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얼마나 빠르게 사용자가 편안한 UI·UX 들고 오는가에 승부 갈려”

5대 은행의 마이데이터 전쟁 승부는 누가 얼마나 빠르게, 소비자중심 화면구성을 내놓는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5대 은행의 마이데이터 전쟁 승부는 누가 얼마나 빠르게, 소비자중심 화면구성을 내놓는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시중은행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축적된 고객정보를 활용한 마이데이터 사업에 패달을 밟고 있다. 5대 은행의 마이데이터 전쟁 승부는 누가, 얼마나 빠르게, 소비자중심 화면구성을 내놓는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일제히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운영중이다. 데이터사업에서 가장 발 빠른 건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 12일 데이터거래소에 시중은행 최초로 참여해 데이터 판매를 개시했다.

신한은행은 2500만명의 거래고객 데이터와 월3억건 이상의 입출금 거래정보를 활용해 지역단위, 소득, 지출, 금융자산 정보를 시장에 내놨다. 이 데이터는 지역별, 상권별, 고객별 세분화된 정보로 비교분석연구와 맞춤금융 출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기존에는 지나쳤던 정보가 축적돼, 사고 파는 거래시장이 열리면서 직접적인 경제적가치를 창출하기 시작했다. 실제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의 디지털플랫폼 영업을 확대하면서 디지털채널을 통한 상반기 수익이 159억원으로 전년동기(132억원) 대비 2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마이데이터 서비스 중 하나인 ‘My자산’ 이용객도 417만명으로 전년동기(195만명) 대비 두 배를 뛰어넘었다. 

지난 7월 2일에는 마이데이터 기반 ‘고정지출 월납관리’ 서비스도 출시했다. ‘고정지출 월납관리’ 서비스는 고객이 등록한 금융기관의 계좌거래, 카드내역 등을 분석해 통신비·대출이자·학원비 등 매월 반복되는 지출을 꼼꼼히 살펴 자가 진단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통신요금 추천·정기결제 관리·할인카드 추천 등의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내 통장 리포트 요약 △정기 지출 분석 △지출 관리 솔루션 △소비컨설팅 요약 등 고객이 한눈에 고정지출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타자는 NH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디지털금융부 안에 데이터사업부를 별도로 설치하고 데이터 분석·마케팅 전문가인 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디지털금융부문장(부행장급)으로 앉히면서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체질개선을 꾀했다.

더불어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도약을 위해 ‘농협금융 디지털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NH농협은행이 포함된 NH농협금융의 ‘디지털 빅데이터 플랫폼’은 NH농협금융 계열사인 은행, 카드사 등의 금융데이터와 하나로마트·NH멤버스 등의 유통지주사인 농협경제지주의 유통데이터를 결합한 데이터플랫폼이다. 

‘농협금융 디지털 빅데이터 플랫폼’은 농협금융의 강점인 유통 데이터를 금융 데이터와 연계하는 지점이 타 은행지주사의 데이터 활용 전략과 궤를 달리한다. NH농협금융은 나아가 외부 비식별 정보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에 최신 마케팅기술과 데이터 분석기술을 접목해 고객의 ‘금융+소비+Digital채널(포털, 소셜미디어 등) 이용행태’를 융합한 농협금융만의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농협은행은 이를 토대로 지난 5일에는 자신의 위치 정보를 인증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NH가고싶은 대한민국 적금’과 여러 채널에 흩어진 금융 혜택정보를 한 눈에 정리해주는 은행권 최초의 ‘내가 받은 혜택 한 눈에 보기’와 같은 맞춤형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나은행도 고객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으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인 ‘하나원큐’ 출시해 은행, 보험, 연금 등의 통합 금융자산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또 노년층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하나 더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데이터를 결합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동시에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 빅데이터센터의 알고리즘 역량을 결합해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편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은행도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채비를 마쳤다. 지난 5월 데이터기반 혁신 금융 추진을 위한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준비 TFT(특별기획팀)’를 출범시켰다. TFT팀은 디지털혁신 추진단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고객 관점에서 신용평가, 대출심사, 금융-비금융 간 융복합 비즈니스 서비스 개발에 집중한다.

특히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디지털혁신을 올해 최대 과제로 제시하고 디지털혁신위원회 출범과 블루팀을 운영해 젊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주문한 만큼 마이데이터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디지털혁신 포럼에서 “손 회장이 지난 27일 디지털혁신위원회에서 논의됐던 현안인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및 마이데이터 사업 등 주요과제 추진시 블루팀의 의견도 청취해 반영하도록 현장 지시하기도 했다”며 포부를 나타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6월부터 데이터거래소에 데이터 판매를 개재하면서 마이데이터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은행권 최다 수치의 연립·단독주택과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전세거래지수, 매수우위지수 등 22개 상품데이터를 데이터거래소에 내놨다.

동시에 국민은행은 지주사인 KB금융지주 차원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위한 전담팀 ‘TFT’와 ‘마이머니’ 서비스 고도화를 준비 중이다. 국민은행 자산관리 앱 ‘KB마이머니’는 시중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85개 기관의 자산을 통합해 지출, 자산을 관리해주는 자산관리 특화 앱이다. 국민은행은 마이머니를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준비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마이머니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은행권의 마이데이터 전쟁 승부는 ‘누가, 얼마나 빨리 시장에 소비자 중심 화면구성을 탑재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는가’에 따라 갈린다고 조언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는 갈수록 평준화되기 때문에 그 보다는 누가, 얼마나 빨리 시장을 진출해 선점하느냐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면서 “사업 진출 초기에 누가 먼저, 사용자 입장에서 편안한 UI·UX화면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뱅크샐러드나 토스가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한 건 사용자의 입장에서 화면을 편리하게 구성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mylife1440@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