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로 구성된 ‘ESG위원회’에 환경·사회책임 투자 전문가 부재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지자회견을 열고 ESG전문가 영입을 주장했다.(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지자회견을 열고 ESG전문가 영입을 주장했다.(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ESG위원회에 환경 전문가를 비롯한 ESG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SG’는 기업이 비 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 중점을 둔 경영방침을 말한다.

10일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월 20일 개최되는 차기 대표이사 선출 목적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환경·사회책임투자 전문가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KB금융그룹의 이사회는 총 9명으로 등기이사 포함 사외이사 7명, 상임이사 1명과 비상임이사 1명으로 구성됐으며 선우석호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두고 있다. 

KB금융지주 이사회 내에는 상설 위원회인 △리스크관리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가 있으며 △비상설 위원회인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문제는 ESG위원회 내에 ESG전문 인력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KB금융지주 ESG위원회는 △오규택위원장 △선우석호 △Stuart B. Solomon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권선주 △윤종규 △허인으로 구성돼있다. 

오규택 위원장은 공적자금위원회 위원 등을 지닌 경제학 전문가며, 선우석호 이사는 한국금융학회 회장 등을 지닌 경영학 전문가다. Stuart B. Solomon 이사는 매트라이프 생명보험 대표이사와 회장을 지낸 금융권 인사, 최명희 이사는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을 거쳐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을 지낸 금융공직자 출신이다. 정구환 이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법조인이며, 김경호 이사는 한국정부회계학회장 등을 지낸 경영학 전문가다. 권선주 이사는 IBK기업은행장을 지낸 금융권 인사며, 윤종규회장과 허인 행장도 그룹사의 회장과 은행장을 맡고 있는 금융권 인사다.

KB금융지주 측은 현 ESG위원회에서도 지배구조 등의 부문은 오규택 위원장 등이 대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환경 전문가는 부재하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위원회도 오규택 위원장 등을 비롯해 지배구조 등의 전문지식을 갖췄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우리사주조합은 KB금융이 ESG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용과, ESG부문의 적극적 책임 이행을 위해선 ESG부문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사주조합에서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도’를 통해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의 영입을 제시했다. 윤순진 교수는 환경 전문가, 류영재 대표는 사회책임투자 전문가다. 지난 2015년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도’를 자체적으로 신설하면서 “1주의 주식만을 보유하고 있어도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고 약속한 바 있다.

우리사주조합은 이 같은 주주제안권은 상법을 기반으로 한 소주주주의 권리이나, 실질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류제강 우리사주 조합장은 “이러한 취지의 사외이사 추전제와 법령에서 정한 주주제안권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마저 회사에서 자체적 추천제도를 운영해, 후보 검증 절차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형식적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합은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해 달라는 이사회의 요청에 따라 여러 차례 예비후보도 추천했지만 조합이 추천했던 예비후보가 사외이사로 추천된 적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가 비공개로 이뤄져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우리사주조합은 소주주주권 행사 자격을 갖춘 조합의 추천을 받은 후보가 사외이사 후보에 포함되는 관행이 정착돼야하며, 환경·사회책임투자 전문가인 윤순진 교수와 류영재 대표 등의 영입이 필수적이라고 요구했다.

또 기후변화와 에너지 등의 환경책임부문 전문가와, 사회책임투자 전문가 등을 영입하지 않으면 ESG위원회는 ‘무늬만 ESG위원회’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류제강 조합장은 “석탄발전 등 지속가능가능 경영으로 노조와 일부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지점이 존재하나, 노조의 목소리와 관계없이 KB금융지주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을 통해 ESG경영을 이행하고 마중물이 돼야한다”고 당부했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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