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야마트 #② 이마트 월계점] 마트에 장보러 간다고? "난 즐기러 간다"
[즐겨야마트 #② 이마트 월계점] 마트에 장보러 간다고? "난 즐기러 간다"
  • 최빛나 기자
  • 승인 2020.06.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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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는 곳 넘어 '흥미로운 공간'으로 변신한 요즘 마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야심작 이마트 월계점 가보니
1_백화점에서만 보던 고급 문화센터
2_'먹스타그램'도 OK 맛집 핫스폿 넘친다
3_'구매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실컷 보고 가세요
4_물건 대신 경험을 판다...'공간마케팅'
이마트 월계점/그린포스트코리아
이마트 월계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며칠 전, 기자는 집 근처 대형마트를 방문했다. 장을 보려는 계획은 없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고 네일샵에 갔다. 함께 간 일행은 키즈카페에 가서 아이를 데리고 놀았다. 기자는 네일샵을 거쳐 쇼핑브랜드에서 옷 몇 벌을 사고 요즘 핫하다는 샌드위치를 맛본 다음 서점에 들렀다. 기자가 서점을 둘러보는 사이 일행은 키즈카페를 실컷 즐겼다.

포털사이트 국어사전에서 'MART'를 검색하면 '생산자에게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하여 시중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유통하고 판매하는 할인점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쉽게 말하면 '장보는 곳'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날 기자는 식재료를 구입하기보다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마트를 방문했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엄마 손 잡고 따라갔던 시장도 굳이 뭘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과 같이 보낸 '시간'으로 더 진하게 남아있다. 물론 엄마의 기억에는 장보기였겠지만 말이다.
 
마트가 변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소비자들이 마트를 즐기는 방법이 변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대형마트 이용 형태와 편의시설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실제로 소비자 2명중 1명은 대형마트에 굳이 물건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푸드코트, 편의시설을 이용하려고 방문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단순한 식료품 판매 공간을 넘어 이제는 식사와 여가까지 한 곳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로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이 체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최근에 문 연 마트는 소비자들의 이런 달라진 경향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을까. 기자는 지난 25일 이마트 월계점을 방문해봤다.
 
신세계는 지난 28일 이마트 월계점 매장을 오픈하면서 '대형마트는 장을 보러 가는 곳'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뒤바꿨다. 이마트는 기존 점포를 10개월 간 리뉴얼 하면서 처음부터 '복합쇼핑몰'의 '미래형 점포'로 계획했다.
 
미래형 점포의 기준은 뭘까?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것들은 다 당연히 갖춰야 하고, 그 외에 즐길거리나 먹거리 등 놀랄만한 여러 포인트가 존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욱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니즈도 충족시켜야 한다.
 
이마트 유아휴게소, 문화센터/그린포스트코리아
이마트 유아휴게소, 문화센터/그린포스트코리아

◇ 마트의 변신_1 백화점에서만 보던 고급 문화센터

기자가 방문한 시간은 목요일 오전 10시. 쇼핑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손님들이 별로 없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특히, 아이를 동반한 엄마 손님들이 많았다.
 
이유는 전국 10위 규모의 문화센터 때문이다. 이마트타운 2층 유아휴게실 바로 옆에는 문화센터가 있다.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주요 생활 문화 콘텐츠인 문화센터는 강의 수와 수강생이 전국에서 10위 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크다. 문화센터 초입에는 아이들이 수업을 들어가면 엄마들이 아이들을 기다리며 쉴 수 있는 일인용 쇼파들이 쭉 늘어서 있다. 또 아동용 서적을 비치돼 있어 수업 전후 홈카페처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문화센터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유·아동 수업의 비중이 70%에 가까운 점을 감안해 안전가드와 키즈용 책상이 구비된 ‘엄마랑 아가랑’ 교실을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발레, 무용 수업이 이루어지는 액티비티 교실과 성인용 강좌가 주로 이루어지는 강의 교실 등 전체 6개 교실을 모두 새 단장했다. 모든 반이 수업을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로 꽉차 있었다.

문화센터에서 눈에 띄는 것은 프로그램 자체보다 '동선'이었다. 아이들을데리고 쇼핑을 하다보면  화장실문제 부터 안전 문제까지 신경쓰이는 점이 있다. 이마트는 마치 이 마음을 들여다 본 것처럼 동선을 짧고 간결하게 배치했다. 문화센터 초입 유아휴게실부터 여자화장실까지 한번에 질러 갈 수 있었고, 가까웠다. 
 
아이 동반이 가능한 여자 화장실은 36평 규모의 아파트 한채 만했다. 넓은 규모도 규모지만 밝은 조명과 컬러, 또한 아이들이 다칠 수 있는 모서리를 모두 없애는 등 사소한 부분까지 세심한 안전관리가 인상적이었다. 백화점을 연상시키는 이 화장실은 15평 규모의 파우더룸과 6개의 수전, 11개의 개별 화장실로 널찍하게 구성돼 있으며 마트에선 보기드물게 파우더 룸도 갖추고 있다.

가족 화장실과 유아휴게실은 2층 여자 화장실 바로 옆에 배치해 가족 단위 쇼핑객들의 이동 거리를 줄였다. 특히 기존의 가족 화장실은 여자 화장실 내에 있어 여성 고객만 이용 가능했지만 이번 리뉴얼로 남녀 모두 사용 가능하도록 위치를 변경했다.

유아휴게실은 기존 6평에서 8평으로 공간을 확대하고 안락한 2칸의 수유실과 유모차 주차 공간도 새로 만들었다. 휴게실 안에는 기저귀와 물티슈, 수유쿠션까지 배치되어 있어 긴박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엄마들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바운스 키즈카페, 아크앤북 서점/그린포스트코리아
바운스 키즈카페, 아크앤북 서점/그린포스트코리아

이마트 타운에는 국내 마트 최초로 바운스라는 트램폴린 키즈카페와 서점이 입점돼 있다.

김여준 이마트 월계점 인사 과장은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마트 최초로 바운스 키즈카페와 서점을 입점 시켰다. 기존 키즈카페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의 신개념 키즈카페다. 아이들의 운동능력을 올려주고, 성장까지 신경 쓸 수 있는 공간이다"며 "아이들이 다른 마트에서 키즈카페를 갈 경우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계속 지켜 볼 수 없어서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곳은 염려할 필요 없다. 안에서 아이들을 보호 해주는 선생님들이 다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또 서점 ‘아크앤북(Arc N Book, 230평)’은 이 지역 유일한 대형 서점이다. '리딩테인먼트' 형식으로 구성해 책과 라이프스타일 샵, 다이닝 공간으로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도록 고려했다.
 
이마트 내 고로케집이 고객들로 인해 붐빈다/그린포스트코리아
이마트 내 고로케집이 고객들로 인해 붐빈다/그린포스트코리아

◇ 마트의 변신_2 '먹스타그램'도 OK 맛집 핫스폿 넘친다

마트나 백화점 푸드코트를 둘러싼 여러가지 속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맛있어 보이는게 많은데 정작 먹어보면 별 거 없다'는 이미지다. 깔끔하게 잘 진열되어 있고 선택지가 많아 소비자를 기쁘게 하지만 맛 자체는 전문 식당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요즘 마트 푸드코트는 다르다.
 
이마트타운 월계점 2층에는 한식, 양식 등 전세계 유명 맛집을 모은 푸드코트 ‘엘리펀트’가 들어섰다. 기존 푸드코트와 동일한 면적으로 넓어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떨어져 앉기를 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엘리펀트는 키즈 존으로 부모와 아이들이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또 아이들과 부모를 위해 키즈용 책상을 설치해 색칠놀이와 만화영상도 시청 할 수 있었다.

식음(F&B) 매장은 무려 30개에 달한다. 마마스(양식), 고로케 (분식), 이천가든(한식), 도쿄짬뽕(중식), 고고돈가스(양식), 가마솥국밥(한식), 감탄떡볶이(분식), 저스트버거(양식), 온기정, 매란방 등  검증된 유명 맛집을 모두 지하 일층 부터 이층까지 고루 분포 시켜놔 맛집을 찾아가는 분위기까지 선사 했다. 

또 ‘비대면’ 추세를 반영해 무인 계산대로 주문하고, 주문 번호 표시기를 확인해 음식을 가져가는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앞서 김 과장은 "대부분의 일반 마트 푸드 코트는 너무 좁아서 부딪치기 일쑤다. 하지만 이마트 월계점을 일단 넓은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유명 맛집들을 입점 시켜 먹고 싶은 것들을 각각 원하는 대로 가져와서 같이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지하 부터 이층까지 맛집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어 맛집을 찾아 가서 먹는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또 키즈 푸드 코트에는 엄마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편의시설까지 접목 시켜, 부모들의 반응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어 '모임장소'가 부족한 이 지역 특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3대 피아노/그린포스트코리아
전세계 3대 피아노/그린포스트코리아

◇ 마트의 변신_3 '구매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실컷 보고 가세요

이마트 월계점에는 신기한 볼거리가 있다. 전세계 단 3대뿐인 피아노 '플레옐 리리코'가 전시되어 있다. '플레옐 리리코'는 쇼팽이 사랑한 '희귀 명품 피아노'다. 국내 외 이 피아노가 있는 곳은 러시아, 이탈리아뿐. 이 피아노는 왜 한국 할인점에 등장했을까?
 
이마트 월계점의 핵심은 '사고 즐기는 공간' 그리고, '문화 체험 공간'이다. 이 일환으로 이마트는 '플레옐 피아노'를 6월 말까지 1층 '아트리움'에 전시해 이 마트타운 월계점을 예술 콘텐츠를 갖춘 복합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오프라인 매장 혁신 사례를 또한번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온라인 혁신을 SSG로 성공시켰다면, 오프라인은 월계점을 통해 담아본다. 

정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서면 입버릇처럼 말하는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로 고객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이 이마트의 본질"이 통하는 공간을 월계점을 통해 탄생 시켰다.

과거 일렉트로맨과 영화 제작에 나서고, 스타필드를 통해 '신개념 쇼핑 테마파크'를 선보이며 야구장이나 테마파크를 경쟁상대로 지목한 것도 앞서 같은 맥락이었다. 월계점에 등장한 희귀명품 피아노 역시 이마트가 그리는 오프라인 매장 변화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김 과장은 "피아노 하나 만으로 마트의 분위기 뿐만 아니라 지역 상권에까지 변화를 줬다. 고객들은 마트에 장을 보기 위해 오는 것 보다 정말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삼삼오오 모여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 문화센터에서 공부도 하고 즐기며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마트 월계점/그린포스트코리아
이마트 월계점/그린포스트코리아

◇ 마트의 변신_4 물건 대신 경험을 판다...'공간마케팅'

기자가 이마트가 월계점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낀 것들은 요소요소에 숨은 다양한 공간이었다. 흥미롭고 편리한 공간들이 앞서 언급한 동선과 효율적으로 어울려 있었다. 유아휴게실 부터 문화센터와 여성화장실의 짧고 굵은 동선부터 2층은 아이들과 부모가 즐길 수 있는 층으로 리뉴얼 한 것과 2층에서 1층과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자연스러운 동선과 짧은 통로까지. 온전히 공간을 고객의 시선에 맞게 설비했다.

이에 고객들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쾌적하고 뭔가 시선이 편하고 동선이 가까운 기분이 들어'라는 생각을 선사 할 것 같았다.

실제로 이마트 월계점 관계자는 "매장 변화의 핵심은 공간의 활용"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준비하며 가장 고심하며 집중한 부분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달라야 한다'라는 점이었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했다.

때문에 이마트는 '체험하고 즐겨라'라는 월마트의 오프라인 매장 성공 사례를 상당부분 참고했다.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구성만 놓고 봐도 여타 대형매장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리뉴얼 과정에서 식음(F&B) 매장 30개를 비롯해 230평 규모 대형서점, 복합 실내 체험 공간(226평), 대형 가전매장과 트레이더스 등을 한데 모은 대신 그간 대형마트의 주력이었던 할인점 역할을 과감히 포기했다.

할인점 면적을 줄여 인근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도 대거 늘렸다. 이를 통해 상품 판매 중심 공간이 지역 주민들이 식음(F&B)과 문화,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재탄생했다.
 
김여준 이마트 인사팀장/그린포스트코리아
김여준 이마트 인사팀장/그린포스트코리아

비즈니스적인 얘기도 해보자. 이마트타운 월계점이 기존 점포와 다른점은 '상권 분석'에도 있다. 지역 부근이 다소 접근이 제한되어 있는 것과 주위 상권이 아파트 단지 상가를 제외하면 대형서점 뿐만 아니라 큰 규모의 카페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

이에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존 할인점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 하고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서 복합문화 공간을 재조성한것이다. 이 시도는 꽤나 성공적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관련한 모든 고민을 한 큐에 해결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다"며 "정용진 회장의 이번 시도는 꽤나 성공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역과 고객이 모두 만족 할 수 있는 대형마트는 우리나라에서 몇 없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올해 이마트가 투자 금액의 30%가 매장 리뉴얼에 집중된 만큼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의 특화에 주목해 보길 바란다"며 "고객들이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선사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vitnana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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