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등 “현장 문제 제대로 진단하고 반영했는지 의문”
“유해화학물질과 자원순환 관련 언급 전혀 없어 아쉽다”

 
27일 유네스코회관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주최로 그린뉴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유튜브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그린뉴딜’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제기하고 나섰다. 사진은 과거 기후위기 비상행동 주최로 그린뉴딜 관련 토론회가 열리던 당시의 온라인 생중계 모습.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등장인물은 아래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유튜브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그린뉴딜’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제기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목표와 과제설정을 제대로 보완해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했고, 기후위기비상행동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명확한 목표설정이 필요하다’며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섰다.

정부는 14일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딸면 정부는 2025년까지 그린뉴딜 분야에 73.4조워을 투입한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에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린뉴딜에 정작 그린이 빠졌다’는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정부 발표가 있은 후 곧바로 논평을 내고 “기후위기 시대에 정부가 탄소중립 사회를 지향하는 그린뉴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탄소중립이나 생태계 복원 등의 과제들을 달성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주장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침체에 시급한 대응을 위해 즉시 추진 가능한 사업들로 구성하다보니 기존 사업들을 확대해 나열한 것들이 많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그린 뉴딜 사업 추진으로 기존 계획의 변경이나 필요한 제도개선 등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은 “필요한 정책들이어어도 제도개선이나 환경규제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예산을 지원한 만큼만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기차 보급의 경우에도 더 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차 퇴출을 위한 구속력있는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나 내연기관차 등록금지 등의 법제화가 필요하며 경유세 인상 등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중립 달성 목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정부가 발표한 종합계획에 따르면 2025년 재생에너지를 42.7GW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대해 “기존 8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한 2026년 38.8GW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신규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7기 용량이 7.3GW에 달하는 상황과 비교해보면 이 정도의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그린 뉴딜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라고 비교적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유럽 그린딜의 생물다양성 전략을 소개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판 뉴딜은 생물다양성에 대한 큰 틀의 비전 없이 발표된 생태계, 도시숲 사업 등 기존에 추진되던 사업을 기계적으로 조합해놓은 수준”이라고도 지적했다.

도시숲 630ha 조성에  대해서는 “(해당 면적이) 6.3㎢에 불과하며, 이는 7월 시작된 도시공원일몰로 인해 훼손위기에 처한 공원 158㎢, 3기 신도시로 인해 훼손될 327㎢,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개발제한구역 해제 149㎢에 견주어보면 초라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환경운동연합은 “생활 안전 강화와 직결된 유해화학물질과 탈플라스틱 포함 자원순환에 대해서는 단편적이거나 언급조차 하지 않아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련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반영했는지 의문”이라며, “사업의 타당성과 실제 효과성을 충분히 검토하여 반영한 계획이라고 보기어렵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담긴 그린 뉴딜이 코로나 19 위기를 극복하면서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고 망가진 생태계를 제대로 복원하는 사업으로 잘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전제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목표와 비전부터 그린뉴딜에 부합하도록 더 과감하고 분명하게 보완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정부의 뉴딜 계획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은 빠진 채 ‘탄소중립 사회를 지향’한다는 모호한 방향만 제시됐다”고 지적하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그린뉴딜이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과감하고 명확한 목표 설정, 사회경제적 전환을 위한 전략, 다양한 당사자의 민주적 참여 보장 등을 반영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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