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에서 온 신선한 질문...플라스틱 안 쓰고 살 수 있을까?

환경 문제는 중요한 숙제입니다. 머리로는 누구나 알고 있죠. 하지만 실천은 어렵거나 귀찮습니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나 하나쯤이야’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거나, 뭘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미뤄두기도 합니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실천이 중요하다고 마음을 먹는데도 이래저래 바빠서 못하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요. 세상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이 참 많습니다. 환경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수년째 관련 이슈를 쫓는 사람,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몇 년째 다섯 식구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 미래 지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오랫동안 연구한 사람, 전 세계의 쓰레기 문제를 직접 눈으로 보려고 2년 동안 세계일주를 한 사람, 환경적인 활동을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폭로하는 사람도 있죠. 수백년전 아메리칸 인디언의 삶에서 환경과 자연에 대한 마음가짐을 배운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방법이 있습니다. 책을 통해서입니다. 어렵고 무거운 책이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죠. 구하기도 쉽습니다. e북으로 바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환경경제 매체에 입사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관련 책들을 읽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독자들과도 공유하려고 합니다. 기자가 이북으로 읽은 환경경제 도서 8권을 골라 소개합니다. 참고로 에코는 환경(eco)이기도 하고 경제(economy)이기도 합니다. 여섯 번째 책은 오스트리아의 한 5인가족이 플라스틱 없이 살기에 도전하는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산드라 크라우트바슐 지음,  류동수 번역,  양철북) 입니다. [편집자 주]

이 책은 참 신기하다. 다섯 가족이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살아본다는 얘기다. 플라스틱 없는 일상. 정말 가능할까? (리디북스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이 책은 참 신기하다. 다섯 가족이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살아본다는 얘기다. 플라스틱 없는 일상. 정말 가능할까? (리디북스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이 책은 참 신기하다. 다섯 가족이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살아본다는 얘기다. 플라스틱 없는 일상. 정말 가능할까?

이렇게 생각해보자. 당신은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뭘 하는가? 기자는 냉장고에서 플라스틱 물통을 꺼내 시원한 물을 한잔 마신다. 그런 다음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유산균을 한포 먹고 플라스틱 약통에서 종합비타민 한 알을 꺼내 씹은 다음 플라스틱 튜브 속 치약을 플라스틱 칫솔에 짜서 이를 닦고 플라스틱 컵으로 헹군다. 칫솔은 플라스틱 살균기에 넣고, 세면대에 튄 물은 휴지로 닦아 플라스틱 휴지통에 버린다.

이 세상에서 플라스틱을 모두 없애면 인류의 삶은 어떻게 될까. 당장 인간은 하루를 문제없이 살 수 있을까? 지구는 ‘플라스틱 시대’를 살고 있다. 인간이 입고 먹고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지금 이 기사를 읽는 사람이 입고 있는 옷도 사실은 플라스틱이다. 스마트폰 케이스도, TV리모컨도, 햇빛을 막아주는 창문 블라인드도 플라스틱, 베개 속 충전재도 플라스틱, 머리맡 시계도 플라스틱, 화장실 변기도 플라스틱이다. 그런데 플라스틱 없이 산다고?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이 책의 제목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에 관심이 갔던 건 바로 그래서였다. ‘정말 그게 될까?’하는 마음 반, ‘어디서 (제목 가지고) 장난질이야?’하는 마음 반이었다. 플라스틱 없이 사는게 불가능하다는 걸 역설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스트리아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물리치료사다. 남편과 세 아이와 함께 산다. 다섯 가족, 요즘 시선으로 보면 굉장한 대가족이다. 저자는 2009년 한 가을날,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행성’을 보고 삶에 대한 관점을 바꾼다. 지구를 덮은 플라스틱의 영향과 그로 인한 피해를 눈으로 본 저자는 ‘이전과 똑같은 인간으로는 살아갈 수 없겠다’는 예감에 사로잡혔다.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는 각오의 시작이었다.

저자의 친구들은 말했다. “어쩔 수 없잖아, 플라스틱은 이미 대세야” “(플라스틱을 안 쓴다고?) 안 된다니까” 심지어 저자가 보고 감명받은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행성’의 감독 베르너 보테조차 이렇게 말했다. “플라스틱 없이 사는 실험을 해보겠다고? 누가 그런 엉뚱하기 짝이 없는 생각을 하난 말인가?”

다큐 감독 베르너 보테는 플라스틱이 우려스러운 물질을 방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그물망처럼 우리 주변을 완전히 포위하고 있다고 봤다. 그 플라스틱을 거부하겠다는 사람의 얘기에 베르너 역시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저자는 삶을 바꿨다. “한 달 동안 플라스틱 없이 살아볼래. 정말로 불가능한지 보자고” 다섯가족의 플라스틱 없는 집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책을 쓴 산드라 크라우트바슐은 오스트리아 그라츠 인근 작은 마을에서 그냥 펑범한 시민이자 엄마로 살았다. 하지만 플라스틱 없이 살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달라졌다. 그는 환경운동가로 거듭났고 지방의회 의원으로 선출됐다. 산드라는 주 의회 보건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안 쓰면서 자신의 집과 가족은 물론 살고 있는 지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친 산드라의 삶은 어땠을까? 책에서 따라가보자.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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