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불, 홍수, 가뭄 등의 사태를 겪은 미국, 호주를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서는 기상천외한 기후변화로 몸살을 겪고 있다. 역대급 긴 장마와 폭염, 잦은 태풍까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였다. 

이 모든 것들이 긴 역사속, 국민들의 잘못된 환경인식이 켜켜이 쌓여오면서 비롯한 문제일까. 아마 지구는 가뭄, 홍수, 산불, 태풍, 재해 등을 통해 계속해서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긴 역사속 쓰레기, 매립, 소각, 바이러스 등에 관한 문제는 늘 있어 왔을 것이다. 다만, 인간이 방치하고 안일하게 반응 했을 뿐. 사실, 코로나19는 인간이 초래한 바이러스 아닐까. 인간이 환경을 훼손 시키고 동물, 식물들의 생활을 지배하면서 발생한 일종의 생화학 테러 바이러스. 

코로나19로 인해 인간도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현재.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걸어야 하는 우리는 이제서라도 지구의 신호에 반응해야 한다. 

환경문제에 대해 더 깊게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에 따른 대안까지 스스로 정해야 한다. 환경문제와 오염, 바이러스, 과학까지 기본 지식으로 숙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 

환경은, 나 하나만의 힘으로는 변화를 기대하기 힘든 사회문제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때로는 희망적이고 절망적인 환경 날 것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직면해야 한다. 

그래서 '날 것 그대로의 환경'에 대한 얘기를 도서, 다큐멘터리, 영화 세 편을 통해 독자들과 공유하려고 한다. 그 첫번째 환경 과학도서 '쓰레기에 관한 모든것'이다. 이 책의 작가는 물리학자, 기자의 직업을 가진 2인이 공동으로 저술한 책이다. 이 책을 접한 기자는 '환경 보호의 시작은 단언컨대,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편집자주>

북스힐 홈페이지 캡쳐
북스힐 홈페이지 캡쳐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곧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쓰레기는 더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쓰레기 매립지는 미래의 고고학적 유적지가 될 것이다"

저자가 독자들에 전하는 메시지다.  

책을 처음 접하면 표지 사진이 먼저 눈에 띈다. 빙산처럼 보이지만 사실 비닐봉투가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환경에 대한 일부고 쓰레기에 관한 더 많은 사실이 빙산의 아래에 깔려 있음을 표지를 통해 반증한다. 

◇ 그렇다, 우리는 지구의 경계 너머까지도 오염시켰다. 우리는 달에도 쓰레기를 버렸다 

제 1장은 쓰레기의 종류를 알려준다. 많은 사람들은 쓰레기의 대부분이 도시에서 배출 된다고 생각한다. 이에 저자 피에로와 알렉산드라는 "No"라고 말한다. 

저자는 많은 등산가들의 동경의 산 에베레스트, 그리고 우주의 달 까지 인간이 만든 쓰레기가 넘쳐난다고 경고한다. 에베레스트를 지구에서 가장 오염된 산으로 표현하면서 등산 도중에 버린 쓰레기가 자연 환경 문제의 원인으로 꼽는다. 현재 4500명의 등반가가 7000번 넘게 오른 산으로 쓰레기는 약 12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구덩이를 이용해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고 그것을 눈으로 덮는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눈으로 덮힌 엄청난 양의 소변과 오물들은 생화학 가스를 발생 시키면서 산 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기후 온난화로 인해 눈이 녹으면서 그 배설물들이 우리의 생활 공간까지 위협하는 무기라는 것. 

우주 또한 마찬가지이다. 달 착륙을 한 우주선들이 배출하는 각종 쓰레기들이 달 표면에 버려져 있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말한다. 

21세기 초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쓰레기 매립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또 우리가 자초해서 벌어지는 해양쓰레기, 바다 생물 몸 속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봉지, 쓰레기들까지 말이다. 인간이 버리고 버리는 양심없는 행동들로 피해보는 동식물들의 환경까지 알게됐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나가면서 인류가 환경에 행하고 있는 야만적인 행동들 만큼이나 도덕적이고 선한 행동들이 활발히 행해지고 있어 상쇄되고 있다는 낙관적인 사실들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또 인간이 잘살기 위해 만들어진 에어콘, 냉장고가 만들어낸 수소화불화탄소. 이 원료가 오히려 인간의 수명을 단축 시키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됐다.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산업적인 제품들이 이제는 인간을 죽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내용도 사실적으로 나와있다. 쓰레기 분리수거가 가장 좋은 방법인 줄 알았겠지만, 매립, 소각을 거치면 다 똑같은 쓰레기 일뿐. 처음부터 쓰레기의 발생을 줄여야 한다. 이는 불필요한 소비와 지출을 줄이는 것에 비롯된다. 저자는 농경 시대 농부들이 바로 이 최상위의 쓰레기 관리법인 쓰레기 발생 줄이기를 예방했다고 말한다. 농부들은 소비하는 것보다 있는 것들을 활용하고 쓰고 아끼는 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기술 발달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정책으로 우리의 경제는 순환 경제로 바뀌게 됐다. 

◇ 사서 쓰고 버린다...제한된 수명 주기를 따라야 한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에 오래쓸수 있는 물건을 만드는 기업들은 현재 제품의 수명을 조작한다. 핸드폰을 2년 이상 쓰면 밧데리가 현저히 줄거나 데이터 케이블은 세달을 넘어가지 못한다. '아나바다' 지향했던 우리나라는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에서 사서 쓰고 버리고의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그에서 오는 폐기물들. 저자들은 이 선형경제의 시스템을 순환경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폐기물들을 재활용해 원자재로 다시 쓸 수 있도록 순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처음부터 재 설계가 이뤄져야 하고 이 설계는 한 제품을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재 탄생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똥'을 기증한다는 재미있는 이슈도 소개한다.  미국의 오픈바이옴이라는 회사에서 엄격한 건강 관리를 통과한 기증자들로부터 똥을 받아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박테리아를 치료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는 현실을 알려준다. 또한 우리가 똥에 가지고 있는 편견에 비례해 대변으로 발생한 에너지가 수십 억의 가치가 있음을 강조한다.

앞서 기후변화로 생긴 또다른 수식어가 인간에게 생겼다. 난민이다. 난민은 인간이 만들어낸 인종의 결과다. 책에서는 난민을 넘어 환경인종주의를 말한다. 

지구에 넘쳐나는 쓰레기들은 선진국보다 빈곤국가에게 더 막대한 피해를 준다. 쓰레기 오염으로 인해 물이 썩어가고 있고, 땅이 말라가며, 흙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선진국은 이를 과학의 기술로 관리를 하지만 빈곤국가들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이 환경의 빈곤화 격차를 만들어낸다. 이는 단지 인종주의로만 볼수는 없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다. 미세먼지를 매일 마시며 미세플라스틱과 각종 유해물질이 범벅인 식자재가 넘치는 요즘. 그 각종 쓰레기들은 서울 보다는 농사터전을, 도시보다는 바닷가를 오염시키면서 서울의 안녕을 위해 지방을 밟는 격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역간의 환경 격차를 더욱 깊게 만들어내는 요인이 됐다.

이에 식자재, 각종 폐기물을 포함한 제품들, 쓰레기들에 대해 어떻게 재활용 되는지에 대한 부분도 소개한다. 특히 유럽, 미국 등의 환경 단체들이 재생산과 환경격차를 줄이기 위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이는 시각적으로 쉽게 알 수 있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탈리아에서 재사용을 위한 환경 단체가 활성화되어 있는 사실도 인상깊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정부의 분명한 친환경 정책이 동반되고 그에 맞는 기업가들의 환경 의식이 동반되지 않으면 우리의 땅에 미래가 없다는 현실이다. 이는 국민 하나하나가 제대로 알아야 기업과 정부에 환경적인 부분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건 나 자신 밖에 없다는 메시지까지 포함하고 있다.

《쓰레기에 관한 모든 것》은 환경 보호를 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책이 아니다. 단지 기자, 생물학자로 우리의 환경 현실을 수치와 사진, 검증된 문제를 살펴보면서 이 문제들에 대해 독자들에게 간접적으로 해야할 행동에 대해 여지를 남긴다. 또 쓰레기도 자원이 될 수 있고 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담겨 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인간들의 환경에 대한 태도와 인식을 바꾸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양의 통계가 필요한 것일까. 훗날 거대한 쓰레기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후손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소름이 돋았다. 인류는 정말 답이 없는 존재일까. 새로운 형태의 인종주의는 인류가 얼마나 더 많은 오염에 노출될지를 선택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행성인 지구를 쓰레기 더미로 만드었으면서 우주와 달, 다른 행성을 관찰할 자격은 있는 걸까. 코로나 사태에 직면해 있는 우리는 아무도 가본적이 없는 길을 가고 있다. 더이상 갈곳이 남아있기는 한걸까. 스스로 환경에 대한 과제를 내보는 시간을 가져야할 때다.  

마지막장을 읽고 나니, 영화 매트릭스 속 스미스 요원의 대사가 생각났다. 

"네 종족을 어떻게 분류할지 생각하다 떠오른거야. 너희는 포유류가 아니았아.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는 본능적으로 주변환경과 공존하는데 너희 인간은 안그래. 어떤 장소로 이동하면 거기서 자연자원이 바닥날때 까지 번식하고 또 번식하지. 너희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또 다른 장소로 퍼져나가는 거야. 이 지구에는 똑같은 패턴을 따르는 유기체가 또 하나 있어. 그게 뭔지 아니? 바이러스야. 인류라는 존재는 질병이야. 지구의 암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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