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중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전환 추진’

“20년 전 전문가들은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모든 기업은 AI 기업이 될 것이며 그래야 한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5월 5일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은행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해 은행의 빠른 디지털화를 요구했고, ‘AI뱅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포스트코로나 속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은행의 AI생존법과 CEO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카카오뱅크 윤호영대표(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카카오뱅크 윤호영대표(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혁신의아이콘’ 카카오뱅크가 디지털뱅크를 넘어 국내 1호 ‘디지털금융그룹’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뱅크의 대중화에 성공해 디지털뱅크시대를 연데 이어,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정식 주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디지털금융그룹으로 전환에 속도를 올린다.

카카오뱅크의 빠른 성장세를 그려보면 앞으로 보여줄 디지털금융그룹의 전망 또한 밝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7월 27일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해 3개월 만에 수신규모 4조2천억원, 여신규모 3조3900억원을 달성하며 3년 만에 디지털뱅크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6월말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수는 1100만명, 월 1회 접속하는 이용자수는 1173만명이다.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개설한 고객은 1254만명으로 경제활동의 44.3% 상당이 카카오뱅크를 이용 중이다. 20대~40대 점유율은 47.6%에 달한다. 

모바일거래에서 4대 시중은행을 월등히 따돌리며 디지털뱅크계 1인자를 확고히 굳혔다. 저금리기조로 은행 예·수신 잔액이 줄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주요상품은 호조를 맞고 있다. 대표상품인 ‘26주적금’ 누적 개설건수는 560만좌를 넘어섰고, ‘내신용정보’ 서비스 가입자도 510만명을 돌파했다. ‘모임통장’ 이용자수는 660만명이다. 2019년 상반기 55조원이었던 이체금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100조원을 기록하며 2배 가까이 늘었다.

자산규모는 24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원 증가했으며, 바젤III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은 6월 말 기준 14.03%다. 연체율은 0.22%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명목순이자마진(NIM)은 1.60%였다.

수익성, 건전성, 사업성을 모두 잡은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미래 청사진도 밝다. 카카오뱅크는 혁신을 통해 비대면 금융플랫폼을 강화하는 동시에 디지털금융그룹 전환을 위한 IP를 적극 추진중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서 “지속적인 성장과 많은 ‘카뱅 퍼스트’ 달성을 위해 보다 많은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자산 증가에 따른 규제 자본 준수를 위해 IPO를 추진할 예정이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8년이 지나 흑자전환에 성공한 해외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과 흑자전환을 이뤄냈다”며“기존 은행과 다른 카카오뱅크만의 강점인 비대면 전략과 금융 플랫폼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에 가장먼저 선택받는 ‘카뱅퍼스트’의 힘 ‘고객위한 혁신’

윤호영 대표는 디지털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IPO를 추진함과 동시에 많은 고객이 가장 먼저 카카오뱅크를 선택하도록 하는 ‘카뱅퍼스트’ 전략을 주문했다.

윤호영 대표는 지난 3월 단독대표로 취임 당시 “2017년 서비스 오픈부터 2019년까지가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재해석을 통해 모바일뱅킹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확장의 토대를 다져온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서비스의 확장과 강화된 고객 경험으로 ‘모바일 금융’ 하면 카카오뱅크를 떠올릴 수 있는 ‘카뱅 퍼스트’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위해 차별화된 디지털뱅킹 앱을 제공하고 고객의 편의성 향상을 위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신선영 카카오뱅크 홈개편 TF장은 카카오뱅크 앱이 다른 은행 앱과 차별화 지점으로 “항상 고객 관점에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출범후 챗봇상담,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등과 협업을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카오톡 메신저와 연결해 간편하게 은행과 증권거래 등을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카카오챗봇을 통한 간편 주문 솔루션으로 고객은 간편하게 주문하고 소상공인도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도 편리하게 주문을 받도록 했다. 주문부터 결제, 쿠폰적용까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통해 원스톱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현재 카카오뱅크 AI기반 챗봇 상담은 전체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8월 카카오 개발자 행사에서 신정환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소상공인들에게 모바일 기반의 간편 주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카카오 챗봇을 만들었다”며 “챗봇을 활용하면 소상공인은 손님이 집중되는 시간에도 편리하게 주문을 받을 수 있고, 손님은 종이 쿠폰 등이 없어도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로 세상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 카카오의 핵심 사업 목표”라며 ‘카카오 챗봇’, ‘카카오 인공지능(AI)’, ‘카카오맵’ 등을 카카오의 새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아시아 금융 전문지 ‘아시아머니(Asiamoney)’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최우수 디지털 뱅크에 3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상장시 시가총액 최소 4조원…장외선 이미 ‘추월’

고객을 위한 혁신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IPO를 통해 본격 디지털금융그룹으로의 반등을 노린다. 

카카오뱅크의 IPO는 투자 회수 목적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을 위해서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시점은 확언할 수 없으나 내년이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호영 대표는 “IPO는 투자 회수 목적이 아닌 지속 성장을 위한 자본 확충 목적”이라면서 “IPO시점이 언제가 될 지에 대해선 시장환경 등 여러 변수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자본금 3천억원으로 출발해 같은해 9월 5천억원, 2018년 4월 5천억원, 2019년 11월 5천억원의 3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조8천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지금처럼 카카오증권, 페이 등 디지털금융그룹의 사업 확대와 건전성 비율 유지를 위해서는 추가 자본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여태까지처럼 기존 주주 대상의 유상증자가 아닌 IPO를 통해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받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가 IPO를 통해 상장하게 되면 기업가치가 최소 4조원으로 뛴다. 지난 4일 기준 증권플러스 앱 장외시장에선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36조1445억원에 달한다. 이날 기준 은행주 시가총액은 신한금융그룹이 13조8922, KB금융그룹이 15조8007억원, 하나금융지주가 8조 4068억, 우리금융지주가 6조1176억원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빠른 성장은 카카오의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수익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결과”라며 “향후 카카오뱅크는 세계적으로도 인터넷은행 중에서도 성공 사례로 꼽힐 전망이다”라고 평가했다.

◇공격적인 IT인재 영입 및 증권·카드·글로벌시장으로 ‘영토확장’

카카오뱅크는 이같은 성장세를 몰아 디지털금융으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출범이후 줄곧 “단순히 ‘편리한 은행’이 아니라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주문해왔다. 편의성을 앞세운 디지털뱅크를 넘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자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 및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는 동시에 IT전문인력을 공격적으로 영입하면서 디지털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올해 ‘플랫폼 실험’을 통해 유통·증권·카드사들과 제휴를 통해 적극적으로 영업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와 협업을 통해 판매된 ‘26주적금 with 이마트’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2주동안 하루평균 약 4만좌가 개설되며, 총 55만6천좌가 개설됐다. 적금 납입 실적에 따라 최대 8만8000원의 이마트 할인쿠폰과 캐시백을 제공하는 적금으로, 저축이 소비혜택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26주적금 위드 이마트'는 기존 '26 적금'에 최대 8만8000원 규모의 이마트 할인 쿠폰과 캐시백 혜택을 보태주는 상품이다. 적금 납입 실적에 따라 총 6만8000원의 할인쿠폰 번호가 9차례에 걸쳐 발급된다. 만기까지 적금을 납입한 가입자가 이마트 할인쿠폰을 사용하면 최대 2만원을 돌려준다.

카카오증권 및 증권사들과 협업을 통한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도 순항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월 한국투자증권으로 시작해 NH투자증권, KB증권과 협업해 주식계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18일 기준 개설계좌는 236만300좌에 달한다.

지난 4월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켰던 카카오뱅크 신용카드는 KB국민·삼성·신한·씨티카드에서 지난 18일까지 30만700건이 신청이 접수됐다.

또 세계 최대 송금결제 네트워크 기업인 웨스턴유니콘과 협업해 ‘WU빠른해외송금’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24시간, 365일, 200개국에 1분내로 송금이 가능하며 비용을 액수와 상관없이 수수료를 5달러로 인하했다. 특히 복잡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송금 받는 사람의 영문이름을 통해 간단하게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디지털혁신 고도화를 위해 IT기술전문가 영입에도 나섰다. 지난 1일 카카오뱅크는 카경력 개발자를 공개 채용공고를 냈다. 모집 직무는 iOS 개발자, 클라우드 플랫폼, 금융 IT(코어뱅킹, 금융정보), 빅데이터 분석 및 플랫폼 등 총 20개 분야다.

카카오뱅크의 유일한 영업점이 ‘디지털’로 제한되는 만큼 고객과 접점을 위해선 IT기술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은행권 최초로 모든 IT시스템에 오픈소스를 도입한 만큼 혁신의 진화를 통해 디지털금융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기술기반 은행으로 개발자 비중이 40%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인만큼, 금융 개발 환경 자체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꾸준히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뱅크의 혁신 서비스는 카카오뱅크만의 ‘기술력’ 덕으로 앞으로도 경력 개발자 공채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추진하는 ‘디지털금융그룹’의 청사진도 맑음이다. 카카오페이를 통한 증권, 보험 등이 성과를 나타내며 카카오뱅크가 일궈갈 디지털금융그룹의 가능성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 카카오페이가 펀드 및 보험판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며 실적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카카오뱅크 또한 실적이 개선되며 핵신 신사업이 모두 매출이 증가하는 구간에 진입해 긍정적 시각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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