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신한금융그룹 등 11개 기업 참여
“기후변화 대응 세계적 숙제, 국내 기업도 관련 활동 필수”

기후행동 컨퍼런스 2020에서 기업과 시민사회 등이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를 런칭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총 11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고 세계자연기금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가 참여했다. (이니셔티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행동 컨퍼런스 2020에서 기업과 시민사회 등이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를 런칭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총 11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고 세계자연기금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가 참여했다. (이니셔티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정부가 한국판 뉴딜 주요내용으로 재생에너지 확산 기반 구축을 언급한 가운데 기업과 시민사회, 학회 등이 기업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힘을 모은다. 해당 기업과 기구 등은 앞으로 재생에너지 관련 목표와 세부 이행방안 수립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24일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개최된 기후행동 컨퍼런스 2020에서 기업과 시민사회 등이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Corporate Renewable Energy Initiative, 이하 CoRE 또는 이니셔티브)를 런칭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CoRE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아모레퍼시픽,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IBK기업은행, DGB금융그룹, 삼성화재해상보험, DHL코리아, 엘오티베큠, 총 11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더불어 세계자연기금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가 참여했다.

이니셔티브 파트너 기구에 따르면, 기업의 전력소비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올해 6월 기준 241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 및 역량이 부족하고 관련 부서조차 부재한 것이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량 인정을 위한 녹색프리미엄 시범사업을 실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지 못해 여전히 재생에너지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CoRE 이니셔티브는 이러한 사항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재생에너지 조달향상을 위한 정책 환경을 조성할 목적으로 발족했다.

이니셔티브 주요 활동은 기업의 인식 제고 및 역량 강화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기업 경영진 인식을 제고하고, 기업 실무진 세미나 및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며 재생에너지 확대 관련 실무진 대상 가이드라인을 발간할 예정이다.

정책 도입시기 전후에는 재생에너지 조달향상을 위한 이해관계자간 정보교류를 위해 재생에너지 조달 원칙을 발간하고, 기업과 정부 등 주요 이해관계자간 소통 채널을 마련하며 재생에너지 조달 정책 관련 국회와 연계하여 포럼을 주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수시로 개별 기업 미팅을 통해 기업의 재생에너지 목표와 이행방안 설정 지원할 예정이다.

◇ “기후변화 대응은 세계적 숙제, 국내 기업도 관련 활동 주도해야”

세계자연기금(WWF) 홍윤희 사무총장은 “파리협정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제주체의 강력한 기후행동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연대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자발적으로 CoRE 이니셔티브에 참여하여 협력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박석범 사무총장은 “RE100 등 가입을 통해 유럽 내 많은 기업들이 2030 재생 에너지 목표를 늘리고, 재생 에너지 구입에 대한 기업의 접근 용이성 향상을 주장함에 따라, 유럽연합(EU)도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치를 늘리고, 회원국들의 기업 전력구매 협정에 대한 장벽을 없애도록 하는 조항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의 야심찬 목표가 정부 정책을 가속화하고, 결과적으로 정부와 기업 윈-윈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양춘승 상임이사는 “글로벌 신기후체제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더 이상 미루어 질 수 없다”고 말하면서 “기업과 재생에너지 조달향상을 위한 이해관계자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서로 적극 소통하여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현명한 제도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진우삼 회장은 “기업 재생에너지 사용은 탄소배출량 감축목표 달성, 비즈니스 리스크 감소, 에너지 비용 안정화, 그리고 명성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국제사회의 책임에 동참할 때이고, 여기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에 함께한 기업들이 이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업 재생에너지 관련 업무, 앞으로 더욱 확대 예정”

앞서 언급된 내용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려면 결국 기업의 실천이 필수다. 파트너기구 관계자는 “기업들도 관련 사업을 진행하려면 내부적으로 역량을 갖춰야 하는데 아직 관련 부서나 담당 인력이 없는 경우도 있고 관련 제도도 덜 갖춰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재생에너지만 별도로 구매하는 등의 사례가 아직 없기 때문에 대기업이라도 관련 부서나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는 경우도 아직 많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외부에서 요청을 직접 받는 한 두 개 정도의 기업을 제외하면 주요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관련 업무 역량을 앞으로 갖춰 나가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와 관련한 부분을 서로 상의해 역량을 강화하고 그에 따르는 목표나 세부 시행 계획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과 시민사회 등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재생에너지 조달향상을 위한 정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협력에 나서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파트너 기구는 "현재 참여한 기업 외에도 향후 많은 기업이 추가로 이니셔티브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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