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안나 트래쉬 버스터즈 이사 인터뷰

트래쉬 버스터즈 본사 현장/그린포스트코리아
트래쉬 버스터즈 본사 현장/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하루 발생 폐기물은 41만톤 수준으로 5년 전보다 3만톤가량 늘었다. 한국은 단위면적당 쓰레기 발생량이 많다. 유럽 플라스틱·고무 협회(EUROMAP)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이미 세계 최고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더 늘리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는 플라스틱의 표면에서 최대 2~3일 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결과가 밝혀졌는데도 말이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오히려 다회용기를 쓰는게 낫다고 말한다. 가정의학과 문 정원장은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일회용품보다 다회용기를 세제로 잘 닦고 말려서 쓰는게 오히려 안전하다"며 "코로나19의 불안때문이라면 더더욱 다회용기가 낫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는 축제나 지역행사 등은 어떠한가. 만약 이 상황에 축제까지 강행했었다면 아마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지난해 여의도 불꽃놀이축제에서 나온 쓰레기 양은 50톤에 육박했다. 여기에 국내 각종 행사와 지역축제에 코로나19까지 더했을때 나오는 쓰레기의 양은 가늠할수 조차 없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1회용품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최대한 다회용품을 사용하고, '1회용품을 사용해야 안전하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충분한 세척을 거친 다회용기는 1회용품보다 안전할 수 있으며 환경에도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배달음식, 배송서비스 또한 최소화하고, 기업들에게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한 배달을 요구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일상 속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놓쳐서는 안 된다.

최안나 트래쉬 버스터즈 이사/그린포스트코리아
최안나 트래쉬 버스터즈 이사/그린포스트코리아

이에 ‘1인당 일회용품 사용량 1위’를 해결해보자고 나선 기업이 있다. 

"1회용품이 익숙한것 뿐이다. 다회용기 실천이 어려운 것. 하지만 종량제 봉투나 플라스틱빨대 안쓰기 등도 불과 몇년 안된 일이다. 사실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환경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은 층에게는 힙한 문화로, 중년 이상 층에게는 당연한 삶으로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바꿔야 하는 가벼운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와같은 비슷한 고민을 했던 친구들이 모여서 '트래쉬 버스터즈'를 만들었다" 

축제 기획자 곽재원·브랜드 컨설턴트 김재관/디자이너 최안나/설치작가 곽동열/업사이클링 작가 ‘저스트 프로젝트’ 이영연까지 합류하면서 4인 1색의 환경기업이 만들어 졌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공동창업자 중 최안나 디자이너를 만나 국내 환경 시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최안나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 쓰레기 없는 축제 만들기...어떤 의미인가.

A : 2019년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 및 정부 주관, 주최로 진행되는 크고 작은 행사만 약 15000개에 이른다. 한 행사에서 한 사람이 먹고 마시고 쓰는 플라스틱이 3개라고 기준했을때 나오는 일회용품의 갯수는 세지 못할만큼 어마어마 하다. 

그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았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면 다회용기를 그만큼 편하게 쓸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우선 축제나 행사에서 다회용기를 대여-회수-세척·살균-재사용 방식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푸드트럭의 음식을 조사해서 겸용으로 쓸 수 있는 다회용기를 제작했다. 소재는 인체에 무해하고 들고 다니기에도 가벼운 피피(PP)로 만들었고, 공장을 찾아다닌 끝에 훼손 됐을 때 원재료로 다시 재생가능한 순환시스템을 만들었다. 

최 안나 이사가 세척기를 소개해주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최 안나 이사가 세척기를 소개해주고 있다/그린포스트코리아

Q :  시범을 해봤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A : 서울인기페스티벌에서 3천명 기준 시범 프로젝트를 했다. 이들은 식판·컵·수저·포크 등 일인용 공유식기 세트를 입장객들에게 보증금을 받고 준 뒤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전량 회수했다. 

2018년 축제 때 3만5천리터나 나왔던 쓰레기가 지난해에는 800리터로 쓰레기 봉투 큰거 다섯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98%가 감소한 결과. 일회용품은 13만개가 줄었고,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여기서 대규모 쓰레기의 주범이 일회용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소비자들은 ‘이렇게 깨끗한 페스티벌은 처음’, ‘다음에도 꼭 참가하겠다’ 등등 호평도 역대급”이라는 반응이었다. 

현장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위해 UV 필터에서 식기류를 직접 꺼내 제공하는 서비스를 했으며, 보증금을 받을때는 편리성을 위해 QR코드로 접수 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붐비지 않았고 빠르게 현장에서 대여 업무를 할 수 있엇다. 

Q : 제품을 PP소재를 사용하는데? 이유는. 

A : 이 부분에 많은 고민을 했다. 다른 소재도 생각했지만 위생과 안전, 세척, 파손, 무게 등을 다 따져 봤을때 PP가 최고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만한 소재여야 되기 때문이다. PP의 가장 큰 장점은 300~500회 사용을 한 뒤 파손이 됐다면 녹여 원료로 재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충족한 소재가 PP였다.  

Q : 코로나19에 주춤하지 않나. 계획이 있나.

A : 청년프로젝트 투자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2년간 운영할 수 있는 투자금은 확보해 둔 상태다. 2020년에 코엑스, 밤도깨비 등 다양한 수십개의 축제와 행사와 협업 계획에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무산 됐다. 이에 내년을 더 탄탄하게 할 수 있는 준비기간으로 임하는 중이다. 
CGV와 각종 프랜차이즈, 장례식장과도 협업 중에 있다.

Q : 아이덴티티는. 

A : 일회용품을 쓰는 곳을 찾아 가서 해당 점포의 분위기르 바꿔 주는 것이다.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는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으니 우리같은 기업이 잘 모델로 나와 준다면 자연스럽게 확산 되어 문화로 자리 잡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의 행동은 곧 문화가 된다. 그러려면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축제 현장에서 대여하는 집기의 숫자를 나타낸다. 이는 쓰레기가 주는 숫자와 같다./그린포스트코리아
축제 현장에서 대여하는 집기의 숫자를 나타낸다. 이는 쓰레기가 주는 숫자와 같다./그린포스트코리아

Q : 요즘 환경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 것 같나.

A : 환경이라는 카테고리가 참으로 재미있는 게 젊은 세대 층에서는 생활 속에서 환경을 생각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에코백 사용, 텀블러 쓰기 등이 그에 일환이다. 한계점이 보여서 그렇지 그런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 

우리나라는 환경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환경이 어렵다고 느끼면 안된다. 단순히 플라스틱을 쓰면 쓰레기 양이 많아 지기 때문에 환경에 좋지 않다. 그러려면 안쓰는게 답이다. 이게 무슨 어떤 소각장, 매립지 등을 왜 신경 쓰냐. 그건 전문가들이 할 몫. 

젊은 층은 환경이라는 카테고리를 힙한 문화로 자리잡게 노력하고, 중노년 층은 이때까지 있었던 환경에 대한 인식을 고착화 시키지 말고 다른 방식으로 풀어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지만 국가와 기업이 뒷받침을 해준다면 분명 승산은 있다. 

종량제 봉투 쓰기, 플라스틱 빨대, 플라스틱 컵 안쓰기 등 우리가 일궈낸 결과들이다. 그 당시 불편했지만 지금 불편한가? 지금은 이미 삶에 녹여 있기 때문이다. 일회용품 안쓰는 것의 문화도 그렇게 서서히 삶에 녹아 버리면 된다. 그러려면 지금 우리가 다음 세대를 위해 먼저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코로나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간절히 기도한다.  

이들은 한해 평균 국내에서 열리는 1만2천건의 축제에서, 5천명 기준으로 회당 100리터 150개 분량의 쓰레기가 나오고 회당 일회용품만 약 600만원어치가 소비된다며, 이를 다회용품 대여 시스템으로 바꾸면 연간 700억원의 일회용품 제작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축제만이 아니라, 배달용기, 카페의 테이크아웃컵, 극장의 팝콘컵, 경기장, 장례식장 일회용기 등 다양한 일상의 다중행사에서 일회용품을 다회용 공유식기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vitnana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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