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쓰레기’...몸살 앓는 강과 바다
밀려드는 ‘쓰레기’...몸살 앓는 강과 바다
  • 이민선 기자
  • 승인 2020.08.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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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54일 동안 이어진 역대 최장 장마와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전국 곳곳이 피해를 보았다. 농작물 피해는 물론, 42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8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장마가 끝난 뒤 강과 바다 역시 몸살을 앓고 있다. 강과 호수는 하천에서 떠밀려온 쓰레기로 인해 쓰레기 섬이 만들어졌고, 바다는 쓰레기가 띠를 이루어 물살을 따라 떠돌면서 조업 차질은 물론 어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계속되는 폭염으로 쓰레기 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뿐더러, 오는 26일 태풍 ‘바비’가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 “집중호우에 떠내려온 쓰레기...언제쯤 다 치울 수 있을까요.”

인천에서는 매년 80억 원 안팎의 예산이 투입돼 5천t 이상의 해양쓰레기가 수거되고 있지만, 해양쓰레기의 양은 줄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사진은 송도바이오대로 대교 주변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인천에서는 매년 80억 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해 5천톤 이상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해양쓰레기의 양은 줄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사진은 송도바이오대로 대교 주변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이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중부권 최대 식수원 대청호에는 폭우로 대청호에 밀려 들어온 쓰레기가 무려 2만500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청호는 거의 매년 장마·태풍 때 떠밀려온 쓰레기로 매년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해마다 수거비용도 만만치 않다. 2016년에는 2만5519㎥의 쓰레기를 치우는 데 13억4000만원이 들었다. 올해는 장맛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쓰레기 유입량이나 수거비용이 이때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원주지방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 한강 유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 등에 유입된 부유물이 6만6300㎥인 것으로 집계했다. 

인천 앞바다 역시 한강 상류에서 쓸려 내려온 해양 쓰레기로 가득하다. 우리나라 바다 중 가장 많은 쓰레기가 밀려들어 오는 인천 지역은 매년 40~50톤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데, 올해는 8월 11일을 기준으로 벌써 50톤을 넘었다. 인천시는 해양쓰레기 양이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오는 10월까지 쓰레기 수거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이 쓰레기가 당장 식수원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부유물이 오랜 기간 물에 머무를 경우 수질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이 쓰레기들이 20일이 지나면 가라앉기 시작해 이미 수질 오염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 쓰레기 비용 처리는 누가?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지난 7월과 8월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포함한 남해안 일대 쓰레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바닷가 곳곳에 수많은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녹색연합은 해양 환경전화를 위한 제도와 조직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지난 7월과 8월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포함한 남해안 일대 쓰레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바닷가 곳곳에 수많은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녹색연합은 해양 환경전화를 위한 제도와 조직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물폭탄 수준의 집중호우로 떠내려온 쓰레기는 나무나 갈대부터, 빈 병과 플라스틱, 폐타이어나 폐가전, 동물 사체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렇게 수거된 쓰레기는 위탁업체에서 옮겨 특수폐기물로 매립 처리한다. 처리 비용은 톤당 32만원이다. 생활 쓰레기 처리 비용인 21만원보다 무려 11만원이나 비싸다.

특히 올해는 큰비가 계속돼 예년보다 쓰레기의 유입량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상류 지역에 위치한 댐이나 호수 등 떠내려온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는 지자체는 인근 지자체의 처리 비용 분담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마철 유입되는 쓰레기 처리 문제가 매년 반복되는 것은 물론, 발생량이 줄기는커녕 증가하면서 다른 지자체에서 떠내려온 쓰레기 처리 비용까지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대청호만 해도 올해 쓰레기 유입량은 예년의 9천㎡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이를 줄일 수 있는 인근 유역 등의 근본적인 관리는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 매년 유입되는 쓰레기 처리 골머리...근본적인 해결책 마련해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제공
해양쓰레기 차단 시스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단체들은 쓰레기가 강과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는 작은 하천에도 부유물 차단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먼바다로 쓰레기가 떠밀려 나가는 것을 방지하려면 강에서부터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며 “부유물 차단시설을 하천 곳곳에 설치해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인천시는 육지에서 떠밀려오는 해양쓰레기를 막기 위해 강화군 황산도와 가도 사이에 있는 염하수로에 길이 300m의 부유물 차단시설을 설치한 바 있다. 또 부유 차단막으로 수거할 수 없는 쓰레기는 환경정화선을 운영해 추가로 거른다. 

한편,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한반도에는 올해와 같은 홍수나 집중호우, 폭염 등이 더욱 자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해마다 반복되는 장마철 쓰레기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양 유입을 최소화하고 전용 전처리시설 확대, 해양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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