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기상청장 태풍 바비 관련 브리핑, 자료에 날짜 오기
뉴스특보 브리핑 장면에는 약 15초간 정적만 흘러

23일 김종석 기상청장이 태풍 바비에 대해 브리핑하던 당시의 자료. 기상청은 태풍이 26~27일에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화면 오른쪽 예상 최대순간풍속을 설명하는 자료에서 날짜가 19, 20일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KBS뉴스 캡쳐, 독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23일 김종석 기상청장이 태풍 바비에 대해 브리핑하던 당시의 자료. 기상청은 태풍이 26~27일에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화면 오른쪽 예상 최대순간풍속을 설명하는 자료에서 날짜가 19, 20일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KBS뉴스 캡쳐, 독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기상청장이 태풍 바비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날짜가 잘못 표기된 채 방송됐다. 예보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청장이 직접 브리핑하는 자료의날짜가 잘못 적혀 기상청 스스로 자신들의 신뢰를 깎아내린 셈이 됐다.

김종석 기상청장이 23일 태풍 바비의 예상경로 등에 대해 직접 브리핑했다. 이 과정 중 예상 최대순간풍속을 전하는 과정에서 “26일 새벽이 되면 최대 바람 풍속이 50~60m/s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화면에 나타난 브리핑 자료에는 26일이 아니라 19일로 표시되어 있었다. 기상청장은 자료를 보며 19일이라고 발언하려다 순간 날짜가 이상함을 깨닫고 잠시 머뭇거렸는데, 그 과정에서 약 13초간 ‘아~’하는 말 말고는 화면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 과정은 뉴스를 통해 그대로 방송됐다.

KBS를 통해 보도된 기상청 브리핑 뉴스에는 네티즌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기사 댓글창에는 24일 오전 현재 “방송사고로 느껴진다” “무슨 발표를 이런 식으로 하느냐” “이러니 예보가 맞겠느냐”는 등의 불만이 그대로 남아있다.

기상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오타가 있었다. 바로 확인해 관련 내용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KBS 뉴스도 “기상청 작성 프리젠테이션 자료에서 (중략) 날짜, 위치 등이 잘못 기입돼, 아래 수정한 페이지를 게시하여 바로 잡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기상청은 예보의 정확성 등과 관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기상청이 기록적인 폭염을 전망한 가운데 정작 여름 내내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예보가 정확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쏟아졌고, 지난 8월 9일에는 정세균 총리가 직접 “기상예보 적중률을 높여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회를 통해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기상 오보에 따라 결항하거나 회항한 국내 8개 항공사 비행기가 총 1752편으로 파악됐다”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기상청장이 직접 브리핑에 나선 것은 집중호우에 이어 북상 중인 태풍에 그만큼 국민적인 우려와 관심이 쏠려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브리핑 자료에서 가장 기본적인 팩트에 해당하는 날짜에 오타가 생기면서 기상청은 또 한번 스스로의 신뢰도를 하락시키게 됐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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