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난항 ‘배터리 소송’…합의금 규모만 2조원 추정
협상 난항 ‘배터리 소송’…합의금 규모만 2조원 추정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0.09.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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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의 미국 '배터리 소송' 협상이 난항에 빠져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의 미국 '배터리 소송' 협상이 난항에 빠져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배터리 소송에서 합의금 규모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합의금으로 수조원을 제시했다. 반면 지난 2월 ITC 조기패소 판결에 따라 불리한 위치에 선 SK이노베이션은 수백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언론에선 SK이노베이션이 합의금으로 수백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보도되자 이후 수천억원까지도 제시할 용의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사가 합의금 산정 근거를 달리 봤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미국 영업비밀보호법에 따라 실제 입은 피해와 경쟁상의 부당이득, 그리고 미래가치와 최근 판례를 근거로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지 않고 이직한 100여명에 대한 인건비 정도만 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LG화학은 수천억원 규모의 합의금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설사 제안을 받았더라도 이는 터무니없는 금액이라고 일갈했다.

◇ 배터리 소송 합의금 2조원 추정

업계에서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한 금액을 합의금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한 합의금 규모를 상회하는 2조원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과 성장성, ITC의 조기패소 판결 등을 고려할 때 합의금은 2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재까지 두 회사의 합의금 수준을 산정한 국내 증권사는 유안타 증권과 흥국증권 두곳이다. 양사는 합의금 규모를 약 2조원으로 추정했다.

법조계 역시 ITC 조기패소 판결을 고려할 때 LG화학이 합의금으로 수백억원 또는 수천억원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있어 ITC 역사상 조기패소 예비결정이 최종결정에서 뒤바뀐 경우도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범죄에 해당하는 영업비밀과 관련해서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즉, LG화학이 협상에 있어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미국 영업비밀보호법에 따르면 손해배상액은 ①Actual Loss(실제 피해-훔친 영업비밀 활용한 수주금액 등) ②Unjust Enrichment(부당 이득-R&D 절감 비용 등) ③Future Royalty(미래 가치-향후 수주 금액 등)를 고려해 산정한다.

특히 미국은 영업비밀 침해 건을 중대 범죄로 보고 있다. 올 2월 미국 법원은 모토로라(Motorola)와 중국 하이테라(Hytera) 간 무전기 영업비밀 소송전에서도 전직자를 통한 영업비밀 무단 침해 건에 대해 약 9200억원(7억6500만달러)의 대규모 배상액을 선고한 바 있다. 배상액은 미국 영업비밀보호법에 따라 모토로라의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침해해 얻은 하이테라의 부당이득과 고의적이고 계획적인 침해에 대한 징벌적 배상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해당 소송은 전직자(엔지니어) 3명이 수천개의 대외비 기술 문서를 유출한 사안이다. 무전기 시장 규모가 약 4조6000억원인 것에 비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현재 약 40조원이다. 2055년에는 약 1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 관련 배상액을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지난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서는 네덜란드의 반도체장비 회사(ASML US)가 중국 반도체장비 회사(XTAL)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약 1조원(8억4500만달러)의 배상액과 더불어 미국 내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하는 명령(Injunction)까지 내렸다. 소송 내용 또한 ASML의 직원들이 영업비밀을 탈취해 XTAL로 이직한 것으로 모토롤라 사례와 유사하다.

LG화학은 그간 배터리 소송과 관련해 합의의 문을 열어뒀다. SK이노베이션이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합의금을 제시할 경우 협상 여지를 둔 것이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ITC 최종 판결에서 수입금지 결정이 나온다면 미국 조지아공장 가동이 불가능해지고 자동차 회사에 계약 위반에 따른 수조원 수준의 금액을 배상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어떤 형태로든 지속적인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최종결정 이전에 SK이노베이션 측이 LG화학과의 극적인 합의를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의 배터리 전쟁 일지(자료 언론보도‧하나금융경영연구소,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의 배터리 분쟁 일지(자료 언론보도‧하나금융경영연구소,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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