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과 애국펀드 역사로 보는 ‘뉴딜펀드’ 흥망성쇠
예산안과 애국펀드 역사로 보는 ‘뉴딜펀드’ 흥망성쇠
  • 박은경 기자
  • 승인 2020.09.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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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그린뉴딜에 8조원 들이고 민간과 160조 규모 펀드 조성
‘뉴딜펀드’ 과거 ‘녹색펀드’, ‘통일펀드’와 성격 비슷한 듯 달라
투자시 “친환경 사업 가능성 고려해 폭 넓은 시야로 접근해야”
문재인 정부가 민간과 두 번째 애국펀드 '뉴딜펀드'를 띄웠다.(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문재인 정부가 민간과 두 번째 애국펀드 '뉴딜펀드'를 띄웠다.(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문재인정부가 디지털과 친환경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양성하는 ‘한국판 뉴딜’ 계획 설계도에서 ‘뉴딜펀드’가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 역할을 맡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뉴딜펀드에 편입될 디지털·친환경 수혜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애국펀드의 전례로 볼 때 정부의 약속과 수익률은 ‘동상이몽’을 그리기 쉬워 신중함이 요구된다.

지난 3일 기획재정부는 한국판뉴딜 계획에 따른 160조 규모의 ‘뉴딜펀드’ 초안을 공개했다. 정부지원에 주요 은행 지주사를 중심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해 뉴딜펀드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뉴딜펀드를 통해 모인 자금은 한국판뉴딜 계획의 실행을 위한 ‘돈 줄기’로 쓰인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도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간 부문이 ‘한국판 뉴딜’이다. 정부는 지난 1일 공개한 예산안에서 내년도 지출예산 555조8천억원 가운데 한국판 뉴딜에 21조3천만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민자와 지방비 등을 포함하면 최대 32조5천만원까지 확대된다. 

그린에너지·친환경 등 그린뉴딜 부문에는 8조원이 투입되는데 세부적으로 △친환경 모빌리티 2조4천만원 △그린에너지 보급 1조3천만원 △그린 리모델링 및 스마트 그린 산단 구축 1조4천만원 등이다.

◇지난해부터 2024년까지 ‘그린뉴딜’ 부문 예산증가폭 1순위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이 지난 2일 발표한 ‘정부의 내년 예산안과 친환경 산업’에 따르면 올해 예산안 대비 분야별 증감률은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부문이 22.9%로 예산이 가장 크게 늘었고, 환경 부문이 16.7%로 두 번째 증감률을 보였다. 에너지와 환경 부문은 지난해부터 편입 비중이 늘어 오는 24년까지 가장 큰 폭의 예산증가가 책정됐다. 내년도 예산안에도 정부의 친환경 투자 기조가 담겨있는 셈이다. 

여기에 민간자본을 통해 ‘뉴딜펀드’에도 160조가 투입된다. 기재부와 6개 금융협회, 주요 금융사는 3가지 뉴딜펀드 △정책형 뉴딜펀드 △뉴딜 인프라펀드 △민간 뉴딜펀드친환경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그린뉴딜 부문에 자금이 몰린다는 얘기다. 

시장도 그린뉴딜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가스 강한 돈바람을 동반한 그린 뉴딜 태풍 보고서’에서 “정부의 뉴딜 펀드 조성 계획으로 그린뉴딜 정책이 강화됐다면서 재생에너지 육성은 좋은 투자처로, 그린 에너지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실례로 친환경 에너지 소재부품 전문기업 ‘비나텍’은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8일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나텍의 공모가는 18.5~21.9배를 상회한다”면서 “올해 영업이익률이 17.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가 촉발한 글로벌 그린뉴딜 정책 가속화는 비나텍에 큰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돈 바람 불고온 ‘뉴딜펀드’ 과거 애국펀드와 ‘차이점’

증권가에선 정부의 예산안과 민간자본이 그린뉴딜 분야에 집중 투입되면서 ‘뉴딜펀드’의 전망은 현재까지 밝다고 진단했다. 특히, 친환경 육성 정책이 세계적인 흐름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념적인 차원이 아닌 산업/경제적 측면에서 목적성을 띈다는 것이 과거 애국펀드와 차이점이다. 

조병현 연구원은 “과거 자료를 통해 한국과 유럽 등 주요국 정부가 단순히 이념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산업/경제적인 측면의 목적성을 가지고 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면서 “이번 예산안에서도 그 같은 의지가 일부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친환경 산업 육성의 당위성과 파리 기후협약 적용을 앞두고 가속화되기 시작한 각국 정부의 노력이 더해진 것”이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친환경 관련 투자흐름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실례로 미국에 상장된 자산 규모 Top 5 친환경 ETF들을 들었다. 조 연구원은 “미국시장 친환경 ETF들이 수익률 측면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해당 ETF들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도라고 볼 수 있는 자금 유출입 현황을 살펴보면 친환경 테마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가볍게 보아 넘길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국펀드, 이명박·박근혜 펀드 울고 ‘문재인 1호’ 순항

과거 애국펀드와 그린뉴딜을 담은 新애국펀드 ‘뉴딜펀드’의 차이는 코로나19가 낳은 세계적 트렌드에 따른 정책이라는 점이다. 다만, 애국펀드의 역사에서 그린뉴딜 펀드가 닮아있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의 퇴출 전례를 볼 때 낙관하기만은 힘들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를 설치하고 녹색펀드를 띄웠다. 금융권에선 녹색금융협의회가 출범했고, 현재와 유사하게 ‘녹색성장펀드’가 쏟아졌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에는 친환경 성장기업이 주로 편입됐다. 

‘녹색펀드’가 출시될 당시,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로 시장에선 태양광 등의 친환경 ‘테마주’ 평균 수익률이 58.6%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태양광 업황이 부진해 수익률은 21.6%로 추락했다. 50개를 초과했던 녹색관련 펀드는 17개로 줄고 정권교체 등으로 관심이 줄었다. 다만 당시 조성된 일부 녹색성장펀드는 수익률을 보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 그린인덱스 펀드‘의 최근 3년 기준 수익률은 10.18%다.

박근혜 정부의 애국펀드로는 ‘통일펀드’가 있었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에 따라 시장에 출시됐으며 통일 시 수혜기업이 주로 편입됐다. 이후 남북관계가 악회되면서 위축됐고 수익률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으며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최초 통일펀드인 ‘신영마라톤코리아펀드’의 최근 3년 기준 수익률은 -6.65%다.

문재인 정부의 애국펀드는 뉴딜펀드가 두 번째다. 앞서 문재인대통령은 지난해 8월 14일 NH아문디자산운용과 ‘필승코리아 펀드’를 띄웠다. 한·일 무역전쟁으로 업황이 위기를 맞은 소재부품·장비·분야(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지난달 10일 기준 출시 1년여 만에 수익률이 56.12%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성공적인 기록을 남기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지난 3일 이같은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승코리아 펀드의 두 번째 버전인 ‘NH-Amundi 100년 기업 그린코리아 펀드’를 새로 출시했다. 이번에는 정부의 한국판뉴딜에 따른 ESG분야 기업 등이 주로 편입됐다.

◇글로벌시장 동향으로 보는 ‘뉴딜펀드’ 투자 “시야 넓혀야”

그린뉴딜 펀드는 앞서 언급된 것처럼 투자규모와 3종류로 나뉜다는 초안만 나왔을 뿐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지 않았다. 과거 이명박, 박근혜정부의 애국펀드와 달리 정부의 정책이 투입됐다는 점이 다르다. 

앞선 두 정부의 경우 민간자본을 통해 애국펀드를 띄운 반면, 이번 뉴딜펀드는 정부의 정책자금이 8조원 이상 투입된다. 정부가 뒷받침을 해준다는 점에서 과거 민간에서 펀드를 출시하고, 민간에서 손실책임을 졌던 기조와는 달리 정부가 적극적 지원에 나선다는 점에서 믿을 구석이 있는 셈이다.

다만, 선제적으로 뉴딜펀드 업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라면 친환경·에너지 부문 등 종목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조병현 연구원은 “미국에 상장된 자산 규모 Top 5 친환경 ETF들에는 수익률 편차가 꽤 존재한다”면서 “신재생에너지에 특화된 ETF의 수익률도 나쁘지 않지만, 에너지의 공급과 활용, 전기차나 수소차, 연료전지 등 보다 넓은 범위를 아우르고 있는 ETF의 수익률이 보다 우월하다”면서 “특정 분야에 집중하기보다 친환경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폭 넓은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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