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국내 연구팀이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인한 척수 손상뿐만 아니라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루게릭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의 김정범 교수 연구팀은 피부세포에 유전인자 두 종을 주입해 척수를 구성하는 ‘운동신경세포’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제작된 운동신경 세포의 손상 재생능력도 확인했다.
척수는 뇌의 신호를 사지로 전달하거나 역으로 신체에서 느낀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신호수 역할을 한다. 척수 손상 시 약물치료 및 수술요법이 있으나 그 효과가 적고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이에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세포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지만 운동신경세포를 배아줄기세포 및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얻으면 암 발생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원하는 목적세포를 피부세포에서 바로 얻는 '직접교차분화’ 기법을 이용, 운동신경세포를 제작했다. 환자 피부세포에 두 종류의 유전자를 직접 주입해 세포가 암세포로도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능세포단계’를 거치지 않고 자가(autologous) 운동신경세포를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줄기세포치료제의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과 암 발생 가능성을 모두 해결했다.
특히, 개발된 운동신경 세포 제작법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 임상치료를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세포가 필요한데 직접분화기법으로 얻을 수 있는 세포 수는 제한적이었다. 반면 연구팀 개발한 방법은 세포 자가증식(Self-renewal)이 가능한 중간세포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제작된 세포를 척수손상 실험쥐에 주입한 후 상실된 운동기능이 회복되는 것과 손상된 척수조직 내에서 신경이 재생되는 것도 확인했다.
김정범 교수는 “기존의 운동신경 세포 제작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한 직접교차분화 기술을 개발했다”며 “제작된 운동신경세포를 척수 손상을 보호하고 세포가 잘 생착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인 ‘슈파인젤’과 결합할 경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의 학술지 ‘이라이프(eLife)’ 온라인판에 6월 23일 자로 발표됐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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