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기' 포스터 (네이버 영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영화 '감기' 포스터 (네이버 영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영화 개봉 당시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일이라며 많은 이들이 비난을 던졌다. 하지만 코로나가 우리나라에 확산되면서 영화 '감기'는 재조명 받았다.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는 과정, 또 정부가 세계적인 확산을 막기위해 국가 재난사태를 발령한 것, 급기야 도시 폐쇄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 것. 무엇보다 주목된 점은 이 재난 사태를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이다. 바이러스를 둘러싼 인간의 공포와 혐오, 무력감, 이기심 등이 우리 모습과 너무 닮아있기 때문이다.

◇ 호흡기로 퍼져나가는 바이러스 
(영화 감기 스틸컷)/그린포스트코리아
바이러스의 집단 발병으로 아수라장이 된 영화 속 응급실 (영화 감기 스틸컷)/그린포스트코리아

홍콩에서 시작하는 영화의 첫 장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분주하게 엉켜있다. 홍콩에서 한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외국인들이 컨테이너에 갇혀있고, 그 중 한명이 기침을 한다. 그렇게 컨테이너의 문이 닫히고 9일 후 한국의 평택항으로 넘어온다.

두 남자가 누군가의 심부름을 받고 컨테이너를 연 찰나, 피투성이 사람들 속 한 소년의 살려달라는 말 한마디와 끔찍한 장면과 함께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두 남자는 그 소년과 함께 밖을 나서게 되지만, 같이 있던 일행 중 한명이 기침을 하게 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듯한 남자가 약국을 찾아 약을 처방 받는 사이 바이러스는 일파만파로 퍼진다. 

초당 3.4명, 치사율 100%의 '괴물 바이러스'가 대한민국 발병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전세계적인 확산을 막기위해 국가 재난사태를 발령, 급기야 바이러스가 발병한 분당을 폐쇄하자는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한 정치인은 이 상황에서도 "신종 플루때도 그 난리를 치더니 말이야. 어? 막상 사망자 수는 계절 감기랑 비슷했다며?"라는 발언을 던지고는 식사를 하러 떠난다.

◇ 일대혼란에 휩싸인 사람들...도시 폐쇄와 생매장, 폭동까지

폭동
폭동을 일으키는 사람들 (영화 감기 스틸컷)/그린포스트코리아

분당에 있다는 것만으로 격리된 사람들은 피할 새도 없이 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대재난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사람들은 사투를 벌이게 된다. 이 상황에서도 격리된 이들은 "여기사는 사람들 다 중대형아파트 이상 사는 사람들인데, 코딱지만한 텐트 주고, 우리보고 여기서 자라고?"하며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현실성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연된 많은 이들이 생매장을 당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머니와 군인 아들이 상봉하게 된다. 아들은 생매장되는 어머니를 보고 마스크를 벗고 따라가려 한다. 이 사실을 알게된 분당 시민들은 폭동을 일으킨다.

시민들의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대립하기도 하며, 정치인들은 각자의 실리를 챙기기 바빠 갈등하기도 한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이의 몸에서 항체를 찾아 치료 백신이 만들어지게 되고, 분당 시민들에게 가장 먼저 제공되는 걸로 협상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 빼앗긴 일상에도 봄은 올까?

결국
‘빼앗긴 일상, 시민과 함께 되찾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담은 광복 제75주년 꿈새김판 시뮬레이션 (서울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결국 백신이 개발되기 전 코로나가 종결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바이러스는 계속 변형되고 있고, 소변이의 경우 염기서열이 조금 바뀌어 기존 치료제와 백신이 효과가 있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변이가 커져 대변이가 될 경우, 개발 중인 백신과 치료제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건강한 일반 사람이 맞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독감 백신처럼 매년 맞아야 할 수도 있고, 매년 맞아야 할 백신 종류가 달라질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루 빨리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광복절과 연휴를 앞두고 확진자가 다시 100명을 넘어서 집단 발병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고 거리두기 참여강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위험 신호다. 대규모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가족·지인 간 식사, 회의 등은 줄이고,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등 방역생활지침을 잊지 말고 지키자.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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