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대 영업력 갖췄으나 수익성·글로벌 경쟁력 약해

손병환 NH농협은행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손병환 NH농협은행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NH농협은행(농협은행)이 특수은행 지위아래 국내 영업력에 한계가 오면서 사업다각화와 글로벌화에 대한 숙제가 산적하다. 국내 최다 점포를 기반으로 우수한 국내 영업망을 갖추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과 사업다각화 측면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10일과 20일 한국기업평가주식회사와 나이스신용평가주식회사(나이스신평)는 각각 농협은행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인 AAA로 평가하면서, 우수한 영업망을 갖추고 있지만 수익성 다각화 수준이 시중은행 평균 대비 낮다고 진단했다.

농협은행은 2012년 3월 2일 농업협동조합중앙회(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 부문이 사업구조 개편으로 분할되면서 설립됐으며,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른 특수은행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은행업무 외에도 농업인과 조합에 대한 자금 대출 및 조합과 중앙회의 사업자금대출 등의 금융업무를 수행한다.

농협은행은 국내 최대 점포수를 기반으로 안정적 영업망을 갖추고 있으며 여신과 수익성이 각각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 반면, 농업에 특화된 만큼 사업다각화 수준이 비교적 낮고,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먼저 농협은행은 지난 3월말 기준 점포수 1135개로 농어촌과 도시지역을 걸친 국내 최다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광범위한 영업 네트워크로 우수한 고객 접근성을 갖추면서 예수금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이 일반은행 평균 대비 매우 높다. 예수부채 중 핵심예금 비중은 40%내외이며,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 등으로 안정적 수신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여신성장세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중소기업대출이 감소하며 여신성장세가 둔화됐었지만 하반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올해 기업대출이 증가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지난 3월말 총여신은 가계 52% 중소기업 37.8%, 중소기업 37.8%, 대기업 7.8%, 공공 및 기타 2%로 구성돼있으며 총여신 규모는 231조5천억원으로 안정적 수준을 보였다.

동시에 2017년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2016년 이전까지 저금리 기조, 대손부담 확대 등으로 열위한 수준을 보였으나 2017년 6513억원, 2018년 1조2천억원, 2019년 1조511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7268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우수한 국내 영업력에도 사업다각화와 글로벌화에 대한 숙제는 남아있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순익 비중은 8.1%로 수익기반 다각화 수준이 시중은행 평균대비 낮다. 같은 기간 일반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SC·씨티·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의 평균 비이자순익 비중은 9.1%,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SC·씨티은행)은 평균 18.3%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비이자수익 비중은 5.7%로, 일반은행 평균치인 9.1%에 크게 못 미쳤다.

총자산수익률(ROA)도 다소 열위한 수준에 속했다. 지난 5년간 농협은행의 평균 ROA는 0.3%로, 같은 기간 시중은행 평균 0.5%에 못 미친다. 여기에 농협중앙회에 지급하는 연간 3천억원 내외의 농업지원사업비도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계열사로부터 농업지원사업비를 지급받아 농업인에 대한 교육지원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김기필 나이스신평 연구원은 “농협은행은 정부의 정책성 업무수행에 따른 낮은 비용 효율성, 농업지원사업비(명칭 사용료) 지출, 거액의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수익성이 일반은행에 비해 다소 열위하다”면서 “다만 2017년 이후 대손비용 감소로 농협은행의 수익성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도 경쟁은행 대비 아쉬운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국외 영업점포 현황은 3월말 기준 8개로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 평균인 23개에 못 미쳤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해외법인 순익도 17억원에 불과하다. 해외 법인 수도 여신전문사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두 곳에 그쳐 4대 시중은행 대비 글로벌 경쟁력이 열위하다.

손병환 농협은행장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손 행장은 지난 3월 26일 취임사에서 “주요 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아직은 경쟁은행에 비해 네트워크와 수익성이 미흡한 수준”이라면서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도 국가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글로벌 사업방향을 정립하고, 농협금융 시너지를 적극 활용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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