋은 방안은 오염의 원천을 없애는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인류는 당면한 환경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책, 영화 등에서 소재로 사용한 환경문제를 가지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 속 기술을 소개한다. 그 다섯 번째 기술은 영화 ‘워터월드’ 속 해수면 상승 문제와 지구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태양광 발전 기술이다. [편집자 주]

석탄과 석유, 가스 같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석탄과 석유, 가스 같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한다. 그간 인류가 쌓아온 문명은 해저 속으로 사라진다. 그 결과, 두 발로 땅을 딛고 살아가던 인류는 인공섬에 의지해 생활해야만 한다.

사방이 바다인 만큼 과거 흔히 볼 수 있었던 흙은 존재가치가 달라졌다. 귀금속처럼 가장 값비싼 물건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흙을 양분으로 삼던 과일과 채소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등 인류의 삶이 바꼈다. ‘아포칼립스(apocalypse)’ 즉, 인류는 종말 그 자체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1995년 개봉한 영화 <워터월드(Water World)>의 배경이다. 자연훼손으로 지구가 더워지고 북극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모든 땅이 바다에 잠긴다는 설정이다. 물론 영화처럼 북극 빙하가 녹는다고 해서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얼음이 녹은 물의 부피는 녹기 전 얼음이 물에 잠긴 부피와 같기 때문에 해수면 높이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빙하의 역할이다. 빙하는 지구의 기온을 조절하고 대기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그 역할을 할 수 없다면 엄청난 기후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온실가스가 있다. ‘화석연료’를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인류 산업을 지탱하던 이 자원은 결국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외를 불문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재생에너지 정책과 기술개발이 추세가 되고 있다.

◇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가라앉는 지역들

앞서 언급한 북극과 달리 남극과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해수면 상승은 바닷물 온도 상승에 따른 바닷물의 열팽창과 땅 위에 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 빙상·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대륙 위에 두꺼운 얼음덩어리가 덮여 있는 남극과 그린란드가 녹으면 영화 워터월드와 같은 인류 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남극에서는 1992~2017년 동안 3조톤의 얼음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상승한 해수면은 무려 7.6㎜이다. 이는 불과 25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영국 리즈대와 미국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인 ‘빙상 물질수지 상호비교활동(IMBIE)’에 따르면 남극 대륙 서부 지역에 있는 빙하는 매년 500~1500톤가량 녹아내리면서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는 지역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태평양 오세아니아에 있는 작은 섬나라인 키리바시는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 있다. 지구 최동단 국가로 전 세계에서 태양이 가장 먼저 뜨는 이 작은 섬나라가 위험에 처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후변화’다. 그리고 이는 전 세계의 석탄 채굴 및 화석연료 생산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의 증가가 원인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다섯 번째 보고서에 따르면 금세기 발생하는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홍수 등으로 섬나라나 저지대 국가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키리바시와 같은 섬나라는 매년 1.2㎝의 해수면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즉, 앞서 언급한 워터월드와 같은 일이 이미 진행 중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노테 통(Anote Tong) 키리바시 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신규 석탄 채굴 및 광산 개발 확대를 즉각적으로 중단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에 처한 지역은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배우 이병헌의 애드리브로 유명한 말장난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잔?”의 주인공인 ‘몰디브’ 역시 수몰 위치에 처해 있다. 남태평양 섬나라인 ‘투발루’는 매년 5㎜씩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으며 물의 도시 ‘베네치아’도 지반침하와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유지될 경우 2030년에는 한반도의 5885.06㎢가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를 입는다. 피해인구만 무려 332만6529명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 가장 큰 피해지역인 전라남도는 1529.93㎢가 해수면 상승으로 영향을 받고 경기도는 130만3377명이 피해를 당한다. 40년 뒤인 2070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피해지역은 6348.57㎢로 늘어나며 피해인구는 약 36만명이 증가한 365만5346명이 조사됐다.

온실가스 저감노력이 없으면 2070년 해수면 상승으로 한반도의 6348.57㎢가 피해를 입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온실가스 저감노력이 없으면 2070년 해수면 상승으로 한반도의 6348.57㎢가 피해를 입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피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온실가스 대체 어떻게 발생할까…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태양광 발전 기술

그렇다면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란 대체 무엇이며 어디서 발생할까. 교토의정서에서는 온실가스(Greenhouse gas)를 6개의 기체로 규정하고 있다. 이산화탄소(CO2)와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등이다.

온실가스는 다양한 기체로 구성된 만큼 그 배출원도 다양하다. 온실가스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경우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주로 배출된다. 또한 양은 적지만 이산화탄소보다 온실가스에 21배 더 영향을 주는 메탄은 농업·축산 및 폐기물 처리로 발생한다. 질소는 석탄과 질소, 폐기물 소각에서 발생하며 수소불화탄소·과불화탄소·육불화황은 냉매나 세정제 등을 사용할 때 발생한다.

특히, 이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이산화탄소다. 인류의 주요 에너지 자원은 석탄과 석유, 가스 같은 화석연료이며 에너지 생산 시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5년 대표적인 화석연료인 석탄은 세계 총 1차 에너지 공급의 28%를 차지했지만 CO2 배출량은 45%에 달했다. 이는 석유(34%)와 가스(20%)와 비교해 엄청난 수준이다.다만 아직도 많은 국가에서 석탄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과 관련 기술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중 주목되는 것은 빠르게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태양광 발전이다. 그간 태양광 발전의 단점으로 유휴부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한다는 게 걸림돌이었지만 국내 연구진들은 해당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추가적인 부지 확보 없이 염전과 전력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아직 상용화가 되려면 장기적인 성능검증과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에 대한 정부와의 협의가 논의되어야 하지만 태양광 발전 확대는 물론 염전 산업계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전력은 녹색에너지연구원, SM소프트웨어와 함께 ‘100kW(킬로와트)급 염전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최근 개발했다. 수심 5㎝ 내외의 염전 증발지 바닥에 수중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고 소금과 전력을 동시 생산할 수 있다. 2018년 3월 전남 무안군 연경면에 6kW 프로토타입을 설치·운영한 이후 최근 해제면에 100kW급을 설치 여름철에는 염수에 의한 냉각으로 일반 지상 태양광과 비교해 발전량이 5% 개선됐으며 태양광 모듈에서 발생하는 복사열로 소금 생산주기가 짧지는 효과가 있었다. 이 기술을 국내 염전 증발지 40㎢에 최대 4GW(기가와트)의 발전부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를 얻는 동시에 농작물도 생산하는 영농형 태양광도 주목된다. 한국동서발전은 최근 농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고 농작물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해 6월 영남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MW(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 실증단지에서 50kW 규모 친영농형 태양광 시스템을 실증 중이다.

지난 8월 실증단지 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보리를 확인한 결과 농지 경작 대비 117%의 높은 생산량을 보였다. 낱알 견실도 역시 100.5%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한국식품과학연구원에 수확물 영양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조단백(12.3%), 조지방(1.4%) 등 4가지 영양성분 항목에서 노지 경작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다시 영화 워터월드로 돌아가면 주인공들은 ‘드라이 랜드’라고 불리는 육지를 찾게 된다. 즉, 영화 속 결말은 해피엔딩인 셈이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에 따른 온실가스 현상,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등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영화보다 더 혹독할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다양한 에너지 기술을 개발해 난관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농형 태양광 발전(左)과 염전 태양광 발전(右). (한국동서발전 및 한국전력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영농형 태양광 발전(左)과 염전 태양광 발전(右). (한국동서발전 및 한국전력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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