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Axen COVID-19 RT’ (마크로젠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Axen COVID-19 RT’ (마크로젠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주춤했던 진단키트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한동안 코로나19 기세가 꺾이고 여러 업체가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들면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코로나19재확산에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얻고 있다.

K-방역의 1등 공신은 ‘진단키트’가 좌우했다고 해도 무색할 만큼, 국내 업체들은 코로나19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난해 11월부터 진단키트를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중국 협력사들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대한 요구가 있었던 것이다. 기업들은 최근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고, 스마트폰이나 서버 등과의 네트워킹이 자유로운 진단키트를 속속 개발하고 있다.

◇ 국내에서는 RT-PCR이 표준...시간 오래 걸리지만 정확도 높아

코로나19 진단은 분자진단, 항체진단, 항원진단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분자진단인 실시간 유전자증폭방식(RT-PCR)은 세 방식 중 정확도 95% 이상으로 가장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표준 진단법으로 사용된다. 목이나 콧속에서 검체를 추출해 여기 담긴 유전 정보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 정보를 대조해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방식이다. 

다만, RT-PCR 분석을 위해 수천만원에 이르는 유전자 증폭기가 있어야 하고, 결과가 나오는데 6시간가량 걸리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유전자 증폭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있고, 휴대용 진단제품도 나오면서 수요가 꾸준할 전망이다.

항원진단도 콧물이나 가래 속에서 채취한 검체를 이용한다. 이 방식은 별도 실험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데다가 15분 내로 검사 결과가 나온다. 임신진단키트와 비슷한 원리다. 하지만 정확도가 40~80%에 그쳐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제품은 4개에 불과하다. 

항체진단은 두 방식과 달리 혈액에서 분리한 혈청을 검체로 쓴다. 혈액을 분석해 항체의 형성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사 시간이 15분가량에 불과하고 별도 실험 장비가 없어도 된다. 하지만 항체 형성까지 감염 후 3~10일의 시간이 걸려 초기 감염자를 진단하기 어렵고, 정확도도 70~90% 수준으로 RT-PCR 방식보다 떨어져 상대적으로 방역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분자진단의 대안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 기술 개발로 90~99% 수준까지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많아진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RT-PCR 방식으로 잡아내지 못한 감염자를 찾아내거나 감염 이력, 면역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항체진단키트를 사용하고 있다.

올해 독감백신은 지난 6월에 발표한 수치보다 131만 명이 늘어 약 2천 7백만 명분이 국가출하승인 될 전망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가을·겨울철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업체들은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을 동시에 진단하는 키트 개발에 한창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한국산 진단키트, 유행할 수 있었던 까닭은?

국내 업체들이 코로나19 진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데는 업계의 발 빠른 대응이 컸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때, 호흡기 질환이 유행할 것을 대비해 업체들이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지난 3월 수출 허가를 받은 업체가 3곳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수출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만 총 87곳, 159개 품목이다. 이처럼 국내 진단키트는 개발 속도가 빨랐던 만큼, 가격도 빠르게 내려갔다. 지난 2월 테스트 1개당 20달러 수준이었던 RT-PCR 진단키트 가격은 5월 들어서 5~7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항체 진단 제품들도 중국산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게다가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실적은 변종 및 동시진단 키트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가을·겨울철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업체들은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을 동시에 진단하는 키트 개발에 한창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동시 진단키트의 허가를 준비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인 수요 또한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8개월이 넘어감에 따라 코로나19 변종키트의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또 4분기 독감 유행과 맞물려 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합한 키트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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