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환경경제 용어사전 ⑥] 여기저기 모두 ‘그린뉴딜’...경제에 환경 더하라는 조언들
[쉽게 읽는 환경경제 용어사전 ⑥] 여기저기 모두 ‘그린뉴딜’...경제에 환경 더하라는 조언들
  • 이한 기자
  • 승인 2020.07.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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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경제 함께 잡는다는 청사진, 구체적 실행 방안은?
"친환경 일자리 창출 그치지 말고, 기후위기 극복 목표 담자"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과 경제를 함께 다루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따로 떼어 구분하는게 아니라 하나의 영역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많아져서입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도 살리자는 의도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경제신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여섯 번째 순서는 요즘 정부와 기업, 환경 관련 단체에서 자주 언급하는 ‘그린뉴딜’입니다.  [편집자 주]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左)과 박원순 서울특별시장(右)이 그린뉴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요즘 ‘그린뉴딜’이 화제다. 최근 정부는 이달 중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그린뉴딜은 어떻게 이 사회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됐을까. 그리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숙제는 뭘까. 사진은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과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그린뉴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하는 모습. (한국에너지공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요즘 ‘그린뉴딜’이 화제다. 최근 정부는 이달 중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시대 핵심과제 추진 방향’을 확정한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경제구조를 선도형으로 혁신하면서 방역역량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는 방향의 핵심과제를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는 ‘그린뉴딜이’ 포함되어 있다. 그린뉴딜은 지금 정부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EU 정상들을 향해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의 중요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발의를 목표로 그린뉴딜 특별법(가칭) 수립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관련 사업에 2030년까지 총 300조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그린뉴딜로 기후·생태위기를 동시 극복하자”고 말했고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그린뉴딜형 쿨루프 청년일자리 양성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한국에너지공단은 그린뉴딜 생태계 조성 업무혀뱍을 체결했고 인천도시공사와 환경산업기술원도 그린뉴딜 실현을 선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린뉴딜은 어떻게 이 사회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됐을까.

◇ 환경과 경제 함께 잡는다는 청사진

뉴딜(New Deal)은 미국 32대 대통령 루스벨트 시절, 대공황 극복을 위해 추진했던 제반 정책들을 뜻한다. 당시 뉴딜은 구제·부흥·개혁 등을 목적으로 연방정부의 기능과 대통령의 권한 확대를 실현하면서 적극적으로 구제정책을 펴 많은 성과를 올렸다. 긴급은행법을 제정해 은행을 돕고 산업부흥법을 제정하며 테네시강 유역의 대규모 개발공사를 진행한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그린뉴딜은 무슨 뜻일까.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 경제부흥을 위한 뉴딜에 환경적인 요소를 더하자는 취지다.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그린뉴딜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뜻하는 말로,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고용과 투자를 늘리는 정책을 말한다.

기후변화 대응·에너지 전환 등 환경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기부양과 고용 촉진을 이끌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의 경제·산업 시스템을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면서 기후위기와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취지다.

사회적으로 그린뉴딜이 주목받은 것은 정치권에서 공식적으로 이 단어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이 ‘탄소제로사회 그린뉴딜을 위한 약속’이라는 공약을 제시했다. 4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비상경제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을 언급했고 이후 환경부가 그린뉴딜을 중심으로 5,867억원의 추경을 편성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이 개념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든 단어가 아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008년 10월 영국 런던에서 그린뉴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과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부문에 10년간 1,50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5백만 개의 그린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언급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파리경제대 교수는 올해 5월 현지 언론 ‘르몽드’에 게재한 ‘위기 이후 녹색 기금의 시대’ 칼럼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그린 뉴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독일 등 해외 주요국 정상들도 관련 개념에 대해 언급했다.

◇ “기후위기 심각성에 더 많은 관심 기울여야”

그린뉴딜의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오간다. 세부적인 계획들도 앞으로 더 구체화되어야 한다. 그린뉴딜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명확하게 정의하기가 아직은 어려운 이유다.

요즘 그린뉴딜에 대해서는 여러 지적이 있다. 단어가 주는 뉘앙스와는 달리 환경에 대한 고려가 덜 담겼다는 지적이 종종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과제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대책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들이다.

정부가 2년간 12조 9000억원을 투입해 13만 3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어린이집·보건소 등 공공시설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산업단지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한다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을때도, ‘온실가스 감축이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 5월 14일 입장문을 통해 “그린뉴딜을 주문한 대통령이나 이를 옹호하는 국무위원들도 기후위기와 배출제로의 시급성보다는 일자리 창출과 국제사회의 요청에 더 큰 설득력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국무위원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무심하다”고 주장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코로나19 위기와 기후위기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두 위기 모두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경제성장 중심주의와 사회적 불평등의 심각성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그린뉴딜은 경제성장 중심주의를 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며 국민 삶에 필수적인 안전한 식량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사회 정책 등과 함께 연결된 정책 패키지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날 환경운동연합도 “그린뉴딜 정책 추진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한편으로는 “여전히 그린뉴딜이 넘어야 할 벽은 너무나 높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참모들이 여전히 기후위기의 심각성이나 대책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낮은 인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 환경 관련 일자리 창출 그치지 말고, 기후위기 극복 목표 담자

지난 6월 10일 국회에서는 ‘기후위기 극복-탄소제로시대를 위한 그린뉴딜 토론회’가 열렸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소유의 종말>, <수소혁명>, <글로벌 그린뉴딜>의 저자이자 경제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이 화상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날 제러미 리프킨은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팬데믹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하지 못하면 홍수·가뭄·산불·허리케인 등 기후 재앙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린뉴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기후 위기 극복을 주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토론회에서도 그린뉴딜에는 ‘그린’이 지금보다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는 “유럽 국가들은 2030~2050년에 100% 재생에너지 전력공급을 달성한다. 그런 점에서 2050년 넷제로 목표가 빠진 것은 그린뉴딜의 방향과 정책 디자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지언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장은 “현재 논의되는 그린뉴딜은 방향·규모·속도에 대한 정의 없이 친환경 일자리 창출 사업 과제 발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그린뉴딜의 핵심은 경제 활력 제고와 환경적인 고려의 교집합을 어느 지점에서 찾을 것이냐가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중 디지털·그린뉴딜, 고용안전망 강화 등을 포함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내놓는다. 환경과 경제를 함께 고려하는 다양한 정책이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주목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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