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2년차, 은행의존도 높으나 자산건전성 유지하며 글로벌 영토확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ESG경영에 광속행보를 밟고 있다.(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우수한 자산건전성과 해외사업 기반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지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모펀드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충당금 증가로 상반기 실적이 감소했으나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일 신용평가공시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주식회사(나이스신평)는 지난달 25일 우리금융지주의 기업 신용등급을 AAA로 확정했다. AAA등급은 개별신용등급별 정의 기준에서 가장 상위등급으로 예측가능한 수준의 외부환경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 수준일 때 부여된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연결재무재표 기준 상반기 약 77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약 1조2720억원을 달성한 전년 동기 대비해선 절반가까이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환매중단 된 사모펀드에 대한 선지급비용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이를 제외한 수치는 전년과 유사하다.

나이스신평은 우리금융지주가 해외사업 기반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와, 우수한 자본건전성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은행 수익의존도가 높지만, 11개의 자회사와 디지털·글로벌·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은행지주사 전환 2년차, 은행 의존도 낮추고 사업 다각화 

우리금융은 지난해 1월 은행지주사체제로 전환해 대형 은행지주계열 중에선 늦깎이 지주사다. 현재는 은행 수익의존도가 90%를 차지해 경쟁 그룹대비 비은행 부문이 취약하다. 

우리금융은 은행지주사체제 전환 이전인 2001년 최초의 금융지주사로 출범해 M&A를 통해 몸집을 늘려왔지만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정부가 공적자금회수를 극대화하면서 비은행을 중심으로 주요계열사들의 매각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비은행 경쟁력이 약화됐다. 이후 우리은행이 2014년 구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합병하면서 기존의 금융지주체제가 해체됐다가 지난해 4년 2개월 만에 지주사체제로 복귀했다.

우리금융의 자산 및 이익 비중에서 은행부문이 높은 수준이나, 우리카드를 포함한 11개의 자회사와 아주캐피탈 등의 비은행 금융사 M&A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안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지형삼 나이스신평 연구원은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경우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우수한 이익창출력 등을 바탕으로 그룹 전반적인 신용도를 견인하고 있으며,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도 최근 3년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 중이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4년부터 해외현지법인 7개를 설립하고 수익성이 높은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넓혀 지난 3월 기준 국외 지점을 29개로 확대하고 국내외 고객수도 2412만명으로 늘렸다. 국내 금융사중 최초로 26개국 452개 글로벌 네크워크를 갖췄으며, 올해는 현지에 전용 디지털 플랫폼을 선보이며 비대면 경쟁력도 강화했다. 지난 3월 31일 우리은행은 KCC정보통신과 베트남 현지에 '우리WON뱅킹 베트남 앱'을 출시한 바 있다.

또 기업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기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양호한 여신 성장세를 나타냈다. 3월말 총 여신은 전년 동기 대비 249.8조원으로 중소기업대출 35.9%, 대기업대출 15.2%로 우수한 기업금융실적을 보였다. 

한국기업평가주식회사는 지난달 25일 발행된 평가보고서에서 “일반은행 여수신 점유율이 20% 내외로 유지하며 우수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부문의 경쟁우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여신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은 만큼 코로나19발 경기침체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우수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여신 비중을 축소한 만큼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양호한 자산건전성지표 유지, 안정적 수익창출 가능 전망

상반기 실적이 타 경쟁사 대비 열등한 성적표를 받았으나, 자산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먼저 코로나19로 급증한 기업여신 리스크에 대하 업황이 저조해진 조선, 해운, 건설, 자동차 여신 비중을 축소했다. 우리은행의 4대 취약 업종 여신 비중은 2015 년말 7.9%였으나 올해 6월말 3.7%로 축소해 리스크 부담을 줄였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6월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0.38%, 연체율 0.31%, 우량자산비율 85.4%, NPL 커버리지비율 136.4% 를 각각 기록하며, 안정적 수준을 보였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4%로 ROE는 은행지주평균인 8.3%를 상회했다. 

또 지난 6월 내부등급법 승인 획득에 따라, BIS자본비율이 3월말과 비교해 12.7%로 개선됐다.

다만, 양호한 자산건전성 지표와 리스크 관리에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 리스크는 잔존해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가계 및 기업부문의 부채상환능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3~2016년 3년간 적극적으로 여신 규모를 확대했던 가계여신과 기업여신의 리스크도 잠재적으로 존재한다. 

지 연구원은 “전반적인 수익성 지표는 최근 4년간 개선 추세를 나타냈다”면서 “사업 다각화 과정이 자본적정성 지표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차원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우수한 이익창출력, 그리고 향후 자본증권 발행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자본적정성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을 바탕으로 그룹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미래 손실흡수 능력 제고로 하반기에는 추가적인 일회성 비용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고, 그룹 차원의 ‘턴어라운드’ 전략을 기반으로 한 영업력 회복과 감독당국의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개선된 자본비율로 현재 시장환경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ylife1440@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