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예비판결 뒤집는 경우는 드물어..이번 결과 최종 확정될수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 Jeuveau) (대웅제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시간) 두 회사의 보툴리눔 균주 도용 등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은 대웅제약 나보타 (대웅제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시간) 두 회사의 보툴리눔 균주 도용 등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7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에 따르면 미국 ITC 행정판사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예비판결했다.

ITC 행정판사는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현지 제품명 주보)를 10년간 수입금지하는 명령을 최종 결정권을 가진 ITC 위원회에 권고했다. 나보타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한 불공정 경쟁의 결과물이므로 미국 시장에서 배척하겠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측은 이는 구속력이 없는 예비판결이며 ITC 위원회가 오는 11월 예비 판결의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해 파기, 수정, 인용 등 최종 결정을 내리고 이후 대통령의 승인 또는 거부권 행사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며 이의제기 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2016년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과 '나보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 갔다고 오랜 기간 주장해왔다. 국내외에서 민·형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지난해 1월에는 ITC에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공식 제소한 뒤 결과를 기다려왔다. 메디톡스는 이번 예비 판결에 대해 통상 ITC는 한번 내린 예비 판결을 번복하지 않는다며 승기를 잡았다는 분위기다.

반면 대웅제약은 예비 판결이 '명백한 오판'이라며 결과에 대한 공식적인 통지를 받는 대로 이의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ITC 행정판사도 보툴리눔 균주를 절취·도용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판단한 점을 들어 최종 판결에서 상황을 뒤집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행정판사가 메디톡스가 제출한 허위자료와 허위증언을 진실이라고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메디톡스의 제조기술 도용, 관할권 및 영업비밀 인정은 명백한 오판임이 분명하므로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소명해 최종판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TC는 행정기관으로 형사적인 사실관계를 따지는 기능 없고 국익과 미국 내 산업 피해를 따져 수입금지 여부만을 판단한다"며 "미국 산업보호주의 바탕으로 정책적 판단을 하기 때문에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강력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 내에서 진행 중인 '나보타'의 사업 차질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메디톡스는 ITC의 예비판결 자료를 국내에서 진행 중인 민·형사 소송에 제출할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관련 자료가 제출되면 국내 법원은 물론 검찰에서도 ITC의 예비판결과 동일한 결론을 낼 것이라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메디톡신의 품목허가가 취소되는 등 벼랑 끝에 몰린 메디톡스가 ITC 예비판결을 계기로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ITC의 예비판결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와는 별개 사안이다. 메디톡스는 무허가 원액 사용, 허위 서류 작성 등 약사법을 위반해 메디톡신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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