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세계일주...쓰레기를 구경하고 왔습니다?

환경 문제는 중요한 숙제입니다. 머리로는 누구나 알고 있죠. 하지만 실천은 어렵거나 귀찮습니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나 하나쯤이야’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거나, 뭘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미뤄두기도 합니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실천이 중요하다고 마음을 먹는데도 이래저래 바빠서 못하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요. 세상에서는 나와 다른 사람이 참 많습니다. 환경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수년째 관련 이슈를 쫓는 사람,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몇 년째 다섯 식구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 미래 지구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오랫동안 연구한 사람, 전 세계의 쓰레기 문제를 직접 눈으로 보려고 2년 동안 세계일주를 한 사람, 환경적인 활동을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폭로하는 사람도 있죠. 수백년전 아메리칸 인디언의 삶에서 환경과 자연에 대한 마음가짐을 배운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방법이 있습니다. 책을 통해서입니다. 어렵고 무거운 책이 아닙니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죠. 구하기도 쉽습니다. e북으로 바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환경경제 매체에 입사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관련 책들을 읽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독자들과도 공유하려고 합니다. 기자가 이북으로 읽은 환경경제 도서 8권을 골라 소개합니다. 참고로 에코는 환경(eco)이기도 하고 경제(economy)이기도 합니다. 다섯 번째 책은 2년 동안 세계여행을 다니며 지구 곳곳의 쓰레기 현실을 직접 보고 기록한 <쓰레기책>(이동학 지음. 오도스) 입니다. [편집자 주]

쓰레기책. 제목은 단순 명료하지만 독자를 향해 던지는 질문과 관점은 매우 새롭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 쌓인 쓰레기를 눈으로 직접 본 사람의 얘기다. 저자 이동학씨는 2년 동안 전 세계 61개국 157개 도시를 여행하며 환경과 쓰레기 문제를 직접 보고 왔다. (리디북스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쓰레기책. 제목은 단순 명료하지만 독자를 향해 던지는 질문과 관점은 매우 새롭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 쌓인 쓰레기를 눈으로 직접 본 사람의 얘기다. 저자 이동학씨는 2년 동안 전 세계 61개국 157개 도시를 여행하며 환경과 쓰레기 문제를 직접 보고 왔다. (리디북스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쓰레기책’ 이라는 제목이 아주 단순하고 또 명료하다. 누가 봐도 쓰레기 문제를 다뤘다는 걸 짐작케 한다.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서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는 있는데,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얘기하고 싶은건 뭘까? 저자는 다른 이들처럼 쓰레기 문제 해결에 모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까지는 수 많은 환경 소재 책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 책은 출발점이 사뭇 다르다. 

쓰레기를 둘러싼 시선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능하면 적게 버리고, 정해진 곳에 알맞은 방법으로 내놓고, 제대로 가져가 효과적으로 처리해서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자원순환 구조를 이뤄야 한다.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들의 노동 환경에 대한 문제, 잘못된 방법으로 버려진 쓰레기가 일으키는 환경 문제, 역설적이게도 그런 쓰레기 더미에서 또 다른 삶의 기회를 찾아야 하는 해외 빈민들의 얘기도 있다. ‘쓰레기 책’은 그 얘기를 모두 다룬다.

쓰레기의 제도적인 문제를 다루는 책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 쌓인 쓰레기를 눈으로 직접 본 사람의 얘기다. 이 책의 저자 이동학씨는 2년 동안 전 세계 61개국 157개 도시를 여행하며 환경과 쓰레기 문제를 직접 보고 왔다.

저자가 처음부터 쓰레기를 보려고 여행을 떠난 건 아니었다. 평소 쓰레기나 자원순환 문제에 유별난 관심을 두던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예전에는)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순간 내 곁을 떠나 멀리 가고 그 과정에 어떻게든 해결이 잘 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분리수거를 정확한 방법으로 제대로 하지도 않았다”고도 고백했다.

세계일주를 떠난건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OECD국가를 중심으로 고령화 문제나 세대갈등 이슈, 지속가능한 도시 등 다양한 문제를 직접 보고 삶의 힌트를 얻으려 떠난 여행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세계 여러 도시에서 청소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이나 노동 처우문제를 보면서 지속가능한 도시 문제, 그리고 쓰레기 문제에 집중하게 됐다.

이동학씨가 직접 본 쓰레기의 풍경은 평소 자신이 상상하던 것과 사뭇 달랐다. 중국으로 모이던 쓰레기가 갈 곳을 잃으면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지에 아무렇게나 버려졌다. 컨테이너째로 밀려온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강을 통해 버려지고, 쌓인 쓰레기가 태풍 등에 휘말려 물길 따라 바다로 흘러다녔다.

저자는 “인간이 가는 곳에는 반드시 쓰레기가 따라간다”는 사실도 직접 목격했다. 킬리만자로에도, 세렝게티 초원에도 버려진 비닐과 플라스틱이 굴러다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지구를 정복한 것은 인간이 아니라 플라스틱이며, 인류에 대한 플라스틱의 역공이 이미 시작되는 느낌’을 느꼈단다. 책이 출간된 후, 이동학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플라스틱이 인간 옆에 기생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인간보다 더 광범위하고 깊숙하게 지구에 침투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생각이요. 플라스틱은 좋은 소재고 편리한 재료지만 과하게 사용함으로서 인류가 역공을 당할 날이 언젠가 올 것 같아요.”

세계일주 여행기를 쓰레기’라는 관점으로 풀어낸 이동학씨는 귀국 후 ‘쓰레기센터’를 설립하고 우리나라의 자원순환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그는 2년 동안 전 세계 61개국의 나리에도 도대체 뭘 본걸까. 사람이 가는 모든 곳에는 정말로 쓰레기가 쌓여 있을까? <쓰레기 책>에 그 자세한 얘기가 적혀 있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