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윤리경영으로 변화주도, 고객신뢰제고와 디지털 전환에 총력

“20년 전 전문가들은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 모든 기업은 AI 기업이 될 것이며 그래야 한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5일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은행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과 결합해 은행의 빠른 디지털화를 요구했고, ‘AI뱅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포스트코로나 속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은행의 AI생존법과 CEO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기업은행이 디지털전환과 윤리경영에 시동을 걸었다.(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은행이 디지털전환과 윤리경영에 시동을 걸었다.(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IBK기업은행이 디지털 혁신으로 중소기업의 금융지원 창구를 넘어선 ‘일류뱅크’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디지털혁신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디지털전환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업금융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경쟁력을 키워 승부수를 던졌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 1월 29일 취임식에서 혁신을 통한 일류뱅크를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윤 행장은 “우리 스스로가 혁신적으로 변해, 혁신금융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혁신을 통해 초일류기업을 일구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일류기업으로 발돋음을 위해 디지털 전환과 윤리경영 실천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잇따른 사모펀드 이슈를 통해, 비윤리성을 보이면 고객이 등을 돌린다는 교훈을 되새긴 조치다.

기업은행은 이를 위해 혁신과 윤리경영을 위한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먼저 디지털혁신 전담 조직인 태스크포크(TF)를 구성하고, 혁신기업 발굴 사업을 늘리고 AI콜센터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화했다.

구체적으로 윤 행장은 혁신TF팀 신설을 주문하고, 기존 금융 업무에 AI, 빅데이터, 최선 정보통신기술(ICT) 도입을 지시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생활금융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당시 윤 행장은 “리테일 부문이 디지털 전환을 거쳐 ‘생활 금융’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여 중소기업금융도 '생활기업금융'으로 신속히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비대면 거래 시대에 소비자 확보를 위해선 디지털화를 통한 맞춤 금융서비스가 필수적이라는 해석이다. 

더불어 인사 관행 타파, 젊은 인력 교육 확대, 업무평가제도 개선, 리스크관리 및 내부 통제시스템 전산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창업 육성 플랫폼을 통해 혁신기업 발굴에도 나섰다.

◇업무도 스마트하게, 디지털 전환으로 효율성과 편의성 잡아

기업은행은 디지털화 전략에 따라 업무전반에 디지털을 도입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018년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 없는 웹 기반의 모바일 지점 ‘IBK큐브’에 이어 AI콜센터 도입 등으로 업무의 디지털전환을 이루고 있다.

‘IBK큐브’는 전국의 영업점과 연계해, 고객이 자신의 주거래 지점과 모바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비대면으로 입출금 통장·적립식 상품 및 체크카드 등의 가입이 가능하고, 대출상품·환전까지 이용가능하다. 

특히 은행권 최초로 계좌개설, 체크카드, 스마트뱅킹 등 여러 업무를 동시에 신청할 수 있는 ‘콤보기능’을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 영업점서 보낸 메시지를 통해 가입가능 해 접근성도 완화했다.   

더불어 지난해 10월 SK텔레콤과 ‘5G 기술과 빅데이터 기반 혁신금융서비스 창출’을 위한 협약을 맺어 지점운영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혁신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에 돌입했다.

기업은행은 SK텔레콤과 기술 협약을 통해 △5G·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소기업 금융 고도화 △IC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서비스 전환 △혁신 중소기업 대상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구축 활성화 △사회적 가치 창출 및 신규 사업 개발 등을 협력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먼저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에서 영업점의 영업시간, 실시간 창구 대기시간 등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해 업무효율성과 고객편의성을 증대했다.

더불어 제조업의 실시간 설비 가동 상황 및 서비스업의 주변 상권 유동인구 확인 등의 중소기업 대상 특화 금융서비스 출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고객센터에서 AI를 도입해 상담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콜센터에 음성으로 고객 신원을 확인하는 ‘음성본인확인(보이스ID)’ 기술을 도입했다. 목소리 인증에 소요되는 시간도 15초로 줄여 업무처리시간을 절감했다. 기존에는 기존 방식에선 상담사 연결까지 평균 2~3분간 기다려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또 개인의 고유 목소리를 ID로 삼는 만큼 도용 위험도 줄었다. 

◇기업금융·소상공인 지원업무도 디지털로 ‘알아서 척척’ 

디지털혁신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으로 이어졌다. 디지털기술을 도입해 복잡한 세무업무를 지원하는 등 기업대상 혁신서비스로 기업고객 편의를 증대시켰다.

지난 1월 기업은행은 AI가 소상공인의 세무신고를 도와주는 'IBK 알파세무신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카드매출, 계좌 거래내역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인공지능 기술로 세무장부를 자동 작성해준다. 원클릭 세무신고, 동일 업종 납부세율 비교, 부가세 예상액 추정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이용고객은 세무사 도움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장부 작성과 세무신고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IBK 알파세무신고’를 고도화해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뱅킹서비스 'IBK 알파' 시리즈를 완성했다. ‘IBK 알파 시리즈’는 △전 은행 자금현황과 매출/매입내역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IBK 알파브리핑’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해 상권분석 정확도를 향상시킨 ‘IBK 알파상권분석’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세무신고를 자동 지원하는 ‘IBK 알파세무신고’가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법인카드 1장으로 100까지 간편결제가 가능한 ‘기업공용카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시행했다. 그간 법인카드는 특정 이용자를 지정하지 않는 무기명 카드인 만큼 본인인증이 필요한 간편결제는 이용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 서비스 시행으로 기업고객도 1회만 인증 받으면 여러명이 동시에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는 LG페이, 페이코, 페이북에서 사용가능하다.

더불어 창업육성플랫폼 ‘IBK창공’을 통해 혁신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IBK창공’은 창업 기업이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사무 공간과 투융자, 컨설팅, 판로 개척 등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업은행의 창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코로나19 지원과 고객신뢰제고에 총력

기업은행은 디지털혁신과 더불어 바른경영을 위한 개선에 착수했다. 라임자산운용과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중단사태가 국책은행으로서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힌 만큼 윤리경영을 통한 신뢰도제고에 나섰다. 동시에 중소기업지원 금융기관으로서 코로나19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 행장은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고령투자자보호 제도 설립에 나섰다. 지난 2월 80새 이상의 고령 투자자에 투자상품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판매하더라도 직원의 핵심성괴지표(KPI)에는 편입하지 않기로 해 고령자대상 불완전판매를 원천 차단했다. 또 파생상품에 가입하는 모든 고객에 대해 전 판매 과정을 녹취하도록 했다.

5월에는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전담 조직을 확대해 상품 개발부터, 심의,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상품 전 과정에 고객 보호를 위한 프로세스를 마련한다는 조치다.

기존 소비자브랜드그룹에서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분리해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의 독립성과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했다. 그룹 산하에는 소비자 보호 사전 조치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부’와 사후 관리를 위한 ‘금융소비자지원부’로 분리 운영해 고객 보호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한다.

개편을 통해 △상품선정 프로세스 강화 △내부통제부서 간 합동 점검을 통한 심의 고도화 △모니터링 정교화 △현장지원 확대 시행을 통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한다. 또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 후 기초자산 하락이나 손실구간 진입, 민원 발생 등의 리스크 요인을 정기 모니터링한다. 

동시에 금융사기 대응팀을 신설하고, 보이스피싱 방지앱인 ‘피싱스톱’을 통해 피싱사기 피해 예방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소비자보호 강화를 통한 신뢰제고와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도 힘쓸 방침이다. 나아가 디지털혁신을 통해 국책은행으로써 경쟁력을 넓혀가고 있다.

윤 행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4월 12일 “(코로나19 사태로)유동성 때문에 기업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신용위기로의 증폭을 막는 등 기업과 사람을 보호하는 데 최우선을 두는 것이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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