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에서 마켓포시즈(Market Forces) 회원들이 한국전력의 석탄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마켓포시즈)/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달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마켓포시즈(Market Forces) 회원들이 한국전력의 석탄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마켓포시즈)/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지난 10일 미국 지구의벗(Friends of the Earth US)과 독일 우르게발드(Urgewald),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International) 등 36개 국제환경단체가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국내 공적금융기관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19 이후 구제금융계획에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산업 투자를 최우선으로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화석연료사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사양산업에 접어든 사업”이라며 “화석연료산업에 대한 지원확대는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간 화석연료사업에 대한 한국수출신용기관의 자금지원은 환경단체들의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지구의벗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OECD 국가 중 해외석탄사업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며 한국의 수출신용기관들은 2016~2018년 기간 동안 연평균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해외석탄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이후 이뤄진 화석연료사업에 대한 국내 수출신용기관의 구제금융 및 지원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3월 석탄화력발전설비를 주로 생산해왔던 두산중공업에 유동성 위기가 닥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개월 사이에 3조4000억원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자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해 자금지원의 타당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달 30일 한국전력 임시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투자가 승인됨에 따라 1조7000억원에 달하는 KDB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등 국내 수출신용기관의 자금지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나아가 한국전력이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붕앙-2 석탄화력발전사업이 추진될 경우 8000억원에 달하는 수출입은행의 공적자금이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국제환경단체들은 서한을 통해 “현재 수출신용기관의 구제금융계획에 아직 녹색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들은 도리어 화석연료를 비롯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은 채무확대, 기후위기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수출신용기관들의 코로나19 대응은 파리협정의 목표에 발맞춰 기후목표를 지키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저탄소 산업에 대한 투자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트 디안젤리스(Kate DeAngelis) 미국 지구의벗 선임 국제정책분석가는 “전 세계 수출신용기관들은 매년 미화 400억달러(한화47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화석연료산업에 제공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수출신용기관들은 인류와 지구를 지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전환을 위한 새로운 길을 선택할 기회가 생겼다”고 강조하며 화석연료를 벗어나 저탄소 산업의 투자를 촉진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국제환경단체들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 추진과 배치되는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 지원을 비판하며 석탄사업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전면광고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지에 실은 바 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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