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氣UP ㉑] 대한민국 산업 뼈대...꺼지면 안 되는 포스코의 불길
[대한민국 氣UP ㉑] 대한민국 산업 뼈대...꺼지면 안 되는 포스코의 불길
  • 이한 기자
  • 승인 2020.07.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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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세상 움직인 기업...산업계 전반에 걸친 영향력
당신의 주방에도, 바닷 속 깊은 곳 잠수함에도 포스코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분기 부진, “3분기 이후 반등할 것”
반등 위한 전략들...원가절감·고부가제품 판매·친환경 기능 강화

코로나19 여파로 재계와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돕니다. 세계 곳곳의 공장과 상점이 문을 닫고 소비자들의 생활 습관이 변하면서 기업들은 줄줄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또 한 번의 시련입니다.

대한민국은 이 위기에서 슬기롭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절망할 필요 없습니다.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합니다. 코로나 최일선에서 밤낮으로 바이러스와 싸운 의료진의 노력이 빛을 본 것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위기에 굽히지 않고 정면으로 맞설 또 다른 영웅들이 있습니다.

동방의 작은 나라, 내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지만, 우리에게는 세계 시장을 이끌만한 여러 기술과 앞선 제품이 있습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 선배,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선배가 지금은 없지만, 그들 못잖은 후배 기업인들이 앞선 세대가 일군 땅에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떨어진 ‘기운’을 확실하게 ‘업’시켜 줄 경제 주역들, 국내 대표 기업과 CEO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연재합니다. 스물 한번째 순서는 철강으로 산업의 뼈대를 세우는 포스코입니다. [편집자 주]

포스코 광양 3고로가 초대형, 스마트, 친환경 고로로 재탄생했다. 사진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점화봉에 불을 붙여 3고로 풍구에 화입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포스코 광양 3고로가 초대형, 스마트, 친환경 고로로 재탄생했다. 사진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점화봉에 불을 붙여 3고로 풍구에 화입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인력과 기술, 아이디어와 제품 등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있겠냐만, 제품의 근간이 되는 재료 또는 소재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뭘까. 굳이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지만 철강재도 유력 후보군 중 하나다.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면, 철강은 산업의 뼈대여서다.

포스코는 대한민국 최초의 일관제철소로 연간 4,100만 톤의 조강생산체제를 갖추고 세계 53개국에서 생산과 판매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이다.

포스코의 출발은 지난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가 포항을 종합제철 입지로 결정하고 종합제철 공업단지 기공식을 열었다. 이후 1968년 4월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포항제철)가 설립됐고 박태준 전 명예회장이 초대사장으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었다. 박태준 전 명예회장은 한국의 ‘철강왕’으로 불리면서 1987년 영국금속학회가 수여하는 베서머 금상에 이어 1992년 세계 철강업계에 공이 큰 인사에게 수여하는 윌리코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포항제철이 설립되기 전, 당시 정부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던 중이었다. 기초산업으로 철강 산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종합제철소 건립에 나서 우여곡절 끝에 포항제철이 설립됐다. 이후 1970년 포항 1기 설비 종합착공에 돌입했다. 예정보다 일정을 1개월 앞당긴 1973년 6월 9일 마침내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흘러나왔다. 이후 광양제철, 포항공대 등을 설립하며 사세를 키워 오늘에 이르렀다. 2002년에는 사명을 포스코로 바꿨다.

◇ 소리 없이 세상 움직인 기업...산업계 전반에 걸친 포스코 영향력

포스코는 잘 알려져 있듯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철강은 일반 소비자에게야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산업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하고 또 폭넓게 쓰인다. 자동차와 조선, 건설. 에너지, 가전 등 생활과 아주 밀접한 곳에 모두 관련이 있다. 철강제품이 있어야 그걸 재료 삼아 자동차도 만들고 배도 만들고 산업도 일으킨다.

국내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면 철강은 산업의 뼈대”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포스코는 2000년 이후 11년간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라는 슬로건을 써 왔다. 이 슬로건은 1991년 이후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사용된 문구다.

포스코가 조용히 세상을 움직였던 원동력은 뭘까. 산업별로 포스코의 영향을 한번 짚어보자. 우선 자동차 분야를 보자.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사람과 화물을 수용하기 위한 '차체'와 주행에 필요한 장치를 갖춘 '샤시'로 분류된다. 최근 환경규제로 인해 화석 연료로 구동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전기차는 구동모터와 배터리의 성능이 중요하고, 수소차는 수소연료전지 성능이 중요하다. 포스코는 우수한 경도와 가공성, 용접성, 내식성, 성형성, 도장성, 선영성 등을 갖춘 자동차소재를 생산하며, 철저한 품질 인증 과정을 거쳐 양질의 제품을 공급한다. 포스코는 자동차 차체와 샤시, 전기차 배터리팩과 구동모터, 수소연료전지, 배기계에 연강과 고강도강,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한다,

건설 분야도 철강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 더 높이, 더 안전한 건물을 짓기 위해 여러 형태의 구조시스템이 적용되고, 구조시스템이 더욱 효율적인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강하고, 지진에 잘 견디는 강재를 사용하여 H형강, 강관 등이 제작된다.

내외장재도 다양한 패턴과 색상을 입힌 강재를 사용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패널이다. 내외장용 강은 일반강에 비해 대기 중에서 녹이 덜 슬며 내식성이 우수한 강재로 포스코의 내후성강, PosMAC, 스테인리스 등이 적용된다. 내후성용 강, 후처리강판 등이 포스코의 주요 제품이다.

◇ 당신의 주방에도, 바닷 속 깊은 곳 잠수함에도 포스코가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빅3 조선소를 비롯한 전 세계 선박 건조 업체에도 철강재를 공급한다. 선박 제조에 사용되는 강재는 선체와 화물의 중량, 그리고 운항 중 발생하는 다양한 외력에 견딜 수 있는 특수한 재질이 요구된다.

요즘 선박은 점차 대형화 되고 거친 파도와 강한 바람 등 가혹한 해양환경에서 안전한 운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엄격한 요구사항을 만족시켜야 한다. 포스코는 LPG선용 저온용강, BCA 보증용강 등 조선용 강, LNG탱크용 스테인리스, 9% Ni강, 고망간강 등 다양한 조선용 고급강을 공급한다.

화물선같은 배 뿐만 아니라 해군함정 특수선용 철강재도 공급한다. 해군함정은 방탄 성능이 있거나 잠수함처럼 고압에 견뎌야 하며, 더욱 가볍고 빠른 성능을 요구한다. 이에 각국 선급협회 제조 인가를 획득한 선급 일반강 및 고장력강 이외에도 방탄강 등 특수강이 적용된다. 포스코는 고망간강, 방탄강, 조선용 강 등을 공급한다.

가전제품에도 철강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에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메탈,화려한 색상과 기하학적 무늬가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포스코는 부식에 강하고 다양한 표면처리가 가능한 냉연제품, 용융아연도금제품, 전기아연도금제품을 적용한다. 가전제품의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향상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도 전력 손실이 낮은 전기강판이 적용된다.

소비자들이 포스코의 제품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바로 주방이다. 냄비와 전기밥솥, 숟가락, 젓가락 등 주방용품은 음식의 조리와 섭취 과정 전반에 사용되는 만큼 위생과 디자인이 중요하다. 포스코 스테인리스는 주방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소재다. 이 밖에도 에너지와 산업기계 등에서 포스코 철강재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제철소 고로의 불길은 미래에도 계속 타올라야 한다. 사진은 포스코가 협력사 및 중소기업 우수인재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실시하는 취업지원 교육에 참가한 청년 구직자들의 모습 (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제철소 고로의 불길은 미래에도 계속 타올라야 한다. 사진은 포스코가 협력사 및 중소기업 우수인재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실시하는 취업지원 교육에 참가한 청년 구직자들의 모습 (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분기 부진, “3분기 이후 반등할 것”

철강이 산업의 뼈대라고 보면, 포스코의 성과는 전세계 산업이 얼마나 원활하게 잘 돌아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산업이 영향을 받은 가운데 포스코의 최근 행보에도 관심이 모였던 이유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가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 2000년 분기별 실적 발표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기업설명회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2분기 포스코는 연결기준 매출 13조 7,216억 원, 영업이익 1,677억 원, 순이익 1,049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철강사가 적자를 기록하던 1분기에도 포스코는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탓에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5조 8,848억 원, 영업이익은 -1,085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66억 원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산업 부진 및 시황악화로 철강 부문 판매량과 판매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글로벌인프라 부문에서는 철강부문의 부진을 만회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의 판매 호조와 포스코건설의 건축 및 플랜트사업 이익 개선, 포스코에너지의 터미널사업 확장 등 핵심산업에 대한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감소로 전분기 대비 조강 및 제품 생산량이 각각 127만톤, 87만 톤, 판매량은 85만 톤 감소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전분기에 이어 유연생산판매 체제를 운영하며 출선비와 철스크랩량을 조절하는 등 감산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 반등 위한 전략들...원가절감·고부가제품 판매·친환경 기능 강화

포스코는 원가절감 등에 나서기로 했다. 포스코느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실적하락이 불가피했지만 지난해부터 추진중인 전사 차원의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누계 원가절감액은 1,752억 원이다.

하반기에는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중국 등 수요 회복 지역으로의 수출 강화로 수익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포스코는 “철강 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은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로 혁신도 추진한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광양제철소 3고로 현장에서 2차 개수 마치고 3대기 조업을 시작하는 고로 화입식을 진행했다. 개수는 고로의 불을 끈 후 내부 내화벽돌을 교체하고, 관련 설비 일부를 신예화하는 작업이다.

포스코는 광양 3고로를 초대형, 스마트, 친환경 고로로 혁신했다. 내용적을 키워 생산성을 25% 향상해 연간 460만 톤을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적정 출선비 조업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설비수명 연장과 탄소 배출 저감, 원료비 절감을 함께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에 따르면 광양 3고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기술을 도입해 조업과 품질 안정성을 한 단계 더 높였으며, 가스청정설비 및 슬래그 수재설비 투자를 통해 고로에서 발생하는 분진 제거 효율과 부생에너지 회수율을 높이는 등 친환경 기능도 강화했다.

화입식에 참석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광양 3고로는 29년 3개월 동안 총 9,700만 톤의 쇳물을 생산해 포스코의 성장과 수요산업의 발전에 밑거름이 됐다”고 말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조속히 극복하여 포스코,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제조업의 ‘리스타트’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

◇ 환경 관련 노력도 ‘기술경쟁력’ 바탕

포스코의 환경 관련 노력은 ‘기술경쟁력’과도 관련이 있다.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 철강슬래그를 재료로 인공어초를 만들어 바다생태계 보존에도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 5월 해양수산부에서 인공어초(魚礁)로 승인받은 트리톤 100기와 트리톤 블록 750개를 울릉도 남부 남양리 앞바다에 수중 설치해 약 0.4ha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했다.

트리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으로, 포스코의 철강슬래그로 만든 인공어초 브랜드다. 트리톤이 바다숲 가장 자리에 설치돼 해조류가 생장하게 되고, 트리톤 블록은 중앙부에 산처럼 쌓아 어류의 서식처 및 산란장 역할을 한다. 포스코에 따르면 트리톤은 재료의 환경안정성, 해양생물 식품안전성 평가에서 안전함이 검증됐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그룹 산하 연구기관인 RIST와 함께 철강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인 철강슬래그를 재료로 한 인공어초 트리톤을 개발하고, 국내 30여곳의 바다숲에 트리톤 총 6,559기 제작 분량의 철강슬래그를 무상 제공해왔다.

트리톤의 주재료인 철강슬래그는 해양생태계에 유용한 칼슘과 철 등의 미네랄 함량이 일반 골재보다 높아 해조류의 생장과 광합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훼손된 해양생태계의 수산자원을 단기간에 회복시킬뿐 아니라 서식생물의 종 다양화에도 기여한다. 또 철강슬래그의 고비중, 고강도 특성으로 태풍이나 해일에도 파손되지 않고 철근을 사용하지 않아 해수 부식에도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부터 울릉도 주변 수중 탐색을 통해 바다숲 조성이 가능한 최적의 위치를 선정하고 지난 4월에는 지반 및 현존 생물 서식현황 등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5월에는 트리톤을 울릉도로 옮겨 수중에 안착시켰다. 향후 포스코는 트리톤을 활용한 바다숲 조성 활동은 물론 철강슬래그를 활용한 친환경 바다비료, 신형 인공어초 개발 등을 통해 해양생태계 복원 및 어민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산업을 이끈 산 증인으로 2020년 현재에도 여러 산업의 뼈대 역할을 하고 있다. 제철소 고로의 불길은 꺼지면 안 된다. 코로나19 위기가 산업계 전반에 감도는 가운데, 포스코의 3분기 이후 전략과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포스코는 환경 관련 행보도 늘려가고 있다. 사진은 철강 슬래그를 활용한 인공어초 트리톤 해조류로 바다 생태계 보존에 나서는 모습. (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포스코는 환경 관련 행보도 늘려가고 있다. 사진은 철강 슬래그를 활용한 인공어초 트리톤 해조류로 바다 생태계 보존에 나서는 모습. (포스코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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