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번호로 이체 끝’ 금융거래 변화 주도…내년 ‘토스뱅크’ 출범 목표

“20년 전 전문가들은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모든 기업은 AI 기업이 될 것이며 그래야 한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5월 5일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은행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해 은행의 빠른 디지털화를 요구했고, ‘AI뱅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포스트코로나 속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은행의 AI생존법과 CEO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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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가 포용과 혁신을 아우르는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있다.(토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토스가 新디지털뱅크의 출연을 예고했다. 2015년 핸드폰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간편이체를 선보이며 금융거래의 패러다임을 주도한 데 이어 인터넷뱅크 출연을 앞두고 공격적 투자유치와 AI기반의 혁신 및 협업을 통해 영업무대를 공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토스는 2015년 2월 업계 최초로 핸드폰 간편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며 이름을 알렸다. 계좌번호와 예금주 이름이 없이는 송금이 불가능했던 기존 금융거래의 패러다임을 깨고, 휴대폰 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간편송금 시대의 빗장을 열었다. 

2016년 12월에는 구글로부터 혁신성과 대중성을 인증 받으며 ‘구글플레이 올해의 베스트앱 대상’을 수상했고, 2018년 10월 전세계 100대 핀테크기업에 합류하며 토스표 혁신에 청신호를 켰다. 그해 11월에 누적가입자 1천만명을 돌파했으며, 그 보다 앞선 4월 이승건대표는 정보통신의 날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토스는 지난해 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고 ‘토스뱅크’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현재 본인가를 준비하는 단계로 출범 시기는 내년 중반을 목표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200여명으로 구성된 팀원과 공격적 인재영업 등을 통해 차세대 솔루션인 코어뱅킹 시스템을 확보하며 통해 토스만의 디지털뱅크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디지털뱅크 출범과 동시에 전자지급결제부터 보험서비스까지 망라한 종합디지털금융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간편송금과 결제, 금융 상품 가입, 투자와 대출 서비스는 물론, 내 돈의 흐름과 지출을 한눈에 파악하고 신용을 관리해 보다 현명한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청사진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지난해 말 토스뱅크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토스는 모바일 금융플랫폼으로서 간편송금, 내 신용정보 조회, 맞춤대출 등 40여가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는 이를 위해 간편결제 기반의 디지털뱅크를 넘어 전자지급결제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를 출범하고, 보험설계사 전용 앱 ‘토스보험설계사’를 내놨다. 또 금융위원회 AI기반 대출심사 서비스 및 대출비교 서비스를 선보였다.

◇5년 만에 기업가치 3조원 돌파…국내 유일 핀테크 유니콘 기업 

출범 5년 만에 기업가치 3조원이상의 국내 유일 핀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한 토스는 국내 핀테크 기업 중 유일하게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28위에 선정됐다.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은 핀테크 분야 벤처 캐피탈사 ‘H2 Ventures’와 다국적 컨설팅 그룹 ‘KPMG’가 매년 선정해 발표한다.
 
토스는 이 순위에서 2017년 35위로 진입해 국내 기업 최초 50대 혁신기업(Top 50 established companies)에 선정됐으며, 이듬해 7계단 상승했다.

성장을 거듭한 토스는 지난달 말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1억7300만달러(약2048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성공하면서 5년 만에 기업가치 3조원을 돌파했다. 

당시 투자유치는 비바리퍼블리카 창사 이래 단일 투자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투자자는 글로벌 벤처캐피탈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와 세콰이어차이나, 알토스벤처스 등이다. 

이를 통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는 3조1000억원을 시현했으며, 누적 투자 유치액은 6300억원에 달한다. 토스뱅크 출범을 위한 자본확충과 기업가치 상승을 동시에 잡은 셈이다.

토스 관계자는 당시 “이번 투자를 통해 금융에 대한 모든 필요를 충족 시켜 준다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말했다. 

◇토스표 디지털뱅킹 출범 위한 혁신 시동…‘코어뱅킹’ 준비 박차 

토스는 내년 토스표 디지털뱅킹 출범을 위한 혁신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여수신·외국환 업무 등 고객과의 직접적인 금융거래를 담당하는 금융회사의 차세대 계정계 솔루션 ‘코어뱅킹’ 시스템 준비에 착수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중인 토스혁신준비법인은 이달 7일부터 16일까지 금융IT 시스템을 구축할 경력 개발자를 공개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스혁신준비법인은 코어뱅킹 분야를 비롯한 IT 인재 확보에 나섰다. 아키텍트, 대외연계, 고객 시스템, 리스크/컴플라이언스, 여신, 수신, 내부신용조회(CSS), 전자금융, 카드, 회계관리 등 코어뱅킹 10개 분야 인재영입을 통해 여·수신부터 전자금융까지 고도화된 디지털뱅크를 준비하고 있다.

토스표 코어뱅킹은 은행으로 유입될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동시에 고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은행 상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안정성과 유연성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홍민택 토스혁신준비법인 대표는 “토스가 만들 인터넷은행은 기존 금융권이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 공급자 중심 은행 서비스를 사용자 중심으로 혁신할 것”이라며 “이전에 없던 새로운 뱅킹 시스템의 핵심을 처음부터 만들어 나가는 흔치 않은 여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작년 말 이승건 대표가 제시한 토스뱅크의 청사진 ‘챌린저뱅크’와도 일맥상통한다. 

◇이승건 대표의 청사진 ‘토스뱅크는 포용과 혁신의 챌린저뱅크’

이승건 대표는 “토스뱅크를 포용과 혁신의 2세대 챌리저뱅크로 만들겠다”고 선언해왔다. 챌린저뱅크는 영국에서 등장한 소규모 신생 특화은행으로, 금융소외계층을 아우르는 포용금융을 선보이겠다는 비전이다.

또한 이 대표는 작년 말 “토스뱅크는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하는 인터넷은행”이라며 “1200만명 금융이력 부족자를 위한 이커머스 무이자 할부서비스 같은 혁신서비스를 기획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토스는 작년 3월 금융위원회 지정대리인 제도를 통해 SC은행과 AI기반 대출 신청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토스 앱에서 소액대출을 신청하면 토스가 보유한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기반의 실시간 대출심사를 하고 SC제일은행이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달 4일에는 우리은행과 오픈 API기반 대출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서비스로, 토스 앱에서 ‘내게 맞는 대출 찾기’ 서비스에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여러금융사의 대출 서비스를 비교·조회할 수 있어 맞춤 대출상품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과 코스는 신용대출 오픈API를 공동 개발했다. 

전달에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를 정식 출범시켰다. 토스페이먼츠는 LG유플러스 PG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로 이달 정식 출연을 앞두고 있다. PG사는 온라인 쇼핑몰과 카드사 및 은행 등 원천사 사이에서 결제 솔루션 구축과 대금 정산 등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토스페이먼츠는 이달 중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결제 산업 혁신을 통해 가맹점과 소비자에 새로운 서비스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PG사가 수행하던 역할의 범위와 운영 방식을 뛰어넘는 과감하고 새로운 정책과 신규 가맹점에 대한 적극적 지원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가맹점의 정산주기를 업계 평균 7영업일에서 2영업로 단축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었으며, 가맹점 결제 연동에 소요되는 시간도 기존 2주에서 당일 수준으로 줄였다.

또 신규 소규모 창업자에 대해 PG가입비 무료 정책, 가맹점 보증보험 무료 가입, 정교한 매출 분석등 기존 PG와 차별화된 가맹점 서비스를 도입한다.

동시에 사용자가 온라인 쇼핑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토스 간편결제 탑재와 토스와 연계한 가맹점 프로모션도 준비 중이다.

토스의 영업무대는 보험업계까지 진출했다. 지난달 14일 보험설계사 전용 앱인 ‘토스보험파트너’를 출시해 설계사를 지원했다. 

‘토스보험파트너’는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에 등록된 40만 명의 설계사는 누구나 무료로 가입해 소비자의 보험 만기 예정일과 부족한 보장 내역, 담보별 보장 합산 금액 정보 등을 확인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토스가 앱 이용자들에게 추천하는 설계사 데이터베이스(DB)에도 자동 등록된다. 지난 6월 베타 서비스로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2300여 명의 설계사가 가입해 총 5800여 건의 보험 상담이 이뤄졌다.

토스는 공격적 행보에 힘입어 올 2분기 매출액 440억원으로 전년 동기(214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1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토스는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설립을 앞둔만큼 공격적 투자통한 확장세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토스 관계자는 “한국은 모바일 금융 플랫폼의 기회가 크다”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성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는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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