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을 기점으로 전국에 폭발적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며 주식 투자자들은 마스크, 제약, 진단키트 등 관련주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사실 지난 2월 코로나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서는 코로나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이슈가 있으면 일단 투자하고 보는 ‘바이오 투자 광풍’이 불었다.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하면 관련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주가를 따라잡겠다고 섣불리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와 동시에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주가가 급등한 만큼 언제 빠질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올해 초 7000원이던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이슈로 급등과 거래정지를 반복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장중 약 16만원까지 치솟았지만, 마감 직전에는 15% 가까이 떨어지면서 1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투자자들의 아비규환이 이어졌다. 같은 날 주가의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는 60%에 달했다.

이처럼 뒤늦게 널뛰는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은 시한폭탄을 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잠깐새 주가가 내려간다면 이를 보호해줄 안전장치가 전혀 없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중 가계 신용 잠정치’에 따르면, 2분기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증권사의 2분기 신용공여액은 2분기에만 7조9000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다. 이유 모를 기대감에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난 3월 19일 장중 1439.43으로 저점을 기록한 코스피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가 이어지면서 최근 2458.17까지 뛰어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14일 1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3월 6조4000억원대에 비하면 2.5배나 늘어난 셈이다.

이러한 투자 과열 현상에 대해 외신조차 버블 전조 현상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수익을 노리고 불안정한 분야에 투자하기를 좋아하지만, 한국이 바이오의약품 강국이 되지 않는 이상 거품이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확히 짚었다. 지금까지 ‘테마주’, ‘관련주’ 등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실적과 무관한 경우도 많았기에 투자에 신중함을 더해야 할 시점이다. 아직도 ‘제2의 신풍제약을 찾아서’를 외치며 바이오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개인투자자라면 임상 시작, 종료와 같은 모멘텀이 아닌 실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을 갖는 게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 역시 “과거 각종 임상시험과 관련 소식에 바이오 테마 붐이 일었지만 임상 실패 등 위험요소가 나타나며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위기가 온 적 있다”며 “단기적인 소재를 쫓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유망한 업체 중에서도 성공에 따른 제품 양산이 가능한지, 또 생산된 제품의 공급과 유통망도 바이오 기업 투자 시 확인해야 할 요소”라고 조언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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