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설립된 KT&G...알고 보면 137년차 재계 맏형
궐련형 전자담배로 러시아 진출, 글로벌 시장 확대 본격화
탄탄한 시장 영향력, 계열사와의 시너지 등으로 입지 다져
3분기 이후 전망 ‘맑음’ 예상...해외시장 성장 기대돼
환경 경영도 합격점, 다양한 노력 기울이는 중

코로나19 여파로 재계와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돕니다. 세계 곳곳의 공장과 상점이 문을 닫고 소비자들의 생활 습관이 변하면서 기업들은 줄줄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또 한 번의 시련입니다.

대한민국은 이 위기에서 슬기롭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절망할 필요 없습니다.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합니다. 코로나 최일선에서 밤낮으로 바이러스와 싸운 의료진의 노력이 빛을 본 것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위기에 굽히지 않고 정면으로 맞설 또 다른 영웅들이 있습니다.

동방의 작은 나라, 내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지만, 우리에게는 세계 시장을 이끌만한 여러 기술과 앞선 제품이 있습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 선배,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선배가 지금은 없지만, 그들 못잖은 후배 기업인들이 앞선 세대가 일군 땅에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떨어진 ‘기운’을 확실하게 ‘업’시켜 줄 경제 주역들, 국내 대표 기업과 CEO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연재합니다. 스물 다섯번째 순서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새 판로를 찾는 KT&G입니다. [편집자 주]

KT&G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러시아와 터키에 총 1억원 상당의 진단키트를 지원했다. 지난 5월 초 인도네시아 정부에 진단키트 6300개를 지원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KT&G 제공
KT&G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러시아와 터키에 총 1억원 상당의 진단키트를 지원했다. 지난 5월 초 인도네시아 정부에 진단키트 6300개를 지원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KT&G는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KT&G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KT&G는 판매량 기준 세계 5위 규모 담배회사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지난 2분기 선방하며 하반기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담배’라는 제품의 특성상 소비자 대상 마케팅 활동 등에 다소 제약이 있지만, 적극적인 해외 진출 등으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2020년 8월 현재, 국내 대다수 기업에게 가장 큰 변수는 바로 코로나19다. KT&G도 코로나19의 영향력 안에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줄면서 면세 수요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흡연자들이 면세점에서 반드시 구입하는 물품 중 하나가 담배임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KT&G가 맞닥뜨린 진짜 변수는 다른 데 있다. 담배를 향한 시선과 다양한 금연정책, 그리고 제품의 특성상 미래 세대 소비자에게는 홍보할 수 없다는 제약 등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담배는 나쁜 것’이라는 인식에 대한 대처다. 이에 이들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과 전자담배 시장 선점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 관련 분야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1987년 설립된 KT&G...알고 보면 137년차 재계 맏형

KT&G는 1987년 4월 설립된 기업으로 나이로 따지면 34살이다.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는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하는 셈이다. 하지만 기업의 뿌리를 찾아가면 KT&G는 맏형 뻘이다. 이곳의 시작은 1883년 조선 후기로 거슬러 간다. 국영 연초제조소 순화국을 설립하고 6년 후 대한제국 시절(고종36년)에 궁내부 내장원 삼정과를 설치했던 게 역사의 시작이다.

이후 세월이 흘러 1952년 전매청으로 개편되고 다시 30여년이 지나 한국전매공사가 창립된게 1987년이다. 이듬해인 1988년에는 담배 시장이 개방됐고, 1989년 한국담배인삼공사가 세워졌으며 1999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20세기에 이미 100년 기업을 이룩한 셈이다.

2000년대 이후에도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2002년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사명을 주식회사 케이티앤지(KT&G)로 바꿨고 2004년 태아산업 인수, 2007년 상상마당 홍대 개관, 2008년 이란과 러시아 현지법인 설립에 이어 2010년에는 러시아 공장을 준공했다. 이듬해에는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인수하고 품질실명제와 친환경 소재 적용 정책을 폈다. 아울러 신약개발 벤처기업 머젠스도 인수했다.

2012년에는 KT&G생명과학을 출범시켰다. 이어 2016년에는 서울 남대문에 호텔을 오픈했다. 2017년에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하고 이듬해인 2018년에는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광폭행보를 보였다. 사람들은 KT&G라는 이름에서 담배만 떠올리기 쉽지만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 2분기 영업이익 3947억...코로나19 변수 속 선방 평가

최근 실적은 괜찮았다. KT&G 2분기(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한 1조 318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47억원으로 1.1% 감소했지만, 부진했던 해외사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이 기간 국내 궐련 담배 시장에서 KT&G 시장점유율은 63.4%를 기록했다. 전자담배 부문에서는 신제품 등이 인기를 얻으며 점유율 33.3%를 기록했다. 해외 사업에서는 중동 등 주력시장에서 회복세를 기록하면서 판매량을 9.4%늘렸다. 139억개비를 수출하며 매출액은 2864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중동시장 수출 물량이 늘고 중남미·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 등에 힘입어 연간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담배 릴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수출되면 실적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KT&G는 2분기 실적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면세채널 매출 감소에도 국내 담배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며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밝히면서 “중동시장이 회복되며 하반기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KT&G 거울 삼성동 사옥(주현웅 기자)2019.3.4/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실적은 괜찮았다. KT&G 2분기(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한 1조 318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47억원으로 1.1% 감소했지만, 부진했던 해외사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KT&G 사옥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궐련형 전자담배로 러시아 진출, 글로벌 시장 확대 본격화

실제로 KT&G는 해외진출에 적극적이다. 지난 18일 KT&G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협업해 궐련형 전자담배 ‘릴 솔리드’와 전용스틱 ‘핏’을 러시아에서 첫 출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KT&G는 “러시아는 최근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높고 시장 규모가 큰 지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지에 출시되는 릴 솔리드는 다크네이비, 화이트, 블루 3가지 색상이며 전용스틱은 핏 레귤러(Fiit REGULAR), 핏 바이올라(Fiit VIOLA), 핏 크리스프(Fiit CRISP) 3가지 종류”라고 덧붙였다.

양사는 이번 러시아 출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KT&G는 3년 동안 전자담배 제품을 PMI에 공급하고 PMI는 한국을 제외한 해외시장에서 PMI의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해 KT&G 제품을 출시 및 판매할 예정이다.

KT&G의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 6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던 러시아와 터키에 총 1억원 상당의 진단키트를 지원한 바 있다. 앞서 지난 5월 초 인도네시아 정부에 진단키트 6,300개를 지원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당시 KT&G는 “러시아와 터키에서 해외사업장을 운영 중인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위기상황 극복을 돕기 위해 진단키트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 탄탄한 시장 영향력, 계열사와의 시너지 등으로 입지 다져

KT&G가 시장에서 마주하는 변수, 그리고 항상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있다. ‘담배’에 대한 시선과 그에 따르는 규제다. 실제로 금연은 국내 보건복지 분야의 주요 정책 중 하나다. 그러다보니 국민건강증진법 등에 따라 담배는 마케팅 활동에 제약이 많다.

우선 광고가 어렵다. 담배는 다른 제품이나 상품과 달리 증정품 등을 이용한 마케팅이 불가능하다. 광고 관련 규제도 많다. 적잖은 제품들이 향상된 품질이나 편리한 기능, 또는 다양한 서비스를 가지고 홍보하지만 담배는 그러기가 어렵다. 과거 종종 보이던 담배 관련 광고가 출시 일정을 안내하는 등에 그친 것도 이런 이슈와 관련이 있다.

고객층을 확대하는데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미래 세대 주력 소비계층이 될 10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는다. 하지만 담배는 그럴 수가 없다. 게다가 출산률이 줄어들고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것도 변수다. 이를 두고 KT&G가 해외진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부분도 이런 변수와 일부 관련이 있다는 시선이 제기된다.

다만 KT&G가 담배사업만 벌이는 건 아니다. 이들은 다양한 사업영역을 갖추고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KGC인삼공사와 KGC 예본으로 인삼, 한방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화장품 및 관련 상품의 제조·판매를 진행하는 코스모코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의약품 원료 및 완제품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영진약품, 그리고 호텔사업을 영위하는 상상스테이 등도 계열사다. KT&G는 담배 시장에서의 탄탄한 영향력과 더불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입지를 다져왔다.

◇ 3분기 이후 전망 ‘맑음’ 예상...해외시장 성장 기대돼

향후 전망은 어떨까. 증권가에서는 3분기 이후 하반기 전망은 대체적으로 순조롭게 본다. 이베스트증권 심지현 연구원은 “담배 관련해서는 중동시장 7~8월 수출 물량이 확보되어 있는 상태며 하반기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면서 “중동권역은 수출 연간 목표 초과달성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한유정, 노희재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을 3955억원 규모로 예상하면서 “3분기 일반담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인삼공사의 면세 채널 공백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명절 성수기를 맞아 법인 채널의 회복이 예상돼 영업이익 감소 폭은 –15%에 그칠 전망”이라고 내다보았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KT&G가 최근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으나 향후 주가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증선위 조사 관련 우려가 해소됐고 3분기부터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동 수출 회복과 부동산 분양 매출 증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았다. 아울러 “전자담배 수출 관련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면서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3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와 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 역시 해외 시장에 주목했다.그는 “중동향 수출이 상반기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필립모리스 유통채널을 통한 릴 해외 출시도 호재로 봤다. KT&G는 기기와 핏, 믹스 등을 필립모리스에 수출하고, 릴 판매수익 일부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박 연구원은 “KGC는 3분기 면세 급감에도 명절 성수기 효과로 고정비 부담이 2분기 대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KT&G복지재단 봉사단원들이 캄보디아에서 교육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KT&G 제공) 2020.1.14/그린포스트코리아
KT&G는 환경 경영과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사진은 KT&G복지재단 봉사단원들이 캄보디아에서 교육 봉사활동을 진행하던 당시의 모습. (KT&G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환경 경영도 합격점, 다양한 노력 기울이는 중

KT&G는 환경 경영 측면에서도 최근 긍정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역주민과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인 사업장을 구현하기 위하여 철저하게 수자원 사용과 배출수, 폐기물을 관리하고 있다.

환경적인 측면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KT&G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저감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수립하여 폐기물을 관리하고 있다. 제조공정에서 발생되는 부산물 감소기술 개발로 원재료 사용량을 줄여가고 있으며, 공정에서 분리된 원재료 재활용 기술확보를 통해 자체적인 부산물 재활용률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제품의 품질도 제고하고 있다.

지하수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정개선을 통한 냉각수 재활용도 시행하고 있다. 에프터쿨러 냉각수 유출배관을 저수조로 가는 지하수관에 연결해 냉각수를 100% 재활용함에 따라 에너지 사용을 절감시키는 동시에 쿨러 냉각수의 충분한 공급을 통해 압축공기 품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온실가스·에너지 규제 대응에도 적극적이다. 국가 전력수급 문제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대응 체제를 확립하고 전력수급 안정화 지원을 위해 공장별 자체 하/동절기 긴급절전 시나리오를 수립해 운영한다.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간인 오전 10시~11시, 오후 2시~5시에 냉난방기, 공조기, 조명시설 등 일부 지원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상황에 따라 기타 설비의 순차 제어 및 비상 자가발전기를 가동함으로써 자체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제품의 환경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내부포장재와 외부포장지 소재를 개선해 제품의 재활용성을 높이고 자원을 절감해 제품의 환경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KT&G는 판매량 기준 세계 5위 규모 담배회사다. 이들은 시장에서의 탄탄한 입지와 적극적인 해외진출, 그리고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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