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납 오염 노출 세계 어린이 현황 발표
전체 어린이 중 1/3인, 약 8억 명...혈중 납 농도 5μg/dL 이상
한국 어린이들은 1.46μg/dL “국내 어린이들은 안전”

 

유니세프가 전 세계 어린이의 34%가 납 중독 상태라고 밝혔다. 사진은 나이지리아 바이엘사주 도살장에서 타이어와 전선, 알루미늄 캔 등을 태우는 모습.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유니세프가 전 세계 어린이의 34%가 납 중독 상태라고 밝혔다. 사진은 나이지리아 바이엘사주 도살장에서 타이어와 전선, 알루미늄 캔 등을 태우는 모습.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유니세프가 전 세계 어린이의 34%가 납 중독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 어린이들의 평균 혈중 납 농도는 비교적 안전한 수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8억 명 정도가 즉각 조치가 필요한 정도의 위험한 상태다. 유니세프는 “저소득국가의 높은 납 중독 수치 원인 중 하나는 불량 납 배터리 재활용 차량”이라고 덧붙였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7월 30일 유니세프와 국제환경단체인 퓨어 어스(Pure Earth)와 함께 ‘독성 물질의 진실- 납 오염과 어린이’라는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어린이의 34%인 약 8억 명이 평균 혈중 납 농도가 5μg/dL 이상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나라는 아프가니스탄(14.34μg/dL), 나이지리아(12.06μg/dL), 예멘(11.14μg/dL) 순이었다. 어린이의 혈중 납 농도가 5μg/dL 이상일 경우 지능지수 및 인지능력 감소 등 발달이 늦어질 수 있기에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한국 어린이들의 평균 혈중 납 농도는 1.46μg/dL로 위 기준치와 비교하면 안전한 수준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홍보관계팀 관계자는 “WHO 등에서도 5μg/dL아래면 안전한 것으로 판단하며 해당 숫자가 일종의 기준치라고 보면 된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비교적 안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 어린이들은 6.63μg/dL로 조사 대상 204개 국가 중 14번 째로 높았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납은 어린이의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혀 신경, 인지, 행동 발달을 저해하고 성장 후에도 신장 및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등 전 생애에 걸쳐 어린이의 정신과 신체 건강을 위협하는 독성 물질이다. 국가적 관점에서도 유년기의 납 오염 노출은 어린이의 폭력성을 증가시키고 잠재력 개발을 막아 범죄 증가 및 소득수준 감소라는 사회경제적 손실을 의미한다.

유니세프는 “저소득국가의 높은 납 중독 수치 원인 중 하나는 불량 납 배터리 재활용 차량”이라고 밝혔다. 유니세프는 “2000년 이후 저소득국가 차량 수는 3배 증가했으나, 차량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규제와 관련 기반 시설은 부족해 불량 납 배터리가 50% 가까이 재활용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함께 폐배터리를 다루는 불법 작업장과 유독성 연기를 내는 야외 소각장 등을 통해 납 성분이 토양, 강, 공기 등을 오염시켜 어린이들에게 유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경제선진국들은 가연 가솔린과 납 성분 함유 페인트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면서 혈중 납 농도를 급격히 낮췄지만, 저소득국가 어린이의 혈중 납 농도는 가연 가솔린을 전세계적으로 퇴출한지 10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더 높아졌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어린이의 납 중독 현황을 조사한 첫 보고서로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가 분석을 실행하고 환경보건전망저널이 출간을 승인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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