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전기로 작동하는 터치 패드용 센서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마찰전기를 활용해 배터리 없이 터치센서를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충전기 없이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은 과연 올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마찰전기를 활용해 배터리 없이 터치센서를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충전기 없이 스마트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은 과연 올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스마트기기의 사용도가 높아지면서 보조배터리와 충전기 수요가 늘어난다. 들고다녀야 하는 게 많아질수록 무겁고 번거롭다. 혹시 전기를 더 쉽게 만들어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마찰전기를 활용해 배터리 없이 구동할 수 있는 터치센서를 개발했다.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에너지 중 하나는 전기다. 스마트기기가 늘어나면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언제 어디서나 신호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초미세·저전력 센서와 소자는 사람, 사물, 공간이 모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필수요소다.

문제는 이들 수많은 전자기기에 어떻게 지속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느냐다. 일반적인 배터리 충전과 교체 방식으로는 소형화·경량화가 어려워서다. 보조배터리와 연결잭을 주렁주렁 들고 다니려면 무겁고 불편하다.

이에 따라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마찰전기 발생장치다. 살면서 종종 느끼는 정전기처럼, 서로 다른 물질들의 접촉으로부터 마찰전기를 유도해 반영구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취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종잇장과 같이 평면 형태를 갖는 이황화 몰리브덴에 주름 구조를 형성해 마찰전기 발생효율을 기존 대비 40% 이상 증가시키는 터치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이승기 박사 연구팀이 전북대 신소재공학부 정창규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서다.

과학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일반적인 마찰전기 발생장치로 충분한 전기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장치의 크기가 크고 무거워져 입을 수 있는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없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원자 한층 수준의 얇은 두께와 높은 물리적 특성을 가지는 이차원 반도체 물질을 마찰전기 발생장치의 활성층으로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마찰전기가 발생할 때는 접촉하는 두 물질의 종류에 따라 발생하는 전기의 세기가 다르다. 기존 이차원 물질은 전기를 유도하기 위해 접촉시키는 절연체 물질과 원활하게 전하를 주고받지 못해 마찰전기를 통해 생산하는 에너지의 출력이 현저히 낮은 문제가 있었다.

KIST-전북대 공동연구진은 이차원 반도체 물질인 이황화 몰리브덴(MoS2)의 특성을 조절하고 구조를 변경시켜 마찰전기 발생효율을 증가시켰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강한 열처리 공정을 통해 소재를 구겨지게 만들어, 내부응력이 인가된 주름진 소재를 개발했다.

이렇게 만들어낸 소재는 주름 구조로 인해 단위면적당 접촉 면적이 넓어져 기존 이황화 몰리브덴보다 40%가량 마찰전기 발생효율이 향상됐다. 또한, 1만 회의 반복 실험에서도 안정적인 마찰전기 출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진은 최종적으로 개발된 주름진 이차원 소재를 터치패드나 디스플레이에 활용되는 터치센서에 적용해 배터리 없이도 구동할 수 있는 가볍고 유연한 무전원 터치센서를 개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발전효율이 높아진 터치센서는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전력 없이도 적은 힘으로 터치 신호를 인식할 수 있다

KIST 이승기 박사는 “반도체 소재의 내부 응력제어는 기존 반도체 사업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하는 기술로서 이차원 반도체 물질 합성과 동시에 내부응력을 인가하는 소재 합성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고분자와의 복합화로 마찰전기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이차원 물질 기반 차세대 기능성 소재 개발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