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형마트와 SSM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모습/ 그린포스트코리아
각 대형마트와 SSM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모습/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본 기자의 집 바로 앞에는 기업형 슈퍼마켓이 있고 두 정거장을 가면 대형마트가 있다. 급한대로 작은 제품이라도 기업형 슈퍼마켓에서 구입하면 다소 비싼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특별한 일은 아닐 것이다. 집앞이라는 구조를 따졌을때, 집앞의 기업형슈퍼에서 간단하고 빠르게 구입하는 것이 어쩌면 이동비용 대비 저렴하다고 느낄 수 있고, 필요한 제품을 한꺼번에 주말에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게 더 이익이라고 볼 수 있다. 그건 각자의 선택. 

코로나19때문에 사회적, 생활속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자,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에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들은 할인행사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여러모로 오프라인이 온라인 시장을 가격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분명해 보이지만, 그 외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가 있기에 소비자들은 기업형슈퍼마켓과 대형마트 중 어느곳을 선호하는 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소비자, 대부분 대형마트 선호...가격과 다양한 제품 비교 등

다소 식재료를 많이 사야 하는 아이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공통적인 질문을 했다. 

A: 슈퍼마켓(기업형슈퍼마켓, 편의점)과 대형마트 중 어느 곳을 선호하나.
B: 슈퍼마켓 이유는. 대형마트 이유는. 
C: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것은 좀 아쉽다라는 내용은? 

3살, 6살의 여아를 키우는 남양주의 이인애씨는 다양한물건 비교등의 이유로 대형마트를 선택했다. 하지만 집에서 멀다는 점은 좀 아쉽다고 했다. 또한 분당에서 8살 남아를 키우는 김보람씨는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이유로 저렴한 가격을 들었다. 슈퍼마켓의 손을 들어준 여의도의 김세연씨는 "대형마트에 가면 본의 아니게 다른 제품까지 구매하게 된다. 딱 필요한 제품만 살 수 있어서 집앞의 슈퍼마켓을 더 이용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기타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의 주위환경까지 즐기기 위해서, 다양한 세일, 더위를 피하기 위해 등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다.        

위와 같은 조사로 비춰볼때 확실히 동네 슈퍼마켓보다는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를 고른 대부분의 이유로는 물건을 비교해 보거나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3~4인용은 대형마트, 1~2인용은 일반 SSM이 저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용량이 큰 제품은 대형마트가, 소용량 제품은 일반 슈퍼마켓이 

소비자 시민모임이 서울 시내 유통업체 48곳을 대상으로 가격 점검을 한 결과, 여름철 가장 많이 판매 되는 간편식 냉면류의 경우는 4인분 제품은 대형마트가, 2인분 제품은 SSM과 일반 슈퍼마켓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계탕과 냉면류 등 여름철 많이 찾는 간편식 제품 가격이 대형마트에서는 내린 반면 기업형슈퍼마켓(SSM)과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등의 삼계탕 3개 제품은 대형마트에서는 모두 가격이 3.8∼11.1% 하락했지만, SSM에서는 1.2%∼16.8% 상승했다.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3개 제품 가운데 2개 제품의 가격이 올랐다.

조사 대상 15개 제품의 8월 둘째 주 가격을 비교해봤더니 삼계탕 3개 제품 모두와 냉면류 12개 중 6개 제품은 대형마트가 SSM과 일반 슈퍼마켓보다 가격이 9.5∼38.7% 쌌다.

소비자시민모임은 "구입 전 같은 제품이라도 중량에 따라 저렴한 제품이 달라 100g당 단위 가격을 비교해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온라인 쇼핑 급성장,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대규모 구조조정 나서

주말에 가족끼리 대형마트를 오롯이 즐기러 가는 시대는 다시 못올 수 있을 것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매출과 소비자들이 줄자 각종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이 구조조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중반 전성기 때만 해도 동네마다 촘촘히 공격적으로 출점하며, 상권을 살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족들은 삼삼오오 대형마트에서 쉼과 삶을 공유하며 하나의 힐링 공간으로 여겼다. 하지만 유통 패러다임의 구조적 변화와 코로나19는 매출하락과 일자리 감소 연결되면서 마트의 몰락을 불러왔다. 

거시적으로는 1~2인 가구 비중의 급증과 온라인 쇼핑으로의 수요 전환이 마트의 몰락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의 과도한 규제도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월 2회 의무휴업과 밤 12시~오전 10시 영업규제, 전통시장 인근 신규 출점 제한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지난해 1507억원 영업이익을 내 전년보다 67% 급감했는데, 이는 사상 최고였던 2013년(7350억원)의 5분의 1수준으로 고꾸라진 것이다.

실적이 대형마트 3사 모두 악화되다 보니 출점도 쉽지 않고 채용 규모도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해 각각 158개, 140개 점포로 2017년 '정점'일때보다 1~2개씩 역성장했다. 2018년 대형마트 3사의 매장 수가 전년 대비 첫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최근 2년새 마트 3사에서만 이미 30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소비자들까지 줄어들고 엎친데덮친격으로 긴급재난지원비 사용처에서도 제외되자 '오프라인 유통의 몰락'에 쐐기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과거 대형마트의 인기는 모 백화점 보다 뜨거웠다. 먹고 즐기고 사고 등 다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요즘은 그것도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와 각종 소비 트랜드의 변화로 매출이 많이 급감해 기업도 몸집을 줄이거나 매장을 없애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 그래도 답은 소비자다...할인행사 등 공격적으로 펼치는 대형마트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은 대형마트의 소비자 모시기가 눈물겹다. 몸값 높은 소고기 할인과 구하기 힘든 덴탈마스크 판매에 이어 상품권까지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꺼내 들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국내 대형마트 3사는 지난 달 쇼핑지원금 상품권을 지급했다. 

대형마트들의 이번 상품권 공세는 이례적이다. 기존에는 새로 오픈한 매장에서 진행하던 행사였지만, 전 점에 걸쳐 결제 수단에 상관없이 상품권 증정 행사를 하는 일은 드물다. 특히 이마트는 최대 5000원까지만 증정했던 상품권 이벤트를 1만 원까지로 금액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정부 재난지원금 소비로 인해 영업 부진에 빠진 대형마트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최후의 보루를 꺼내 들었다고 평가한다.

◇ SSM, 배달과 온라인 전쟁 속 '접근성' 공략 

코로나19로 구조조정 1순위였던 SSM이 오히려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비교적 근거리에서 물건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의 특성이 위기의 슈퍼를 다시 부상 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에서 이어진 배송시장이 확대 되면서 그에 따른 배송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해 근거리에 있는 SSM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SSM 기업들은 '접근성'에 집중한다.  

SSM은 신선하면서도 다양한 품목을 비교적 근거리인 주택가 인근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1, 2인 가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SM이 호실적을 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과 SSM은 근거리 소비가 늘어 각각 7.8%, 8.2% 늘었다. SSM이 근거리 쇼핑의 대명사인 편의점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SSM이 반짝 성장한 데는 소비 행태에 있다. 온라인과 배달시장이 확대 되고 있지만 결국 신선식품은 직접 보고 사야한다는 소비자의 심리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슈퍼로까지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소비행태가 국내 SSM의 매출에 기여했다. 롯데슈퍼 매출은 2월19일부터 3월15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매출이 6.9% 감소한 것에 비해 롯데슈퍼의 두 자릿수 성장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가정간편식, 통조림, 과자 등 판매가 성장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GS THE FRESH 기존점도 1~2월 플러스 성장률을 나타냈고, 이달 1~18일까지 가정간편식이 30% 이상 증가하는 등 생필품 매출은 전년 대비 10% 내외 증가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생필품을 취급하는 GS수퍼마켓(13%), 롯데슈퍼(11%), 이마트에브리데이(11%), 홈플러스익스프레스(18%), 노브랜드(23%) 등 슈퍼마켓 앱의 결제 금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SSM이 살아날 수 있는 기회”라면서 “1인 가구에 맞는 제품도 갖춰져 있는 만큼, SSM 성장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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