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진로 제공
하이트 진로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출시한 맥주 ‘테라’는 요즘 맥주시장에서 트렌드가 됐다. 직장인 회식에 돌풍을 일으켰던 ‘테슬라(테라+참이슬)’에 이어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가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 맥주의 계절 여름을 맞아 테라는 국내 맥주시장 1위를 노리고 있다.

주류업계는 올해 상반기 고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이 외식과 회식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서 캔맥주 등 가벼운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란 용어도 생겨났다.

이런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테라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8억6000만 병이 팔렸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지 438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330mL 기준으로 초당 22.7병이 판매된 꼴이다. 판매량 1억 병을 돌파한 건 101일 만, 4억 병을 넘은 건 279일 만이다. 하이트진로 맥주 브랜드 중에서 출시 초반 판매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테라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이후 5개월 동안 4억5000만여 병이 더 팔렸다. 직장인 회식 시장에 안착한 테라가 이 기간 가정으로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를 출시한 지 39일 만에 100만 상자를 판매했다”며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출시 초기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가 성공한 이유로 ‘차별화’를 꼽는다. 하이트진로가 가장 강조하는 경쟁력은 마실 때 시원하게 탄산이 퍼지는 ‘100% 리얼탄산’ 공법이다. 테라는 호주에서도 청정 지역의 맥아를 100% 사용했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산을 담았다. 100% 리얼탄산 공법의 강점은 라거 맥주 특유의 청량감을 극대화하고, 탄산을 오래 유지한다는 점이다. 거품도 조밀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피자와 치킨 등을 먹을 때 맥주를 곁들이고, 탄산 특유의 톡 쏘는 느낌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에게 최적화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디자인 차별화도 성공 요인이다. 테라 이전의 국산 맥주병은 모두 갈색이었다. 테라는 기존에 없던 녹색 병으로 만들었다. 청정라거 콘셉트에 가장 맞는 색깔로 판단했다.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해 브랜드 이름만 간결하게 강조하는 디자인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테라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어 조만간 국내 1등 맥주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및 주류업계에서는 테라와 경쟁 브랜드 맥주와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차이가 4%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람들이 조금씩 외부 활동을 시작하며 테라의 업소(매장)용 수요도 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판매량이 증가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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