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토위원회 “시민참여단 81.4%가 추가 건설 찬성”
산업통상자원부 “의견수렴 결과 취지 존중”
울산운동본부 “공정성·투명성 부족한 엉터리 공론화” 반발

울산 시민들이 월성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결과 수용 촉구를 위해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열었다. (월성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울산운동본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월성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진행중이다. 사진은 지난 6월, 울산 시민들이 "월성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결과를 수용하라"며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던 당시의 모습. (월성핵쓰레기장 반대 주민투표 울산운동본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월성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한 주민 의견조사에서 81.4%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의견수렴 결과 취지를 존중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최종 정책 결정 예정”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경북 경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추가 건설에 대한 주민 의견조사에서 81.4%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에 따르면 시민참여단(145명)을 상대로 맥스터 추가 건설 여부를 설문한 결과 3차 조사 기준으로 찬성 81.4%(118명), 반대 11%(16명), 모르겠다 7.6%(11명) 순으로 나왔다.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위원회는 경주시민 145명을 상대로 3주간 숙의 학습을 거치며 3차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시민참여단을 원전 5㎞ 이내 3개 읍면 또는 시내 등 거주지역과 연령, 성별, 직업, 학력, 소득수준 등으로 구분하해도 모든 영역에서 찬성률이 최소 65% 이상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해당 결과가 전해진 후 “지역 의견수렴 과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신 재검토위원회 및 지역실행기구, 경주시 관계자, 그리고 의견수렴 과정에 참여하여 주신 경주 시민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경주 의견수렴 결과의 취지를 존중하며, 이와함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여 최종 정책결정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맥스터 증설을 놓고 지역주민, 탈핵 단체들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역시 곧바로 증설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의견수렴 과정 등을 더 거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산업부는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에 대한 국민 수용성의 확보 문제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궁극적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60여년에 걸쳐 진행하는 원전의 단계적 감축을 통해 에너지 전환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한수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월성원전 맥스터 용량 16만8천다발 가운데 95.36%가 다 쓴 핵연료로 채워져 2022년 3월 즈음에는 완전히 포화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월성원전 옆에 16만 8000다발을 보관할 수 있는 맥스터 7기를 더 짓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한편 ‘월성핵쓰레기장 반대 울산운동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공정성과 투명성, 숙의성 모두 부족한 엉터리 지역공론화”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울산시민 배제한 반쪽짜리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운동본부는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 찬반에 대한 의견수렴에는 상식적인 판단으로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울산시민을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나 재검토위와 산업부는 이를 위한 공론설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정부를 향해 “대통령 직속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다시 수립하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제대로 된 재공론화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각자의 입장이 팽팽하게 충돌하는 가운데, 월성 맥스터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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