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나타나는 과잉 염증반응, 이른바 '사이토카인(cytokine) 폭풍'의 원인을 규명했다. (사진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연구팀이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나타나는 과잉 염증반응, 이른바 '사이토카인(cytokine) 폭풍'의 원인을 규명했다. (사진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국내 연구팀이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나타나는 과잉 염증반응, 이른바 '사이토카인(cytokine) 폭풍'의 원인을 규명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와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연구팀이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최준용·안진영 교수, 충북대병원 정혜원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13일 밝혔다.

과잉 염증반응이란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도 불리는 증상이다.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이 과다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이다. 흔히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에 중증 코로나19가 유발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지만 어떤 이유에서 과잉 염증반응이 일어나는지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중증 및 경증 코로나19 환자로부터 혈액을 얻은 후 면역세포들을 분리하고 단일 세포 유전자발현 분석이라는 최신 연구기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중증 또는 경증을 막론하고 코로나19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종양괴사인자(TNF)와 인터류킨-1(IL-1)이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특히 중증과 경증 환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인터페론이라는 사이토카인 반응이 중증 환자에게서만 특징적으로 강하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인터페론은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착한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졌지만 인터페론 반응이 코로나19 환자에게 오히려 과도한 염증반응을 촉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계기로 인터페론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방법도 고려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획기적인 연구”라고 밝혔다. 

관련 학계와 의료계에서도 코로나19의 재확산 등 팬데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면역학적 원리를 밝히고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한 이번 연구를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의 주요 성과로 높게 평가했다. 

공동연구팀은 현재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과잉 염증반응을 완화해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약물을 시험관 내에서 효율적으로 검색하고 발굴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후속연구를 진행 중이다.

신의철 교수와 정인경 교수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새로운 면역기전 연구 및 환자 맞춤 항염증 약물 사용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ˮ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10일 자로 게재됐다.

(왼쪽부터) 신의철 교수, 이정석 연구원, 박성완 연구원. (KA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왼쪽부터) 신의철 교수, 이정석 연구원, 박성완 연구원. (KA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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