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플라스틱 포장재 저감 노력…기업들이 혁신 보여야
[기자수첩] 플라스틱 포장재 저감 노력…기업들이 혁신 보여야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0.09.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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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최근 친(親)환경을 넘어 필(必)환경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짐에 따라 기업은 경영활동에서, 정부는 정책에서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워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포장재만큼은 예외인 것 같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포장재는 아직 플라스틱이 주류이며 그 저감 노력에 적극적인 모습을 엿볼 수 없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음식배달과 그에 따른 일회용품이 늘어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사용하는 비닐봉지, 페트병, 플라스틱 컵을 합치면 연간 11.5㎏ 달한다고 한다. 하루 평균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도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2018년에는 하루 평균 6375톤이란 어마어마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된 상황에 이르렀다. 

기자도 소비자 입장에서 과거를 돌이켜 보면 플라스틱 쓰레기의 경우 정부 및 지자체에서 권고하는 적절한 분리배출만 하면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즉, 분리배출을 통해 눈앞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사라진다면 그걸로 끝이라고 여겼다. 아마 대다수 소비자도 이처럼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행동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와 관련된 ‘윤리적 소비’가 등장한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소비자 중 98.3%가 환경에 위해를 주는 요소를 최소화해 환경 영향이 저감되도록 개발한 포장을 일컫는 ‘지속 가능한 포장’에 관심을 보였다. 그 관심의 이유는 단연 ‘환경보호’였다. 또한 가공식품의 경우 포장재의 지속 가능성 때문에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66.3%에나 달해 실제 구매에도 포장재가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인식은 이처럼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와 이를 절감한 회사를 취재하며 받은 인상은 기업들이 이 변화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과거 기자는 이틀간 플라스틱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를 취재한 적이 있다. 물건을 구매한 후 발생하는 플라스틱 포장재 개수와 실생활에서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플라스틱 포장재 개수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일부러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지 않으려고 해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미 진열대에 가득 찬 제품들은 플라스틱 그 자체였고 포장재를 줄이고자 하는 소비자 개인의 노력은 유명무실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와 기업, 정부라는 3주체가 모두 어느 정도 책임이 있지만 우선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일차적 문제가 있을 것이다. 매번 경영활동에 ‘혁신’을 추구하지만 정작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에선 이를 찾아볼 수 없다. 가끔 친환경 소재를 개발했고 사용할 것이라며 홍보하지만 플라스틱 그 자체를 선도적으로 줄이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환경오염을 덜 시키는 제품을 구매하려고 해도 선택권은 없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포장재를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돈(이윤)’이다. 기존 생산설비를 바꾸거나 신규 도입에 비용이 들고 이를 투자가 아닌 손실로 보기 때문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한 사회적 기업을 취재하면서 특히, 대기업들이 이러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15명 내외의 작은 기업은 수백, 수천명이 모인 거대한 기업보다 혁신적인 면모를 보였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제거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며 신규 설비를 들여오고 오히려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던 선물 상자 플라스틱 손잡이까지 연구를 통해 교체했다. 더 나아가 생산도구를 포함한 각종 집기류까지 플라스틱이 아닌 다른 재질로 바꿨다. 그리고 이 기업의 CEO는 이런 말을 남겼다. “기업의 혁신은 그 시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즉, 윤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그 결과, 오히려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할 때보다 매출이 2배 늘어났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노란색 스팸 뚜껑을 반납하는 운동이 일어난 바 있다. 통조림에 플라스틱 뚜껑이 왜 필요하냐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일어난 소비자운동으로 결국 스팸 뚜껑을 제거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유제품에 옆면에 붙어 있는 빨대 제거 운동도 일어나 이에 몇몇 회사들이 빨대를 제거하거나 제거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제는 필(必)환경 시대다. 이에 친환경 포장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종래 수동적인 태도를 버리고 플라스틱 포장재 절감에 있어 더욱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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