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 산지가 ㎏당 696원…전월대비 반토막
7~8월 성수기 무색…코로나·장마에 소비 ↓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닭고기/그린포스트코리아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닭고기/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올해는 여름철 중복 말복의 특수에도 닭은 웃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시장이 주춤한데 이어 긴 장마까지 더해 닭고기 산지 가격이 최하를 기록했다. 

닭 가격이 하락하자 유지비와 생산비까지 못맞추는 상황까지 이르자 농가의 한숨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까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그야말로 '계륵'의 상황에 놓였다.  

7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생계유통가격(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 농가의 산닭 거래가격)은 1㎏당 696원(대닭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 추세로 인해 646원까지 떨어진 뒤 6개월만에 다시 600원대로 주저 앉은 것이다.

지난달 생계유통 가격인 1215원을 비교해봤을때 반토막 난 수준에도 못미친 것. 전년에 대비 했을때 1142원도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육계 산지가격이 50% 이상 급감한데 반해 소비자가격은 1kg당 4963원으로 떨어지는 데 그쳤다. 닭고기가격은 초복 중복 말복이 있는 여름철에 오른다. 휴가철에 야외활동까지 많아지면서 간단히 먹는 치킨이나 보양식인 닭요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가 휩쓸고 갔다. 공급과잉에 산지가격이 내려가면서 소비까지 줄었기 때문.

여기에 역대급 긴 장마에 소비가 오히려 위축돼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는 “휴가철이 시작되면 소비가 느는 반면, 날씨 더워지면서 생산성은 떨어져 공급이 줄기 때문에 (닭)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장마가 지속되다보니 생산성은 그대로고 소비는 줄면서 산지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급 과잉과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닭고기 재고량은 늘어만 가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닭고기 냉동 비축 물량은

1602만마리로 전년 대비 82.3% 증가했다. 특히 부위별 수급 불균형으로 부분육 재고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육계관련 모든 업계의 수익성까지 악화시키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가는 유지, 생산비에 못미쳤고, 소비자들의 소비는 줄어들고, 공급은 계속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농가들이 도산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육계관측 8월호에서 하반기 병아리 생산량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종계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9~12월 도계 마릿수는 평년 대비 8.7% 증가한 3억4373만마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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