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산다 #플라스틱 ④] “줄이고 또 줄여라”...플라스틱 저감 나선 착한 기업들
[줄여야 산다 #플라스틱 ④] “줄이고 또 줄여라”...플라스틱 저감 나선 착한 기업들
  • 이한 기자
  • 승인 2020.07.2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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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포장재 소형화·경량화, 현대차 폐플라스틱 순환 활동
“용기를 혁신하라”...아모레퍼시·동원F&B·맥도날드의 노력
배달음식 일회용품 줄일 수 있을까? ‘배민’의 새로운 고민
GS칼텍스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 복합수지로 ESG역량 강화”

역사 이래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번영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다섯 번째 시리즈는 우리 삶 속에 깊숙하게 침투해 지구 전체를 뒤덮은 플라스틱 얘기입니다. [편집자 주]

전 세계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한해 800조~1000조 규모로 추정된다. 빨리 생산되고 많이 버려지는데 재활용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게 문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한해 800조~1000조 규모로 추정된다. 빨리 생산되고 많이 버려지는데 재활용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게 문제다. 소비자들 개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직접 나서야 하는 이유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용기나 포장재를 덜 쓰는 노력은 물론 중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적극적인 참여가 커다란 물결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줄이는 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 기업들의 제품 생산 단계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 이를 위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플라스틱 저감활동에 나선 기업들의 최근 사례를 소개한다.

인류의 편리함을 위해 끝없이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지금 이 순간 대부분 지구 어딘가에 쌓여있다. 거북이 코에서 10센티미터 길이의 빨대가 나오고 죽은 고래 뱃속에서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이 쏟아지는 시대다.

사람들이 바다 한가운데로 몰려가 몰래 플라스틱을 버리기만 한 건 아니다. 어딘가에 쌓여있던 폐기물이 태풍이나 허리케인을 타고 강과 바다로 흘러간 사례도 있다.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처리되어야 할 폐기물이 몰래 버려저 쓰레기 섬이 만들어진 사례도 있다.

플라스틱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업들이 제품 생산 단계부터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플라스틱 저감활동에 나선 기업들의 최근 사례를 소개한다.

◇ 포장재 소형화·경량화 나선 삼성전자...폐플라스틱 순환 나선 현대차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은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도 이미 중요한 이슈다. 삼성전자에는 ‘에코디자인’ 개념이 있다. 제품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성을 고려하기 위해 자체 친환경 평가제도인 에코디자인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 친환경성 평가를 위해 한국 환경마크, 미국 전자제품환경성평가(EPEAT) 및 미국 가전협회(AHAM) 지속가능성인증 등 공신력 있는 친환경 인증 기준을 도입해 평가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에코디자인 프로세스에 따라 친환경 관련 목표를 수립·실행하고 최종 평가 후 제품 생산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제품과 포장재를 소형화하고 경량화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 출시된 갤럭시 S10은 포장재의 디자인 개선을 통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이전 모델 대비 1대당 약 30g의 무게를 줄이고 물류비를 절감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폐 플라스틱을 활용한 장난감 순환 지원 사업으로 폐기물 감축 활동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사회적협동조합 그린무브공작소가 플라스틱 장난감 폐기물을 수거하고 수리·소독·재활용해 장난감이 필요한 지역 아동센터 등 복지시설에 기부하거나 업사이클링을 통해 재판매하는 사업을 돕는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감축을 통해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동시에 아동복지시설을 지원하고, 나아가 친환경 업사이클링 제품 개발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기획됐다.

현대차그룹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그린무브공작소의 수도권 사무소 개소를 위한 건물 임대, 수리ㆍ소독장비 지원, 사업 프로그램 공동개발, 운영자금 지원 등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사업을 통해 첫해 10톤 가량의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시작으로 점차 감축량이 확대되고, 아동보육기관의 폐기물 처리 및 방역 비용도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며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가 전 지구적으로 시급한 환경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업사이클링 과정에 아동과 부모가 참여함으로써 장난감 순환의 환경가치에 대한 인식 확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최근 친환경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PTP 형태의 기존 메타그린 제품(왼쪽), 보틀 형태의 메타그린 슬림 제품(오른쪽). (아모레퍼시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최근 친환경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PTP 형태의 기존 메타그린 제품(왼쪽), 보틀 형태의 메타그린 슬림 제품(오른쪽). (아모레퍼시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용기를 혁신하라”...아모레퍼시·동원F&B·맥도날드의 노력

최근 자주 관찰되는 행보는 제품 용기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화장품 용기에 메탈 제로 펌프 도입 및 100% 재생 플라스틱 용기 활용 등 친환경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2022년까지 약 700톤의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감축하고 재활용성을 높이는 ‘레스 플라스틱’ 실천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기준 159톤의 플라스틱을 감량하는 성과를 보였으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앞으로도 레스 플라스틱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전개로 지구환경을 위한 실천을 지속할 예정이다.

식품 관련 기업 동원F&B도 관련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동원샘물 페트병에 플라스틱 저감화를 지속해 페트병 무게를 12.9% 줄였다. 이는 국립산립과학원 측정 기준으로 연간 소나무 837만 그루를 심는 환경보호 효과다. 동원F&B는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환경부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받았다.

동원F&B는 자사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 제품 포장재를 친환경 생분해 필름 ‘에코소브레’로 교체할 예정이다. 에코소브레는 동원 그룹내 동원시스템즈가 자체 개발해 지난해 출시한 파우치 필름으로, 2년 내 90%까지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제품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디저트 메뉴인 ‘맥플러리’의 플라스틱 리드(컵 뚜껑)를 없애고 종이 리드 형태의 신규 용기로 업그레이드했다. 교체 후 지난 1년 동안 맥플러리 판매량과 구 용기의 플리스틱 리드 무게로 환산된 플라스틱 사용량은 약 14톤 규모로, 단일 품목에서의 플라스틱 사용 저감 노력만으로도 규모의 사용량 저감 효과를 거둔 셈이다.

◇ 배달음식 일회용품 줄일 수 있을까? ‘배민’의 새로운 고민

유통 관련 업계도 발벗고 나섰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환경부, 한국플라스틱용기협회,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자원순환사회연대와 함께 ‘포장·배달 플라스틱 사용량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식’을 열고 포장재 줄이기에 나섰다.

이들은 용기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용기를 규격화하고 두께를 얇게 만드는 방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여러 크기의 용기가 산발적으로 제조되는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사이즈 몇 개로 규격화해서 관리를 편하게 하고 두께를 얇게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량도 줄이자는 취지다. 업계는 이런 방법으로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사용한 포장·배달 용기는 쉽게 재활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여러 상품의 재질을 똑같이 만들어 수거 및 처리를 쉽하게 만들고, 용기 표면에는 인쇄를 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4월부터 일회용 식기 안 받기 기능을 도입한 바 있다.

당시 우아한 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매일 약 100만건의 배달 주문이 일어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환경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면서 “친환경 정책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일회용 식기 안 받기 기능 같은 캠페인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린무브공작소 개소식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의 재탄생'을 위해 수립된 그린무브공작소 개소식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GS칼텍스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 복합수지로 ESG역량 강화”

에너지 업계도 나섰다. GS칼텍스도 최근 “친환경 원료를 적극 활용해 경제적 가치 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GS칼텍스 허세홍 사장은 “글로벌 고객사와 협업을 통해 친환경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생산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사회적 책임 이행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상품을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자원 효율화 및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 원료 적용 확대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진 복합수지를 기반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복합수지는 자동차 및 가전 부품의 원재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능성 플라스틱이며, 국내 정유사 중 GS칼텍스만 생산하고 있다. GS칼텍스는“친환경 복합수지 생산량이 전체 복합수지 생산량의 10%를 넘어섰다.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친환경 복합수지 생산을 위해 재활용하는 경우 이산화탄소를 연간 6.1만톤 감축해 온실가스 배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2010년부터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복합수지 사업을 시작하고 있으며, 현재 친환경 복합수지 연간 생산량은 2만5천톤으로 초기 생산량에 비해 2.5배 이상 성장했다. 이들은 폐플라스틱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물성의 재료를 혼합하여 성능, 품질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GS칼텍스 허세홍 사장은 “기존의 채굴, 사용, 폐기에 의존하는 자원 소모적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폐기물 최소화에 따른 효율적 사용으로 자원 순환 비율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 방식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 환경운동연합 “플라스틱 줄이기, 기업들의 노력이 먼저”

기업과 플라스틱 사용에 관한 의미있는 목소리가 최근 있었다. 지난 6월,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13개 지역 215명의 시민과 함께 생활 속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분류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된 기업은 ‘롯데’와 ‘코카콜라’였다. 소비자들이 버린 쓰레기를 조사한 것으로, 분리배출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환경운동연합은 “기업들이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이고 재사용 등이 가능한 포장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31일, 전국 13개 지역 215명의 시민들이 거주 지역에서 약 2시간 동안 쓰레기를 줍고, 직접 쓰레기를 분류해 성상 조사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총 12,055점 쓰레기가 수거되었고, 12개 품목으로 분류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수거된 쓰레기는 ‘담배꽁초’였다. 총 6,488점의 담배 꽁초가 발견됐다. 문제는 다음으로 많이 수거된 항목이다. 2위는 각종 과자, 라면, 담뱃갑 등의 ‘비닐봉지 및 포장지(1,965점)’였다. 아울러 ‘일회용 종이컵(655점)’과 ‘일회용 플라스틱 컵(654점)’이 3·4위를 차지했다.

수거한 쓰레기 중 브랜드 분류 가능한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특정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음료 식유통 분야에서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이었다. 당시 환경운동연합 백나윤 자원순환 담당자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쓰레기 분리배출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포장재 비닐·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기업 차원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시점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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